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대승장엄보왕경 제4권
[육자대명다라니를 받다]
이때에 제개장보살이 법사에게 말하였다.
“저에게 육자대명다라니를 주십시오.”
이에 법사가 정념(正念)으로 사유하자 허공에서 갑자기 소리가 났다.
“성자(聖者)여, 이 육자대명왕을 주어라.”
법사가 이 소리가 어디에서 오는가 하고 생각하니,
허공 가운데에서 다시 소리가 났다.
“성자여, 지금 이 보살은 가행하여 뜻을 명응(冥応)을 구하는 데 두고 있으니 이 육자대명을 주어라.”
이때 법사가 바라보니 허공 가운데에 연화수연화길상(蓮華手蓮華吉祥)이 보였는데 마치 가을 달빛 같은 모습으로 머리를 상투 틀고 보관을 썼으며 일체지(一切智)로 수묘하게 장엄하였다.
이와 같은 몸의 모습을 보고 법사가 제개장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관자재보살마하살께서 당신에게 육자대명왕다라니를 주라고 하시니, 당신은 마땅히 자세히 들으시오.”
그러자 그는 합장하고 삼가 공손히 이 육자대명왕다라니를 들었다.
옴 마니반메 훔
oṃ maṇipadme hūṃ
唵引麼抳缽訥銘二合引吽引
이렇게 다라니를 주자 그 땅이 모두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제개장보살이 이 삼마지를 얻고, 다시 미묘혜(微妙慧)삼마지와 발기자비(発起慈悲)삼마지와 상응항(相応行)삼마지를 얻었다.
이러한 삼마지를 얻고 나서 제개장보살마하살이 사대주에 가득한 칠보로 법사에게 봉헌하여 공양 올렸다.
이에 법사가 말하였다.
“지금 공양한 것은 한 글자의 값에도 미치지 못하니, 어찌 육자대명에 공양 올리겠습니까? 당신의 공양은 받지 않겠습니다.
선남자여, 당신은 곧 보살이시고 성자이시니 비성(非聖)이 아니십니다.”
제개장이 다시 값이 백천배나 나가는 진주 영락으로 법사에게 공양 올리니
법사가 말하였다.
“선남자여, 저의 말을 들으십시오.
당신은 이것을 가지고 석가모니여래ㆍ응ㆍ정등각께 공양 올리십시오.”
이에 제개장보살이 머리를 땅에 대고 법사의 발에 예배하고 나서 이미 그 뜻에 만족함을 얻고서, 그에게 인사하고 떠나 다시 기타림동산으로 가서 부처님 발에 정례하였다.
이때에 세존 석가모니여래ㆍ응ㆍ정등각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네가 이미 얻은 것이 이 세존과 같은 줄 알아라.
그때에는 칠십칠 구지의 여래ㆍ응ㆍ정등각께서 모두 오셔서 모이시어 그 모든 여래께서 함께 다라니를 송하셨다.
남 삽바라남 삼먁가삼 몯다 구 치남 다니야 타 옴조례 존 녜 사바하
namaḥ sabatanāṃ samyaksaṃbuddhakoṭināṃ tad yathā oṃ cale cule cunde svāhā
曩莫入颯缽哆二合引喃引二三藐訖三二合没駄三句引致喃引四怛儞也二合反他去五唵引자례
左肆引祖隷引噂上禰引六娑嚩二合引賀引十
이 칠십칠구지의 여래ㆍ응ㆍ정등각께서 이 다라니를 송하실 때에,
저 관자재보살의 몸에 한 털구멍이 있었으니, 일광명(日光明)이라고 이름하였는데, 이 가운데 무수한 백천만 구지 나유타의 보살이 있었다.
또 그 일광명 털구멍 속에는 일만 이천 개의 금산(金山)이 있었으니, 그 하나하나의 산에 각각 일천 이백 개의 봉우리가 있었고, 그 산 주위는 연화색 보배로 장엄하였으며, 주위에 천마니보와 마음에 드는 동산이 있었고, 또 갖가지의 천지(天池)가 있었다.
또 무수한 백천만의 금보배로 장엄한 누각이 있어, 위에는 백천의 의복과 진주 영락을 늘어뜨렸으며, 그 누각 가운데는 미묘한 여의보주가 있어 저 모든 보살마하살에게 온갖 필요한 자구를 공급하였다.
