|
불설관불삼매해경 제6권
5. 관사무량심품(觀四無量心品)
그때 세존께서 이 말씀을 하실 때, 부처님의 신력으로 열 가지 흰 광명이 부처님의 마음으로부터 나와서 그 광명이 두루 시방세계를 비추었다.
낱낱 광명 가운데에는 한량없는 화불(化佛)이 보배 연꽃을 타셨다.
이때에 모인 대중은 부처님의 광명이 파리(頗梨)의 물과 같음을 보기도 하고, 혹은 젖과 같음을 보기도 하며,
여러 화불이 부처님의 가슴으로부터 나와 부처님의 배꼽으로 들어가서 부처님의 마음 사이에 노닐고 큰 보배 배를 타고 바로 5도(道)의 죄받는 사람들 처소에 도착함에 낱낱 죄인이 여러 화불을 마치 자기의 부모와 좋은 벗같이 친하게 여기게 되어 차츰 출세간법(出世間法)을 설하시는 것을 보았다.
이때 공중에서는 큰소리로 대중에게 알리기를,
“너희들은 지금 마땅히 부처님의 마음을 관찰해야 할 것이니, 모든 부처님의 마음이란 곧 큰 자비이니라. 큰 자비의 대상은 바로 괴로워하는 중생이니라”고 하였다.
[자비한 마음]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자비한 마음이라 하느냐?
자비한 마음이란 응당 생각을 전일(專一)하게 하여 괴로워하는 중생에게 마음을 쏟는 것이니, 괴로워하는 중생은 바로 3악도(惡道)의 극히 고통스런 자를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실 때에 모인 대중은 지옥ㆍ아귀(餓鬼)ㆍ축생(畜生)을 보았는데, 해탈상(解脫相)삼매의 힘으로 모든 중생이 스스로 숙명(宿命)을 알게 하였고, 고통을 받는 자는 모두 이 전세의 한량없는 겁(劫) 가운데에 자신들의 부모와 스승과 좋은 벗들임을 보았다.
대중들은 이를 보고 나서는 울며 부처님께 예배하고 아뢰어 말하였다.
“저희들은 지금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부처님의 힘으로 인하여, 괴로워하는 중생이 모두 저희들의 부모와 스승과 어른임을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삼계(三界)의 중생이 6취(趣)에 윤회(輪廻)하는 것이 휘도는 화륜(火輪)과 같아서, 혹은 부모와 형제와 종친(宗親)이 되었기에 삼계의 일체는 이렇게 너와 친하지 않는 것이 없으니, 어찌하여 죽일 뜻을 일으키고 미워하는 마음을 내리요.”
이 말씀을 하시고 나니, 정반왕(淨飯王) 등 모든 대중은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자심(慈心)삼매라 이름합니까?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희를 위하여 대략 말씀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는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무릇 자심(慈心)이란, 응당 생각을 일으키되 먼저 친한 바를 대상으로 하나니, 생각을 전일(專一)하게 할 때에 자기의 부모가 모든 고뇌를 받는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니라.
불효(不孝)함이 있는 자라면 자기의 처자와 사랑하는 중생이 모든 고뇌를 받는다고 생각하여 중생이 나병으로 부스럼과 종기가 있는 것을 본다.
보고 나서는 ‘마땅히 어떻게 구해야 할까?’라고 생각한다.
한 생각이 이루어지면 응당 두 생각을 할 것이며,
두 생각이 이루어지면 응당 세 생각을 할 것이며,
세 생각이 이루어지면 한 방에 가득 찬 생각을 할 것이요,
한 방에 가득한 생각이 이루어지면 승방(僧坊)에 가득 찬 생각을 할 것이요,
한 승방이 이루어지면 한 유순(由旬)에 가득 찰 것이요,
한 유순이 이루어지면 한 염부제에 가득 찰 것이요,
염부제가 이루어지면 불바제(弗婆提)에 가득 찰 것이요,
불바제가 이루어지면 세 천하에 가득 찰 것이요,
이와 같이 차츰 넓어지면 시방세계에 가득 차리라.
이에 동방의 중생이 모두 그의 아버지임을 보며,
서방의 중생이 모두 그의 어머니임을 보며,
남방의 중생이 모두 그의 형임을 보며,
북방의 중생이 모두 그의 아우임을 보며,
하방(下方)의 중생이 모두 그의 처자임을 보며,
상방(上方)의 중생이 모두 그의 스승과 어른임을 보며,
그 외 사유(四維)는 모두 이 사문ㆍ바라문들로 본다. 이러한 중생이 모두 고뇌를 받고 혹은 중병을 만난 것을 보며,
혹은 도산(刀山)과 검수(劍樹)와 화거(火車)와 노탄(爐炭)에 있는 것을 보며, 일체 고통스런 일들을 보고서 슬피 울면서,
그 고통을 뽑아 주고자 스스로 생각하기를,
‘내가 보배로운 연꽃을 타고 여러 사람들의 처소에 가서 몸을 조리해 주며, 안마도 해 주고 나병의 부스럼도 씻어 주리라’고 한다.
