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래
-->개별꽃
-->현호색
아낙네들이 쑥 캐러 나설 즈음
야산 낮은 곳엔 어김없이 등장하는 봄꽃들이다.
등산로를 따라 혹은 땅비싸리가 진을 치는 그 선 쯤에
참나무 잎을 밀치고 나오는 개별꽃,
파랗고, 노랗게, 어느땐 새색시 발그레 달아오른 볼처럼
연분홍빛 까지
온갖 색을 띠고 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현호색,
玄胡索은 곧 죽어도
양귀비과란다.
오묘하게 깊은 맛이 있고 마치 멸치떼들이 턱 빠뜨리고
땅바닥 먹이를 찿는 모양새를 표현한 것일까?
너무 작아 눈에 띄지도 않지만
카메라 눈에도 잘 잡히지 않는 달래는
정신을 집중해야 겨우 찾을 수 있는 들꽃이다.
봄철 나물로 나오는 달래 생각하고 찿으면
아나콩! 되기 십상이다.
이들 모두는 쉽게 접할 수 있는 봄 꽃이지만
고개 숙이지 않으면 절대 보여주지 않는 봄꽃들이다.
-->큰개불알풀
이맘 쯤 밭둑에 가장 많이 보이는 들풀이다.
이름이 조금 민망하지만
가까이 보면 참 귀여운 봄가치꽃=큰개불알풀,
정오 가까운 시각에 개화하여
석양이 되면 게 눈 감추 듯 사라지고 만다.
무리지어 핀 모습은
마치 밭둑의 신기루 같다
-->광대나물
광대나물,
줄기를 에워싼 잎이 광대 목을 두른 목도리(?)모습을 닮았다는
이야기를 얼핏 읽은 듯 한데,
이 친구를 볼 적마다
빨간 붕어, 빨간 토끼가 생각난다.
무리지어 핀 밭은 장관이 아닐 수 없다.
이 친구들이 40 넘어서야 내 눈에 들어왔으니
내 눈은 40 년을 헛 살았다.
-->미선나무
--> 남산제비꽃
-->잔털제비꽃
봄과 함께 찾아오는 녀석중엔 제비꽃 무리도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녀석은
둥근털제비꽃과 잔털제비꽃이다.
하지만 가끔씩 그들보다 먼저나온 남산제비꽃을 보게된다.
남산제비꽃의 향은 값비싼 향수 저리가라다.
은은한 향이 그야말로 죽여준다.
가끔 그 향조차 맡을 수 없는 둔감한 코를 가진 사람도
여럿 보았지만
내겐 틀림없는 값비싼 향이 느껴진다.
남산제비꽃과 봄바람, 참 어울리는 궁합이 아닐 수 없다.
올해엔 남산제비꽃을 닮은 단풍제비꽃을 꼭 만나러 가야겠다.
험하여 중간에 내려온 그 구봉산으로.....
-->꿩의바람꽃
-->노루귀
대소마을 계곡에도
봄 바람이 분다.
변산바람, 꿩의바람
그 바람에 깜짝 놀란
흰노루, 분홍노루가
겅중겅중 계곡을 질러 간다.
아차,
중의무릇을 놓치고 왔다.
다시 갈까?
-->생강나무
멀리서 보면 얼핏 산수유와 비슷해보이는 봄꽃,
하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금방 구분이 된다.
야산 중턱쯤 햇빛이 들지 않는 곳에
한 자리 차지하고는
밝은 조명을 선사해주는 동박나무, 생강나무.
-->산자고
--> 이름의 유래는 정확하진 않지만
한자뜻 그대로, 자애로운 시어미를 연상하며 바라다 보니
꽃봉오리 열리기전 모습이 흰머리를 곱게 빗어 머리 단장한
할머니 모습 그대로다.
꽃이 열린 모습을 보는 것은 햇살이 조금 남아있을 무렵에나 가능하다.
무릇을 닮았고, 꽃잎에 알록달록 무늬가 있어
까치무릇이라고도 한다는데
산자고도 예쁘고, 까치무릇도 예쁘다
->가는잎그늘사초, 산거울
등산로를 따라가며 조금만 눈을 크게 뜨면
상아빛 꽃가루를 잔뜩 머금고 누군가 훅 불어주길 바라는
산거울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중매쟁이로 사람을 택한 이들의 현명함이라니!
산거울이라는 이름의 정확한 의미를
아직도 모르지만
가는잎그늘사초라는 이름만 보면
잎이 가늘고, 그늘에 사는 사초과 식물인데
상아빛 꽃가루가 아낙들 변장할 때 쓰는
분가루색을 닮아
절로 거울을 보게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싶다.
남녘, 섬진강가
산수유축제를 가지 않아도
내변산 대소마을 산수유도 있다.
그 가파른 길을 차가 오른다는 것도 믿을 수 없지만
정상에 올라 묘지 하나를 지나면
마치 외갓집에 놀러온듯 한
포근한 그 분위기가 더 이상한 듯한
대소마을 산수유,
가끔씩 닭 맛을 즐기러 사람이 찾는다는데
이 봄, 저 아래 직소폭포로 흐르는 물줄기의 시작이라니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마을 아래로 흐르는 물줄기 따라 변산의 봄이 쑈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