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승도리천위모설법경 하권
[부처님의 법과 세계는 차별이 없다]
목련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지금 나타내신 부처님들 중 어디에 계신 분이 진실합니까?
도리천에 계신 분입니까, 염부제에 계신 분입니까, 여러 천궁에 계신 분입니까, 삼천대천세계의 4대지역에 계신 분들입니까,
타방의 다른 불국토에 계시면서 법을 설하는 분입니까?
천중천이시여, 진실한 부처님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으며, 어느 곳의 부처님께 공양해야 그 복이 커서 헤아릴 수 없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너에게 묻겠으니 네 생각대로 대답하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요술사가 변화로 사람을 만들어 냈을 때 그가 남자이겠는가, 여자이겠는가? 어느 것이 진실인 것이냐?”
목련이 대답하였다.
“진실인 것이 없습니다. 천중천이시여, 왜냐하면 요술과 주문의 힘으로 변화하여 있는 것이라 아무것도 없으므로 분별할 수 없습니다.”
또 말씀하셨다.
“목련아, 변화로 된 그것이 과연 말할 수 있겠는가, 없겠는가?”
“말할 수 있습니다, 천중천이시여.”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그와 같다. 일체의 모든 법도 또한 허깨비와 같아서 분별해 알 수 없고 조금도 차이가 없다.
또한 짓지도 않으니, 마치 요술사가 주술의 힘으로 많은 것을 변화시키지만 변화된 그것은 조금도 차이가 없는 것과 같다.
부처님도 그와 같아서 지혜와 성스러움으로 여러 불국토에 두루 나타나지만 짓는 것이 평등하고 차이가 없으면서 모두 불사가 된다.
이런 여러 부처님께 공양하는 이가 있다면 건립하는 복과 덕의 양은 꼭 같다.
여러 부처님ㆍ세존은 차별이 없는 것이니, 이 일체의 법은 모두 생기는 것이 없고 실체도 없는 것이다.
마치 허깨비와 같아 법이 다르다지만 또한 차별이 없다.”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목련아, 여래는 생각을 내는 잠깐 동안에 하나의 털구멍에서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수의 여래ㆍ지진의 32상을 나타내고, 미묘하고 자연스런 얼굴 모습을 두루 갖추어 형상을 따라 변화하며 널리 그들을 위해 설법하고, 입으로 60가지 음성을 펼쳐 보인다.
일체의 여래는 중생의 마음 가는 바를 환히 알고 많은 중생들이 마음으로 좋아하는 것의 근원을 다 알아 모든 중생들을 따라서 그들을 위해 설법한다.
연설하는 것이 있으면 중생들은 그것을 다 받아들여 괴로움과 근심을 없앤다.
이 모든 여래는 다들 3품(品)으로 감동하고 변화하여 여러 경법을 강설하며, 4변(變)으로 분별하는 지혜로써 다들 부처님의 덕을 나타낸다.
목련아,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느 곳의 여래가 제일 높고, 형상과 위엄스런 모습이 가장 훌륭하겠느냐?
변화시키는 부처이겠느냐, 부처가 변화된 여래이겠느냐?”
목련이 대답했다.
“높고 낮음이 없습니다. 천중천이시여, 왜냐하면 변화된 것들은 꼭 같아서 차별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차이가 없습니다.
얼굴과 위엄스런 모습이며, 변재ㆍ거룩한 통달ㆍ신족ㆍ설법과 제도하고 해탈시키는 것들에게 차별이 있다고 분별하여 말할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목련아, 그 저절로 변화하여 나타나는 법이란 차별이 없고 분별하여 알 수 없는 것이라고 그렇게 보아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목련아, 만일 모든 법이 저절로 변화된 것임을 환히 알면 범부들에게 차이가 있다고 분별하여 말할 수 없는데, 하물며 불법이겠느냐.
왜냐하면 목련아, 일체의 모든 법은 모두 본래 청정하고 모든 법은 다 공하기 때문이다.
미혹한 사람들이 도리어 온갖 생각에 머물러 응하고 응하지 않으며 자기들이 기뻐하는 것을 좇아 내달리지만, 그 법계는 일어나는 것도 없고 없어지는 것도 없다.
법계가 평등함을 여래는 잘 안다.
이것을 잘 알아 모두 염부제 중생들의 앞에서 모든 부처님의 형상과 상호며 여러 비구를 변화로 나타내지만, 인민으로 하여금 깨닫고 아는 이가 없게 한다.
그만두어라. 목련아, 염부제 사람이다.
정령 사방 대수미(大須彌) 지역의 여러 하늘ㆍ인민과 그 나머지 살고 있는 여러 중생들을 여래가 하나의 털구멍에 넣고, 여러 사람들 가운데 변화하여 나타나더라도 성인들과 여러 사람은 저마다 서로 볼 수 없으며, 들어간 것도 모른다.
그만두어라. 목련아, 가령 삼천대천세계의 중생들을 다시 점차로 모조리 사람 몸을 받게 하고, 일체의 중생과 비구ㆍ성인ㆍ인민들 무리를 여래가 하나의 털구멍에서 두루 나타내더라도 어디에 들어갔는지 서로 알지 못한다.
그만두어라. 목련아, 정령 동방의 항하 모래처럼 많은 모든 불국토와 시방 모든 부처님 세계에서 중생들과 한량없는 세계 일체를 모조리 바꾸어 사람 몸을 얻게 한다.
여래가 두루 일체의 인민과 성인들을 하나의 털구멍에 넣더라도 중생들이 들어간 곳을 알게 하지는 않는다.
그만두어라. 시방의 항하 모래처럼 많은 모든 불국토의 중생들이다.”
