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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경요집 제3권
2.4. 감보연(感報緣)
『소미증유경(小未曾有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사람이 사천하의 풀과 나무를 다 사람으로 만들고 그 사람들이 네 가지 도과(道果)를 얻게 하거나 벽지불(辟支佛)이 되게 하고 목숨이 다하도록 네 가지 일[四事]로 공양하여 필수품을 구족(具足)하게 하며,
멸도(滅道)한 후에는 일일이 탑을 세우고 향ㆍ꽃ㆍ당기ㆍ번기ㆍ일산을 공양하며, 다시 크게 장엄한 제석의 궁전을 짓고 팔만 사천 보배 기둥과 팔만 사천 보배 창문과 팔만 사천 천정(天井)의 보매 장문과 팔만 사천 누노(樓櫓)와 관각(館閣)을 사방에 내어 둘러싸게 하여 갖가지 보배로 장식한다고 하자.
만일 어떤 선남자와 선여인이 위에서와 같은 백천억 개의 크게 장엄한 궁전을 사방 승가에 보시한다면 그 복이 비록 많겠지만,
그러나 어떤 사람이 부처님께서 반열반(般涅槃)하신 뒤에 겨자씨만한 사리를 가져다가 크기가 암미륵(菴摩勒)만한 탑을 세우며, 찰간(刹竿)은 바늘만하고 그 위에 시설한 반개(槃蓋)는 대추나무 잎만 하고 만약 부처님의 형상을 보리얄만큼 크게 만든다고 해도
앞의 공덕보다 나아 앞의 공덕이 여기에 백분의 일에도 마치지 못하고 또한 이 공덕이 앞에 공덕보다 천 배ㆍ만 배ㆍ백천 만 배나 우세하여 마칠 수가 없으니, 이루 다 칭량(稱量)할 수 없을 것이다.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만 하느니라. 여래의 한량없이 많은 공덕, 즉 계분(戒分)ㆍ정분(定分)ㆍ지혜분(智慧分)ㆍ지견해탈분(知見解脫分)의 한량없이 많은 공덕에는 큰 신통 변화와 여섯 가지 바라밀(波羅蜜) 등 한량없이 많은 공덕이 있느니라.’
또 『무상의경(無上依經)』에서 말하였다.
“아난이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이와 같이 말하였다.
‘제가 오늘 왕사성(王舍城)에 들어가서 걸식하다가 어떤 큰 이층집이 있었는데, 장엄하게 새로 지어져서 안과 밖이 완연하고 은밀한 것을 보았습니다.
만약 어떤 청신인(淸信人)이 사방의 스님에게 네 가지 일을 모두 갖추어서 보시하고, 또 여래께서 멸도(滅道)하신 뒤에 겨자씨만한 크기의 부처님 사리를 취하여 탑 속에 안치하되 아마라(阿摩羅)씨만큼 큰 탑을 세우고 바늘만한 찰간(刹竿)을 세우며 대추나무 잎사귀만한 크기의 노반(露槃)을 얹어 놓고 보리알만한 불상을 만든다면 이 두 가지 공덕 중에 어느 것이 더 우세합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마치 네 가지 과(果)를 증득한 성인과 벽지불(辟支佛)로 사천하를 가득 채운 것이 감자(甘蔗)숲이나 대나무ㆍ물억새ㆍ삼밭 등과 같은데 어떤 사람이 목숨이 다하도록 네 가지 일을 구족하여 공양하고 또한 그들이 열반에 든 뒤에도 다 큰 탑을 세우고는 연등을 켜고 향을 사르며 의복ㆍ당기ㆍ번기 따위로 공양한다면,
아난아, 네 생각은 어떠하냐? 이 사람의 공덕이 많겠느냐, 많지 않겠느냐?’
아난이 이뢰었다.
