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아비달마론 하권
4.1. 상응행(6), 취(取)ㆍ신계(身繫)ㆍ개(蓋)
[취]
취(取: upādāna)에는 욕취(欲取)ㆍ견취(見取)ㆍ계금취(戒禁取)ㆍ아어취(我語取) 네 가지가 있다.
욕취란 욕폭류에 다시 무명을 더한 것으로, 탐ㆍ진ㆍ만ㆍ무명의 각 다섯 가지와 의(疑) 네 가지, 전(纏) 열 가지 등 모두 서른네 가지이다.
아어취란 유폭류에 다시 무명을 더한 것으로, 색ㆍ무색 이계로부터 생겨난 탐ㆍ만ㆍ무명 각 열 가지와 의(疑) 여덟 가지, 혼침과 도거 등 마흔 가지이다.
견취는 삼계 모든 견 중 계금취를 제외한 것으로, 서른 가지가 있다.
그리고 이것, 즉 계금취는 여섯 가지가 있는데, 독자적으로 성도(聖道)의 원적이 되고, 재가ㆍ출가 양 무리를 어지럽히기 때문에, 5견 가운데에서 이것만을 별도의 취(取)로 설정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재가자는 속이는 번뇌에 따라 스스로 굶고, 복기(服氣)하고, 천도(天道)를 위해 산의 바위에서 떨어지는 따위의 일을 도모한다.
또 출가자는 속이는 번뇌에 따라 참으로 애호할 만한 것을 버리고, 두다(杜多: dhūta)의 공덕을 청정도라고 받아들이는 일을 도모한다.
취란 곧 땔감의 뜻이다.
즉 능히 업의 불길로 하여금 활활 타 끊임없이 상속 생장시키기 때문이다. 마치 땔감이 있어 불이 활할 타오르듯이 이와 같이 번뇌가 있기 때문에 유정의 업이 생장하게 되는 것이다. 취는 또한 모질고 날카롭다는 뜻이다.
혹은 꽁꽁 얽어 싼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마치 누에가 고치 속에서 스스로를 얽어 죽듯이, 유정 역시 네 가지 취에 얽혀 생사를 유전하고 혜명(慧命)을 상실하는 것이다.
[신계]
신계(身繫: kāyagrantha)에는 탐욕신계ㆍ진에신계ㆍ계금취신계ㆍ차실집(此實執)신계 등 네 가지가 있다.
첫 번째 신계는 욕계 5부의 탐을 말하고,
두 번째 신계는 오부의 진을 말한다.
세 번째 신계는 여섯 가지 계금취를 말하고,
네 번째 신계는 열두 가지 견취를 말한다.
말하자면 유정 자체를 여러 가지로 얽어묶기 때문에 신계라고 하는 것이니, 이는 곧 유정의 몸을 거물처럼 얽어맨다는 뜻이다.
[개]
개(蓋: nīvarana)에는 탐욕개ㆍ진에개ㆍ혼침수면개ㆍ도거악작개ㆍ의개 등 다섯 가지가 있다.
첫 번째 개는 욕계 5부의 탐을 말하고,
두 번째 개는 5부의 진을 말하며,
세 번째 개는 욕계 혼침과 불선의 수면을 말한다.
그리고 네 번째 개는 욕계 도거와 불선의 악작을 말하며,
다섯 번째 개는 욕계 4부의 의(疑)를 말한다.
이는 곧 성도와 이욕염(離欲染), 그리고 이 두 가지에 대한 가행(加行)의 선근을 은폐 장애하기 때문에 개라고 하는 것이다.
[이욕염(離欲染): 상 등 12행상으로 사제를 관찰하여 번뇌를 끊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