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의 아가미
검푸른 뻘 밑바닥을 쑤시며 기어 다니던
비늘 없는 아가미가 피비린내를 맡고 튀어 오른다
남의 살점을 토막 내어 씹어 삼키고도
눈알 한 번 깜짝이지 않는 미끈한 혓바닥
그 흉측한 입술 아래로 뼛속까지 썩어 문드러진 핏덩이가 굴러떨어진다
살아 있는 모든 숨결을 짓뭉개며
온 사방의 꽃잎을 시커먼 뼛가루와 짓무른 핏물로 짓이기고도
제 잘못을 모르는 껍데기 같은 눈알들아
네가 파헤치고 뜯어먹은 진흙구덩이 밑에서
기어이 치솟는 서늘한 뼈의 냄새는
네가 게워낸 이빨 사이로 부서진 시퍼런 골수 조각이었다
— 저작권자 정연희
스스로 쓰고도 등골이 서늘해서 제가 제 시에 치여버렸네요 뼈와 살을 다 발라내 버렸으니 이만하면 속이 다 시원합니다 ㅎㅎ
녹슨 뼈
주머니속을 짓이기던 무쇠 뼛조각들이
검푸른 술 비린내를 토하며 바닥에 굴러떨어진다
살점을 저며 구워 올린 누런 지폐 몇 장은
시뻘건 모니터 눈깔 속으로 처박혀
기름에 튀겨지는 뼈마디의 치이익, 짓무른 진물 소리를 쏟아낸다
터져 흐르는 날계란 같은 월세 방바닥 위에서
덜덜 떨리는 공과금 종이쪼가리를 눈 감은 채 외면하고
서로의 뜯긴 멱살 틈으로 누런 침을 뱉어낸다
가랑이에 낀 쇳가루를 털며 나뒹구는 빈 껍데기들아
너희가 씹어 삼키고 게워낸 붉은 악취는
살점이 발려 나간 쌀독의 흰 눈알이었다
— 저작권자 정연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