이 모든 보살이 누각 안에 들어가 육자대명을 염하니, 이때 열반지(涅盤地)를 보고 그 열반의 땅에 이르러 여래를 보았으며, 관자재보살마하살을 보고 마음에 환희심을 내었다.
이에 보살이 그 누각에서 나와 경행하는 곳으로 가니, 그 안에 모든 보배동산이 있었다.
또 욕지(浴池)로 갔다가 다시 연화색보산(蓮華色寶山)으로 가서 한 쪽에 결가부좌하고 앉아 삼매에 들었다.
이와 같이 선남자야, 보살들이 그 털구멍에 머물렀다.
선남자야, 또 털구멍이 있었으니 제석왕(帝釈王)이라고 이름하였는데, 그 안에 무수한 백천만 구지 나유타의 불퇴전보살이 있었다.
또 이 제석왕 털구멍 가운데에 팔만 개의 천금보산(天金寶山)이 있었으니, 그 산에 여의마니보가 있어서 연화광(蓮華光)이라고 하였는데, 그 보살들이 생각하는대로 모두 성취하였으므로,
이때 그 보살들이 그 산 중에서 음식을 생각하면 만족하지 않을 적이 없었으며,
윤회의 씨앗인 번뇌의 고통이 없었고, 항상 그 몸을 사유하여 다른 사유를 하는 일이 없었다.
선남자야, 또 털구멍이 있었으니 이름이 대약(大薬)이었는데, 그 속에 무수한 백천만 나유타의 초발심(初発心)보살이 있었다.
선남자야, 그 털구멍에 구만 구천 개의 산이 있어, 이 산 중에는 금강보굴(金剛寶窟)과 금보굴과 은보굴과 제청(帝青)보굴과 연화색보굴과 녹색보굴과 파지가색보굴이 있었다.
이와 같은 큰 산에 팔만 개의 봉우리가 있었으니, 온갖 적의마니(適意摩尼)와 묘한 보매로 그 꼭대기를 장엄하였으며, 그 봉우리 안에서 건달바 무리가 항상 즐거운 음악을 연주하였다.
그 초발심보살이 공(空)과 무상(無相)과 무아(無我)와 태어나는 고통과 늙는 고통과 병든 고통과 죽는 고통과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고통과 미운 사람을 만나는 고통과 아비지옥에 떨어지는 고통과 흑승지옥에 떨어지는 모든 유정의 고통과, 아귀의 세계에 떨어지는 모든 유정의 고통을 사유하였다. 이와 같이 사유하고서 결가부좌하고 삼매에 들어 그 산중에 머물렀다.
선남자야, 한 털구멍이 있으니 궤화왕(繢畫王)이라고 하였는데, 이 안에 무수한 백천만 구지 나유타의 연각(縁覚)들이 있어, 화염(火焔)의 빛을 나타내었다.
그 털구멍에 백천만의 큰 산이 있었으니, 모든 큰 산을 칠보로 장엄하였다.
또 갖가지의 겁수가 있었는데 잎은 금과 은으로 되었고, 무수한 백보(百寶)로 온갖 장엄을 하였으며, 위에는 보관과 귀걸이와 의복과 온갖 영락과 모든 보배방울을 매단 교시가의 옷을 매달았고, 또 금은의 보배방울이 울려 정정하는 소리가 났으니, 이 같은 겁수가 산 속에 가득하였다.
무수한 연각들이 그곳에 머물면서 항상 계경ㆍ응송ㆍ수기ㆍ풍송ㆍ비유ㆍ본생ㆍ방광ㆍ희법ㆍ논의 등과 같은 법을 연설하였다.
제개장아, 또한 모든 연각이 그 털구멍에서 나왔는데, 마지막에 한 털구멍이 있었으니 이름이 번왕(幡王)이었다.
너비가 팔만 유선나인데, 그 속에 팔만 개의 산이 있어 온갖 묘한 보배와 적의마니로써 장엄하였고, 그 큰 산 안에 무수한 겁수와 무수한 백천만의 전단향수와 무수한 백천만의 큰 나무들이 있었으며, 또 금강보지(金剛寶地)가 있었다.
또 구십구 개의 누각이 있었는데, 위에 백천만의 금보배와 진주 영락과 의복을 매달았으니, 그 털구멍에서 이와 같이 출현하였다.”
제개장보살을 위하여 말씀하시기를 마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