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반야바라밀경 파취착불괴가명론 상권
12. 불국토를 장엄하는 것
또다시 의심하여 말한다.
“만약 지혜로써도 모든 부처님의 법을 취할 수 없다고 한다면, 무엇 때문에 보살은 지혜로써 불국토[佛土]의 공덕을 취했으며, 서원(誓願)을 일으켰을까?”
그러므로 이런 의심을 버리게 하기 위하여 경에서
“수보리야, 만일 보살이 말하기를
‘내가 불국토의 장엄을 성취하리라’라고 한다면,
이 사람은 진실하게 말한 것이 아니니라”라는 등의 이와 같은 말을 한 것과 같다.
갖가지 미묘한 보배와 비단으로 마음에 기쁨이 충만하도록 하는 것을 장엄(莊嚴)이라고 말한다. 저것은 실체의 형상과 빛깔 등의 성품이 있기 때문에 제일의(第一義)에서는 이러한 것을 얻을 수 없으므로 장엄이 아니라고 말한 것이다.
그렇지만 속제(俗諦)에 의하여 성취한 지혜이기 때문에 이것을 장엄이라고 말한 것이다.
그러니 보살은 마땅히 이와 같은 마음을 내서는 안 되는데,
만약 마음에 머무름이 있게 되면
‘내가 해야 한다, 내가 성취해야 한다’는 생각이 생겨나니,
이와 같이 머무르는 마음은 마땅히 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마땅히 색깔 등 머무는 마음을 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색깔 등의 과보에 대하여 마땅히 구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며,
‘마땅히 머무는 곳 없이 그 마음을 내야 한다’는 것은 저들은 이와 같은 마음을 마땅히 내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