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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8일 강정의 활동가들이 야외모임을 가졌다.
사전에 미리 계획한 모임이 아니라서 도중에 취소 되었다가 다시 조율되는등 어렵게 결정되었다.
기나긴 싸움이라 다들 심신이 지쳐있을 때다.
경찰도, 강정사람들도.
싸움을 좋아하는 사람을 빼고는 싸움을 좋아하지 않는다.
싸움은 서로를 상처입히게 하기때문이다.
지친사람들은 쉬어야 한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여행은 쉼의 한 방법이다.
이런 자리를 만들어 주신 관계자 분들과 참색해 주신 강정사람들, 그리고 후원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많은 사람들... 감사할 따름이다. 꾸벅~
행선지는 마라도.
송악산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출발.
우리는 배 출발시간에 겨우 맞춰 도착.
멀리서 떠나려는 배는 우리를 향해 빨리오라며 재촉하는 경적을 연신울려대지만 우리일행중 다리가 불편한 친구가 있어 바삐 서두를 수 없다.
다리가 불편한 친구와 보조를 맞춰 걷는다.
혼자 외떨어지면 더 미안해 할테니...
함께 가자 이왕 늦은거, 이왕 미안하게 된거 함께가자...
송악산 해안진지동굴
일제 강점기때 미군배들의 접근을 막거나 공격하기 위해 무기를 숨겨두었던 곳.
그 당시 제주주민들을 동원하여 강제노동을 시켰다하니 변변찮은 연장과 식량으로 노예처럼 일하다 죽어간 사람들은 얼마나 비참하고 참혹한 생활을 했을까?
전쟁의 고통과 상처를 겪어보지 못한 나로서는 짐작만 할 뿐...
이러한 역사와 고통이 있는 이곳 제주 강정에 또다시 전쟁을 불러올 해군기지가 생긴단다.
해군기지 = 전쟁기지 = 미군기지.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피의 무덤위에 쓰여진 미국역사의 탄생과 성장.
자신들의 역사와, 정체성을 모르고, 외면하면 또 다시 역사의 쳇바퀴속에서 빙빙 돌기만 할뿐, 부끄러움과 양심을 잃고 영혼마저 굶주리면 또 다시 피의 사냥을 나갈터.
우리는 뭐가 아쉽고 두려워 '피'의 사냥터에 앞장서는 사냥개가 되려하는지?
역사와 제 참모습 찾기가 중요한 이유가 어디 이뿐 이랴만...
제발 정신차리고 함께 사는 길을 찾자...
마라도행 배에 올라 배 끝자락에서 뒤를 바라본다.
산방산.
머나먼 옛날 제주도 한라산 화산이 처음 시작될때 산 꼭대기 봉우리가 화산과 함께 펑~ 하고 솟구쳐 이곳까지 날아와 떨어져 산방산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지금의 제주도 한라산 윗부분과 이곳 산방산의 밑부분이 같은 모양, 같은 크기라 한다.
형제섬.
내눈에도 그렇게 보인다.
참 애틋해 보인다.
부럽기도하다.
모양이 꼭 피아노 건반처럼 보인다.
피아노 치며 노래하는 상상을 해본다.
강정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마라도가 우리를~ 기다리신다.~
마라도 도착.
1시간 남짓 걸린것 같다.
배가 작은 편이라 높지 않은 파도에 쉽게 흔들린다.
배 멀미가 날때는 바닥에 누우면 한결 좋아진다.
예전에 울릉도에 갈일이 있었는데 현지 주민분들은 배타기 한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신다.
알고보니 좋은 자리 확보해 바닥에 신문지 깔고 누우시기 위해서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매점에서 잔뜩 군것질 하고 배안을 돌아 다니곤 했는데 동해안의 파도는 엄청심하다.
얼마 안가서 나는 먹은것을 고스란히 도로 내놓아야 했다.
위생봉투를 3봉지나 써야 했을 만큼 기진맥진해 바닥에 쓰러져서 5시간 이상을 가야했다.
파도가 심해 원래 도착시간보다 더 길게 타야 했었다.
나중에 울릉도 현지분들이 알려주시길 배에 타면 무조건 누우라 하신다.
마라도를 가는 남해안 길은 동해안 파도길처럼 심하지도, 길지도 않다.
다행이었다.
가파도에서도 오는것 같다.
이배는 더 크다.
그래서 덜 흔들릴것 같다.
섬에서 제일 맛있다는 짜장 짬뽕집.
인원이 많아서 인지, 배시간이 짧아서인지 짜장과 짬뽕 나올 때쯤 배가 돌아올 시간이됐다.