‘매우 많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아난아, 그것은 차치(且置)하고, 다시 제석천(帝釋天)이 살고 있는 궁전 같은 곳에 큰 비각(飛閣)이 있는데, 그 이름은 상승전(常勝殿)이다. 그런데 이 궁전을 갖가지 보배로 장엄한 것이 육만 사천 개가 있다고 하자. 만약 어떤 청신(淸信) 남녀가 이와 같은 상승보전(常勝寶殿)을 만들어 백천 구지(俱胝)만큼 많은 사방의 스님들에게 보시하고,
또 어떤 사람이 여래께서 반 열반하신 뒤에 겨자씨만한 사리를 가져다가 아마라씨만큼 큰 탑을 만들고 그 위에 바늘만한 찰간을 올려 놓고 대추나무 잎사귀만한 크기의 노반(露槃)을 얹고 보리알만한 크기의 부처님 형상을 만든다면
이 공덕은 앞에서 말한 것보다 우세하여 앞의 공덕은 백 분의 일에도 마치지 못하고 천만억 분, 나아가 아승기(阿僧祇)수 분의 일에도 마치지 못하며 또한 무엇으로 비유해도 이 공덕에 미칠 수 가 없을 것이다. 왜냐 하면 여래는 한량없이 많은 공덕이 있기 때문이다.
비록 사바세계(娑婆世界)를 부수어서 티끌만한 가루로 만든 것만큼 많은 네 가지 사문과(沙門果)를 얻은 이와 벽지불에게 만약 어떤 청산 남녀가 몸이 다하도록 공양하고 그들이 멸도한 뒤에 탑을 세우고 공양한다 하더라도
역사 겨자씨 만한 크기의 사리를 취한 것으로부터 마침내 보리얄만한 크기의 불상을 조성하는데 이르기까지 그런 일들을 하면
이 공덕은 앞에서 말한 것보다 뛰어나서 그 공덕이 이 공덕에 비하여 백 분, 천만억 분의 일에도 마치지 못하며, 나아가 어떠한 산수와 비유로도 미칠 수 없다.
이와 같이 아난아, 일체의 여래는 옛날 인지(因地)에 계실 때 중생 세계의 자성은 깨끗하나 객진번뇌(客塵煩惱)에 더럽혀지고 혼탁해졌음을 아시고 계셨다.
그러나 중생들의 깨끗한 세계에는 들어가지 않고서 능히 일체 중생을 위해 깊고 오묘한 법을 말씀하시어 하열(下劣)한 마음을 생하는 번뇌의 장애를 제거 하셨으나, 그것은 도량이 크셨기 때문이다.
모든 중생들에 대하여 존중하는 마음을 내고 큰 스승으로 공경하는 마음을 일으키며, 반야(般若)를 일으키고 사나(闍那)를 일으키며 큰 자비를 일으키셨다.
이에 따라 법을 세워 보살은 아비발치(阿毘跋致)의 지위[이곳 말로는 불퇴(不退)이다]에 들어갈 수 있으며 여실(如實)한 지혜에 의지하여 큰 방편을 증득하고 아뇩보리(阿耨菩提)를 증득하느니라.’
또 『열반경(涅槃經)』에서 말하였다.
“만약 불ㆍ법ㆍ승에 대하여 하나의 향과 등을 공양하고, 나아가 한 송이의 꽃 이라도 바치면 부동국(不動國)에 태어날 것이다.
부처님과 승가의 물건을 잘 지키고 부처님과 승가의 땅을 바르거나 쓸며, 엄지손가락만한 크기의 불상과 탑을 만들되, 마땅히 기쁜 마음을 내면 이 또한 부동국에 태어날 것이다.
여기는 곧 정토(淨土)이니 항상 장엄하여 삼재(三災)에도 흔들리지 않느니라.’
2.5. 선요연(旋遶緣)
『보살본행경(菩薩本行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옛날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셨을 때의 일이다. 부처님께서는 아난과 함께 사위성(舍衛城)에 들어가서 걸식을 하셨다.
