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정호
반가운
사람을 맞이한다는 임실(任實)은 섬진강 상류에 위치하는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사람들이 순박하다.
그래서인지
일찌감치 낯선 이방인도 반갑게 맞이했는데 ,벨기에
사람 지정환 신부(본명
디디에
세스테벤스)
다 .
“행복해하지
않는 한국인들…내가
실패한 것 아니 여?”
1964년
척박한 산골 임실군으로 발령을 받은 지정환 신부는 ‘지천에
깔린
풀과
일없어 빈둥거리는
임실
사람들의 자립심을 키우고자 산양을 키운 것이 임실군을
한국치즈의 출발점이자 본고장으로 거듭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가 원했던 것은 “치즈공장의 성공이 아니라 임실 주민들의 새로운 삶”이었다.
“그때(부임
당시)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한국사람들이 잘 살게 됐는데,
과연
그때보다 더 기쁘게,
더
행복하게 살고 있는가?
하고
스스로에게
반문
해보면 사람들은 만족도, 감사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느님이
인간을 창조할 때 행복을 위해 했고,
내가
한국에서 간척하고 치즈를 만들고 한 것도 행복을 위해서였는데,
그렇다면
이거 실패한 것 아니 여?”.
임실군은
치즈의 고장이다 .
면
단위 마다 치즈 체험및
가공팻말이 즐비하고 ,
치즈밸리
,치즈스쿨,
치즈
테마 파크
,
치즈 정보화 마을 ,임실
치즈 피자 ,
지정환 임실 치즈피자 등 치즈의 모든 것과 모든 곳이다 .
그런데
임실군에서 만나는 치즈의 느낌은 이색적이고 이국적이며 의외적이다 .
한국형
농촌문화에 서양식 복장을 입혀 놓은 어색함이랄까?
.
본래의
임실군은 비어있다 .
아이의
울음소리가 비었고 ,젊은
사람이 비었고 ,
땅은
산이 가렸다 .
또
다른 임실군은 치즈만 있다 . 돌고
돌아도 치즈 얘기다 .
산
머루 와인공장도 와인을 홍보하기 위해선 치즈와
스파게티를 패키지로 묶어야 와인이 홍보 된다 .
산
머루 와인 공장 주인의 얼굴은 늙어가고 공장 건물은 얼굴보다 더 늙었다 .
치즈에다
사람들을 맞추려다 보니 치즈가 약발을 다한 것 같다 .
치즈라는
낯선 문화에 하루가 지쳤다면 당신의 문화적 하루는
문화공간
하(霞:노을
또는 술을 뜻함),
루(樓
다락을 뜻함 )”에서
보상받아야 한다 .
물과
하늘과 일탈을 즐길 수 있는 “하루”의
주인장은
연금
혜택이 되는 학교선생 20년을
채우고 미련 없이 ,
“하루”를
선택 했단다 .
문화공간
“하루”는
당신이 만나고 싶어하는 하루을 말해주는
임실의
속마음쯤 될까?
.
섬진강
속살을 담은 옥정호에 노을이 물들며 만상(萬象)이
비치면 기억은 황금연못으로 변한다 .
여행은
때때로 기억에서 멀어져 간 옛날영화를 보여주듯 자신을 만나게 해준다.
인생이란
기차를 타고 질주해오면서 눈길 한번 제대로 주지 못했던 사람,
고통의
시간과 마주 했을 때 위로보다는 꾸중을 늘어놓고,
세월이
지나는 순간마다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들어 기억을 지우고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게 했던 사람,
바로
자신이다 !!
하늘아래
가장 소중한 존재가 자신임을 알면서도 함부로 대하며 살지는 않았는지
깊이를
알 수 없는 옥정호가 연민에 찬 눈으로 내 마음에 흐른다.
눈물
같은 회한에 콧등이 시큰해지면 황금빛 저녁노을은 괜찮다며 어깨를 다독거려 줄 것이다.
노을이
아름다운 “하루”에서
녹차든 곡차든 당신을 위한 차 한잔을 음미해보자 .
인생의
하루는 마음껏 위로 받는 마음풍경 옥정호다.
사진
1
-시장통
이웃사촌 보리밥집 6,000원의
행복,
사진
2
–”하루”는
차값을
문화비라고 표현한다 .
나는
그날 문화인이 못됐다 .
극구
대접하겠다는 주인장의 완력(?)으로
문화비(5,000원)를
못 냈다 .
해질
무렵 문화 공간 “하루”는
가장 아름답다 ,
종종
흥(興)이
지나치면 무색하게 된다 ,
새벽
5시
30반
ktx
첫차로
시작해,
임실의
마지막은 노래로 끝^^
노래로 ‘하루’(?)의
행복을 마무리하고 나서는데 “다음에는
노래 부르지 마세요,
다른
사람들한테 방해가 됩니다 “
고개를
돌려 일하는 아주머니를 쳐다보니 , 당신 같은
사람들이 제일 꼴 보기 싫다는 표정이다 .
그날
그렇게도 문화인이 되고자 갈망했던 어떤 이는 집에 오는 내내 버스에서 잠만 잤다.
사진
3
성수산
중턱에 자리한 상이암,
사진
3-김용택
시인이 낳고 자란 진매(장산)마을과
섬진강 징검다리를
첫댓글 옥정호 올라갈때 너무힘들어 궁시렁거렸었는데 ?산높이에 호수가보이는게 넘신기해 감탄이 저로~^^
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