[여래가 모든 불국토를 보시다]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목련아, 지금 부처님은 현재 걸림없는 눈으로 모든 불국토를 보고 있다.
거룩하게 통달한 불안(佛眼)을 갖추고서 약간의 변화를 끌어들이고 비유를 들어 백천겁 동안 모든 부처님 국토를 설명하더라도 끝날 수 없으니, 모든 부처님 국토는 눈으로 헤아릴 수 없다.
또 여기 일체의 중생들을 모조리 도를 얻게 하는데, 연각과 같은 자들도 셈하거나 헤아리거나 한정을 할 수 없는데, 하물며 성문이겠느냐.
오직 여래만이 국토의 많고 적음과 그곳의 넓고 좁음, 크고 작음, 멀고 가까움, 깊고 얕음, 호모(豪毛)와 분촌(分寸)을 알 수 있으며 작은 티끌까지 분명히 알 수 있다.
정녕 한량없고 한정 없으며 헤아릴 수 없는 항하의 모래처럼 많은 삼천대천세계를 티끌로 가득 채우더라도 불안은 끝이 없어 걸림이 없는 거룩한 통달로써 다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불국토는 다시 그것을 더 넘어서는 것이다.
이 모든 불국토에 사는 온갖 중생은 한량할 수 없으니, 인간세계는 이처럼 중생들이 매우 많아 땅의 흙보다 많다.
이 모든 중생을 점차로 사람 몸을 얻게 하여 일체를 모두 전륜성왕을 만드니, 하나하나의 성왕에 딸린 그 중생 관속의 수 또한 그와 같다.
일체의 성왕과 관속을 여래는 모두 각각 하나의 털구멍에 넣을 수 있으나 각 성인들은 깨닫지 못하며 들어가는 것도 모른다.
제각기 여래를 나타내 일체의 털구멍에서 두루 부처님 몸과 성인들을 나타내더라도 여래가 나타내는 위엄과 신통의 변화는 끝내 줄거나 없어지지 않는다.
정령 1겁ㆍ헤아릴 수 없는 겁ㆍ한량없고 한정 없는 겁 동안 변화를 나타내더라도 여래의 성스러운 위엄과 도덕의 광명은 다 헤아릴 수 없으니, 높고 뛰어난 신령스러움과 미묘함이 이와 같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모든 전륜성왕과 그들이 가진 칠보와 얻은 공덕이 얼마나 많겠느냐?”
대답하였다.
“매우 많고도 매우 많습니다. 천중천이시여, 한량없는 안주(安住)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목련아, 이제 내가 너에게 말하리라.
저와 같은 일체의 중생들을 전륜성왕으로 만들고 칠보와 지닌 복을 모조리 한군데 합치더라도, 여래가 지은 하나의 털구멍을 채울 만큼의 복보다 못하다.
공덕과 선의 경사로움은 그것을 훨씬 뛰어넘어 비유조차 할 수 없다.”
그때 현자 목련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좋은 이익과 지혜며 여복(餘福)을 얻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법의 스승이시고 거룩한 분이시며, 한없는 신통과 미묘함이 그와 같습니다.
위엄과 뛰어남이 끝이 없고 밝게 통달하셨으며, 넓디넓고 당당한 광명은 끝없어 다하는 곳을 알 수 없습니다.
또한 천중천께서는 일으키고 짓는 것은 있어도 줄이고 없애는 것은 없으며, 일체의 법에 모두 통달하지 못하는 것이 없습니다.
저는 이와 같은 형상과 걸림없는 지혜를 어기고 잊어버렸습니다.
그 어떤 중생이 부처님께서 하신 이와 같은 위엄과 성스러움의 변화를 듣고 한 마음으로 한 구절의 이치라도 듣는다면 곧 좋은 이익과 끝없는 경사를 얻게 될 것입니다.
하물며 믿고 지니며 외우고 읽는 자이겠습니까?
곧 이와 같은 신족을 두루 갖추고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일으킬 것입니다.
이와 같은 사람들은 천중천께 귀의하여 두려움이 없어질 것이며, 악취로 나아가면 어쩌나 다시는 의심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때 여러 하늘ㆍ용ㆍ귀신ㆍ제석ㆍ범왕ㆍ사천왕은 세존으로부터 부처님께서 보이고 나타내는 감동과 변화를 듣고 이구동성으로 찬탄하며 말씀드렸다.
“모든 부처님께 귀의하며, 세존께 귀명합니다.
가령 어떤 사람이 이런 마음을 내어 뜻을 청정히 한다면 저희는 또한 그에게 귀명하며 예배할 것입니다.
큰 도를 일으키고 또 이와 같은 변화를 획득해 여래께서 감동하신 바와 같을 것입니다.
저희들은 의심치 않으며 망설임도 없습니다.”
그때 하늘ㆍ용ㆍ귀신ㆍ건다라ㆍ제석ㆍ범왕ㆍ사천왕이 온 몸을 땅바닥에 던져 이 경전에 귀명하고 공경히 머리를 조아리며 부처님께 예배드리자, 백천의 풍악이 저절로 울리고 하늘에서 푸른 연꽃과 부용의 줄기와 꽃이 뿌려져 온 도리천에 가득하였다.
부처님께서 경을 말씀하셨을 때, 옛날부터 한 번도 도의 마음을 일으킨 적이 없던 72해의 천인이 이제 모두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내어 각자가 말하였다.
“저희들은 내세에 천상과 세간의 인민들 앞에서 큰 사자후로서 널리 펴기를, 오늘 여래께서 큰 사자후로 외쳐 인도하신 것처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