그 때 그 성 안에 사는 어떤 바라문(婆羅門)들이 성 밖에서 들어오다가 성을 나오시는 부처님의 드넓게 뛰어나고 빛나는 모습을 보았다. 그 때 바라문은 기뻐 펄쩍펄쩍 뛰며 부처님을 한 바퀴 돌고 나서 예를 올리고 떠나갔다.
부처님께서 미소를 지으시면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바라문은 부처님을 보고 기뻐하여 깨끗한 마음으로 부처님을 한 바퀴 돌았다. 그는 이 공덕 때문에 지금부터 이십오 겁 동안 악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천상이나 인간 세계에서 무궁한 쾌락(快樂)을 누릴 것이다. 그 후 이십오 겁을 지내고 나면 벽지불이 되어 그 이름을 지친나기리(持儭那祇梨)라고 할 것이다.
이러한 인연 때문에 어떤 사람이든 부처님을 돌거나 부처님의 탑을 돌면 태어 나는 곳이 어디든 간에 그 복이 한량없이 많으리라.’
또 『제위경(提謂經)』에서 말하였다.
“장자 제위(提謂)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꽃을 뿌리고 향을 피우며 등불을 켜고 예배하는 것을 바로 공양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탑을 돌게 되면 어떤 복을 얻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탑을 돌면 다섯 가지 복덕이 있다.
첫째는 뒷세상에 단정하고 좋은 몸을 얻고,
둘째는 좋은 음성(音聲)을 얻으며,
셋째는 하늘에 태어나고,
넷째는 왕후(王侯)의 집에 태어날 수 있으며,
다섯째는 니원(泥洹)의 도를 증득하느니라.
무슨 인연으로 단정하고 좋은 몸을 얻는가?
부처님의 형상을 보고 기뻐하였기 때문이니라.
무슨 인연으로 좋은 음성을 얻는가?
탑을 돌면서 경전을 외웠기 때문이니라.
무슨 인연으로 하늘 세계에 태어날 수 있는가?
당시 탑을 돌 때에 마음 속으로 계율을 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이니라.
무슨 인연으로 왕후의 집에 태어날 수 있는가?
두면(頭面)으로 부처님의 발에 예를 올렸기 때문이니라.
무슨 인연으로 니원의 도를 증득할 수 있는가?
남은 복이 있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계속해서 말씀하셨다.
‘탑을 도는데에는 세 가지 법이 있다.
첫째는 발을 들 때에는 반드시 발을 든다고 생각하고,
둘째는 발을 내릴 때에는 반드시 발을 내린다고 생각하며,
셋째는 좌우를 돌아보지 말고 사찰 경내의 땅에 침을 뱉지 않는 것이다.
오른쪽으로 돈다는 것은 경ㆍ률 가운데에는 규칙이 있어서 오른쪽으로 돌게 하였기 때문이다. 만약 왼쪽으로 돌변 신(神)에게 꾸지람을 듣고 나아가 왼쪽으로 맥적탑(麥▼(艹/積)塔 :麥은 물질의 단위로서 매우 작은 치수)을 돌면 속인들에게 꾸지람을 받나니 그러한 무리들이 많다.
요즈음 일을 시행하는 사람들은 천시(天時)에 순응하여 서북쪽을 향해 돌며,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부처님을 향해 공경한다. 혹은 백 바퀴ㆍ열 바퀴ㆍ일곱 바퀴를 도는 것은 각각 나타내는 바가 있기 때문이다.
또 항상 세 바퀴를 돌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삼존(三尊:佛ㆍ法ㆍ僧)을 공양하고, 삼독(三毒:貪ㆍ瞋ㆍ癡)을 그치게 하며, 삼업(三業:身ㆍ口ㆍ意)을 맑게 하고 삼악도(三惡道:地獄ㆍ餓鬼ㆍ畜生)를 소멸하여 없애며, 삼보(三寶)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가 때문이니라.’
『화엄경(華嚴經)』의 게송에서 말하였다.
만일 탑을 돌려고 하면
마땅히 셔원해야 한다. 중생들이
복을 시행(施行)하고
도의 뜻을 끝까지 통하게 해달라고.