마라도 와서 짜장,짬뽕 드시지 마시길. 드시려거든 섬 구경마치고 시간봐서 드시길...
옆집의 현지인이 운영하는 횟집식당은 텅텅비었다.
함께한 일행형님의 설명은 마라도는 현지 주민보다 외지인들이 더 돈을 벌어가는 대한민국 관광산업의 대표적인 곳이라 하신다.
갑작스런 변화가 이곳 마라도에 대대로 살아오신 주민분들의 삶에 영향을 주고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것같다.
현지에 먼저 정착해 살아가고 있고 지속가능 하고 전통의 방식으로 공동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주민들이 먼저 배려받고 보호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업적인 사람들과 갑자기 밀려드는 관광객을 탓하려는게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이런 체제는 분명 문제가 있고 변화되길 원한다.
나는 우리 모두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원하기 때문이다.
1시간안에 구경할 수 있는 작은 섬이라지만 그것은 구경하는 사람마다 다르다.
주문한 음식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져서 근처에 보이는 교회건물을 오른다.
마라도에는 교회도,절도, 성당도 있다고 한다.
교회로 오르는 시골길.
시골길은 언제나 정겹다.
저 재너머에는 뭐가 있을까?
인생도 마찬가지다.
지금 이순간 재너머에는 뭐가 있을까?
호기심과 모험심이 삶을 활기있게 만든다.
마라도에 사람들이 많이 오는 이유중 하나는 우리나라 대한민국 최남단이라는 상징적 이유도 한몫 하는 것 같다.
사실 지구는 둥글기에 시작도 끝도 없는데...
이세상 모두가 시작이고 끝이다.
우주도 그럴 것이다.
사람들 삶도 지구와 우주처럼 둥글둥글 하다면 참 평화로울 거다.
사람이 만들어낸 많은것이 각이 지고 뾰족하다.
집부터 물건들 까지...
자연은 모두 둥글둥글한데. 우리몸도 각진곳을 찾기 힘들고...
그러므로 우리는 자연의 일부분이다.
자연에서 자연스럽게 살아가자.
그래서 나는 "녹색당"에 가입했다.
나는 원래 정치를 싫어하고 멀리했다.
그런데 현실의 삶을 들여다 보면 정치는 우리의 삶과 가깝다.
내가 원하지 않아도 나의 삶을 강제하고 엉뚱한 곳으로 끌고간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은 저곳이라고 분명히 말해도 정치는 나의말과 나의 의견을 무시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강정해군기지 문제는 현재 내 삶의 의지와 상관없이 강제하고 엉뚱한 곳으로 끌고가는 가장 가까운 대표적인 사례이다.
난 해군기지가 싫다.
그런데도 막무가내로 재벌기업과,경찰과,사법부,정부,는 정치위에서서 힘으로 탄압하고 밀어부친다.
이들을 막고 견제하고 약하게 만드는 방법중 하나가 정치이다.
나는 정치를 막기위해 정치에 관심갖고 끼어드는,어쩌면 역설적으로 보이지만 전혀 역설적이지 않은 방법을 선택한다.
그래서 나는 녹색당에 가입했다.
현재 녹색당이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제일 가깝기 때문이다.
함께 갑시다.
혼자보다는 여럿이 가면 덜 외롭고,덜 힘들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마라도는 나무가 울창한 원시림이었는고 뱀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뱀을 쫓기위해 섬에 불을 놓아 나무들이 불에 다 탔는데 몇달 몇일동안 섬이 불에 탔고 뱀의 일부는 섬을 탈출해 제주도로 도망가고 이제 마라도에는 뱀이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무도 없구요.
민물로 보이는 작고 얕은 웅덩이 하나.
배가 온다 떠나야 할 시간.
환영하는 사람도,환송하는 사람도 보이질 않는다.
마라도 오지 마.라.도 올테고 가지 마.라.도 갈테지.
마라도에서 짜장면 먹지 마.라.도 먹을 테고 짬뽕먹지 마.라.도 먹을 테지.
다시 육지에 도착했다.
흔하지 않은 기회와 시간.
이대로 집으로 가기에는 시간도 아쉬움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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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쏟아지는 빗길에서 화려한 비옷을 입은 관광객 틈에서 수채화를 그리듯 사진에 담다가 추락??
덕분에 비싼 표 구해서 서울로 공수 되었는데 이젠 다 낳았습니다. ㅎㅎ 그때가 생각나네요.
특별한 추억? 으로 남아있군요..
쾌차하셨다니 다행입니다^^
더는 아픔의 상처가 새겨지지 않기를...
언제나 평화로운 그곳으로 남아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