지옥의 불을 보면 근심하고, 슬피 울면서 그 불을 끄려고 하며,
아귀를 보면 몸을 찔러 피를 내어 젖으로 변화시켜 아귀에게 공급하여 그로 하여금 배부르게 하고 나서 그를 위하여 설법하기를, 부처님을 찬탄하며 법을 찬탄하며 비구승을 찬탄한다.
이러한 찬탄을 하고 나서 더욱더 근심하고 슬퍼하여 마음을 잠시도 놓지 않아서 이와 같은 자비한 마음을 극히 널리 막힘없이 통하게 하느니라.
그의 이러한 일들을 널리 말한 것은 자(慈)삼매와 같으니라. 이와 같은 자심(慈心)은 자심을 익히는 것[習慈]이라 이름하느니라.
[가엾이 여기는 마음]
이윽고 자심을 익히고 나면 다음엔 마땅히 비(悲)를 행할 것이니,
비(悲)란 중생이 고통 받는 것을 볼 적에 화살이 심장에 들어간 것같이 여기며,
눈을 깨뜨린 것같이 마음에 극히 슬퍼하며 괴로워하고,
온 몸에 피가 흐르는 듯이 하여 그의 고통을 뽑아주고자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비(悲)는 백억 문이 있으니, 상세히 설명하면 대비(大悲)삼매와 같으니라.
[기뻐하는 마음]
자비(慈悲)를 행하고 나면 다음에 대희(大喜)를 행할 것이니, 중생이 안온하여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마음에 기뻐하기를 제 몸과 같이하여 다름없이 하는 것이니라.
[버리는 마음]
이윽고 희(喜)를 행하고 나면 다음에 사법(捨法)을 행할 것이니,
이 모든 중생은 본래 오고 가는 상(相)이 없고, 심상(心想)으로부터 난 것이다.
심상(心想)으로 난 것이란 인연이 화합하여 이름을 빌리고 마음으로 삼은 것이니, 이와 같은 심상(心想)은 마치 헛보이는 꽃[狂華]과 같아서 전도(顚倒)로부터 일어난 것이다.
괴로움도 생각으로부터 일어나고 즐거움도 생각으로부터 일어나며, 마음은 파초와 같이 가운데가 견고하지 않고 실하지 않다. 자세히 말하면 경(經)의 열 가지 비유와 같으니라.
이 관찰을 할 때에는 몸과 마음을 보지 않고 모든 법은 동일하여 실성(實性)과 같음을 보게 되니, 이를 보살의 신(身)ㆍ수(受)ㆍ심(心)ㆍ법(法)이라 이름하느니라.
이 법에 의하여 널리 37조보리분(助菩提分)을 닦으니, 만일 취하고 증득한다면 성문의 법이요, 취하지 않고 증득한다면 이는 보살의 법이니라.”
이 말씀을 하시고 부처님 몸의 광명은 더욱더 밝고 현저하여 부처님의 바른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여러 광명 가운데에는 여러 보배꽃이 나고, 낱낱 보배꽃은 항하의 모래알과 같이 수많은 보배꽃을 권속으로 삼았다.
낱낱 꽃 위에는 한량없고 끝없는 미묘한 화불(化佛)이 계시는데, 몸이 장육(丈六)인 것이 석가문(釋迦文)부처님과 같았다.
이 모양이 나타날 때에 부처님 몸의 털구멍은 8만 4천의 보배 연꽃이요, 낱낱 꽃 위에는 8만 4천의 모든 위대하신 화불의 몸이 한량없고 끝없었다.
이와 같은 화불의 몸과 털구멍과 마음의 광명은 또한 위에서 말한 바와 같았다.
이와 같은 광명은 두루 시방을 비추고, 부처님의 정수리로 들어가서 부처님의 눈썹 사이의 백호상(白毫相)으로부터 나오며, 흰 털로부터 나와서는 두루 시방을 비추되 마치 금(金) 깃대와 같으며, 시방의 땅을 진금(眞金)빛으로 만들고, 여러 화불을 거두어서 부처님의 입 속에 들어가게 하였다.