탑을세 번 돌때에는
마땅히 서원해야 한다. 중생들이
한결같은 뜻을 얻고
네 가지 기쁨이 끊어지지 않게 해달라고.
또 『현자오계경(賢者五戒經)』에서 말하였다.
“탑을 세 바퀴 도는 것은 삼존에 대하여 공경을 나타내는 것이니,
첫째는 부처님이요, 둘째는 법이며, 셋째는 승가이다.
또 삼독(三毒)을 멸하여 없애기를 생각하는 것이니,
첫째는 탐냄이요, 둘째는 성냄이며, 셋째는 어리석음이다.”
또 『삼천위의경(三千威儀經)』에서 말하였다.
“탑을 돌 때에는 다섯 가지 법이 있다.
첫째는 머리를 숙여 땅을 보고,
둘째는 벌레를 밟지 않아야 하며,
셋째는 좌우를 돌아보지 않아야 하고,
넷째는 탑 앞의 땅에 침을 뱉지 않아야 하며,
다섯 째는 중간에 멈추어 서서 다른 사람과 말을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나라.”
또 『대집경(大集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범천왕(梵天王) 등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모든 성문들이 현재와 미래에 삼업(三業)이 서로 호응하고 또 세 가지의 보리(菩提)와 서로 호응하여 유학(有學)이거나 무학(無學)이거나 간에 계율을 원만하게 지키며, 많이 듣고 잘 행하여 모든 중생들을 삼유(三有:三界)의 바다에서 제도하면
모든 시주(施主)들은 나의 성문들을 위하여 탑과 절을 짓고 또한 일체의 필요한 물품을 공급할 것이다.
그리고 그 권속들까지 너희들에게 부촉할 것이니, 그들로 하여금 악한 왕이 그릇된 법으로 괴롭히고 혼란하게 하지 말도록 하라.’
그 때 범천왕과 제석천왕ㆍ용왕ㆍ야차 등은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대덕 바가바(婆伽婆)시여, 이미 있는 일체 여래의 탑사(塔寺)와 아란야(阿蘭若)의 처소와 또 미래 세계에서 집에 있거나 출가한 사람으로서 세존(世尊)의 성문ㆍ제자들을 위하여 탑사를 지은 곳에
우리들은 다 그것을 수호하여 그들로 하여금 일체의 모든 어려움과 두렵고 무서움을 여의게 하고, 또 음식ㆍ의복ㆍ침구ㆍ탕약 등 일제 필요한 물건들을 모두 공급해 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시주하는 사람들까지도 우리들은 또한 마땅히 보호하고 지키며 양육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칠불경(七佛經)』에서 말하였다.
“승가의 가람(伽藍)을 수호하는 신(神)에 열여덟 종류가 있다.
첫째 이름은 미음(美音)이요, 둘째 이름은 범음(梵音)이며, 셋째 이름은 천고(天鼓)요, 넷째 이름은 탄묘(歎妙)이며, 다섯째 이름은 탄미(歎美)요, 여섯째 이름은 마묘(摩妙)이며, 일곱째 이름은 향음(香音)이요, 여덟째 이름은 사자(師子)며, 아홉째 이름은 묘탄(妙歎)이요, 열째 이룹은 범향(梵響)이며, 열한 째 이름은 인음(人音)이요, 열두째 이름은 불노(佛奴)이며, 열셋째 이름은 탄덕(歎德)이요, 열넷째 이름은 광목(廣目)이요, 열다섯째 이름은 묘안(妙眼)이요, 열여섯째 이름은 철청(徹聽)이며, 열일곱째 이름은 철시(徹視)요, 열여덟째 이름은 편시(遍視)이다.
사찰에는 이미 신이 있어 보호해주나니, 절에 살고 였는 사람들도 또한 마땅히 더욱 노력하여 게으름을 피우지 않게 하라. 현재의 과보를 부르게 될까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