부처님의 입으로부터 나와서는 또한 시방을 비추고, 돌아와서 부처님의 가슴으로 들어갔다.
부처님의 가슴으로부터 나와서는 다시 시방을 비추고, 돌아와서는 부처님의 배꼽으로 들어갔다.
이 광명이 들어갈 때에는 부처님의 몸속은 유리수(琉璃水)와 같이 맑고 움직이지 않고 고요하여서, 삼계 5도(道)의 모든 중생이 부처님 마음에 비추어 나타났다.
여러 화불께서 큰 보배대[寶臺]에 계신 것이 마치 보배의 배를 타고 부처님의 마음 사이에서 노니는 것과 같이 보였다.
낱낱 화불은 죽이지 않는 것을 찬탄하며, 염불(念佛)함을 찬탄하며, 염법(念法)함을 찬탄하며, 염승(念僧)함을 찬탄하며, 염계(念戒)함을 찬탄하며, 염시(念施)함을 찬탄하며, 염승(念天)함을 찬탄하며, 6화경(和敬)을 찬탄하며, 자삼매(慈三昧)를 찬탄하였다.
이와 같은 6념(念)은 능히 선법(善法)을 내니, 이 여섯 생각은 이 모든 부처님의 인(因)이니라.
부처님 마음은 이 6념심(念心)이며, 6화경으로써 이 법을 얻었으니, 부처님의 도를 이루고자 하면 마땅히 부처님 마음을 배워야 할 것이니라.”
이 말씀을 하시고 나자 여래 몸의 광명은 배나 더 밝고 현저해졌으며, 부처님 몸과 화불과 보배 연꽃의 수효도 가히 알 수 없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낱낱의 꽃과 광명은 잡화(雜華)에서 말함과 같다.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달리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부처님의 제자들로서 6념을 닦는 자는 부처님 마음을 생각한다고 이름할 것이다.
부처님 마음을 생각하는 자는 12억겁 생사(生死)의 죄를 없앨 것이며, 이 관찰을 짓는 자는 나는 곳마다 끝내 삿된 것을 보지 않고 마음이 편벽되거나 그르지 않을 것이요, 항상 무생(無生) 보살을 만나는 것을 얻을 것이다.
이와 같은 사람은 만일 변지(邊地)의 불법 없는 곳에 태어날지라도 염불한 공력으로 스스로 깨달아 알아서 벽지불(辟支佛)을 이루리라.”
[공양의 복]
그때 부처님께서는 이 말씀을 하시고 나서 몸의 광명을 도로 거두시니 본래와 같고 다름이 없었다.
부처님께서는 부왕께 말씀하셨다.
“만일 대인상백호광명(大人相白毫光明)과 일체 모양을 능히 역관(逆觀)ㆍ순관(順觀)ㆍ분별관(分別觀)하거나, 둥근 광명과 장육(丈六)을 전관(全觀)하는 자만이 다만 이 마음을 발할 것이니, 만일 보거나 보지 못한다 해도 뭇 죄를 없애는 것이 위에서 말한 바와 같습니다.
만약 어떤 시주(施主)가 5신통을 구족하였고 여의주(如意珠)를 얻어서 시방을 날아서 두루 하게 된다면, 시방세계와 낱낱 세계의 중생의 수효를 다 헤아릴 수 없기에 다만 한량없고 끝없는 것으로써 그 수효를 삼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이 모두 나한이라 할 때 시주가 산수(算數)겁이 다하도록 현성(賢聖)을 4사(事)로 공양하여 끊어지지 않게 한다면, 이 사람의 얻는 복은 어찌 많지 않으리까?”
부왕은 말씀하셨다.
“다만 일방(一方)의 나한에게 공양하여도 복을 얻는 것이 한량없거든, 어찌 하물며 시방의 한량없는 나한에게 공양함이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부왕께 말씀하셨다.
“바로 어떤 사람이 있어 삿된 견해의 중생을 성숙시키길 수효는 위에서 말함과 같이하여 모두 그 사람으로 하여금 나한도를 얻게 하고, 3명(明)과 6통(通)과 8해탈(解脫)을 구족하게 한다 하여도, 발심하여 부처님의 지혜에 취향(趣向)하여 부처님을 잠깐 동안 생각하는 것만 같지 못합니다.”
부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실 때에 석자(釋子) 대중 가운데에 1억 석자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 마음을 발하여 스스로 성문과 벽지불의 도를 구하지 않기를 맹세하면서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의 몸은 다만 한 털끝이라도 한량없는 화불이옵니다만 성문의 몸은 타 없어진 종자와 같사오니 무슨 이익이 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