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11(일)
오늘은 가톨릭목포성지를 둘러보고, 강진으로 이동하여 가우도출렁다리, 청자박물관, 한국민화박물관, 영랑생가를 방문하는 일정이다.
아침 9시 가톨릭목포성지에서 일요일 미사에 참례하였다. 가톨릭 목포성지는 1896년 조선교구 제8대 교구장 뮈텔 주교가 목포본당(현 산정동본당) 신설을 결정하고 이듬해에 초대 주임으로 파리 외방 전교회 조유도 신부(데예, Albert Deshayes, 1817~1910)가 부임함으로써 최초의 본당이 탄생했다.
6·25전쟁 때 광주지목구장 패트릭 브레넌 몬시뇰(Patrick Brennan, 안 파트리치오, 1901~1950, 미국), 산정동본당 주임 토머스 쿠삭 신부(Thomas Cusack, 고 토마스, 1910~1950, 아일랜드), 산정동본당 보좌였던 존 오브라이언 신부(John Patric O‘Brien, 오 요한, 1918~1950, 아일랜드)는 이곳에서 북한군에게 체포되어 북송 중에 대전에서 피살되었다.
가톨릭목포성지에는 이 지역 순교자와 레지오마리애(Legio Mariae, 마리아의 군대)를 기리는 산정동 순교자 기념성당, 성지역사박물관, 한국레지오마리애기념관이 있다.
대성당 앞의 넓은 성모광장에는 야외 제단과 성모님께서 기도하시는 모습이 있고 그 뒤로 산정동 순교자 기념성당(주보: 성 십자가 현양)의 두 종탑이 언덕에 우뚝 솟아 있다. 교황청은 2021년 5월, 바위 언덕에 우뚝 솟은 이 성당을 우리나라에서 첫 번째 준대성전(Minor Basilica)으로 지정하였다. 준대성전은 역사적, 예술적, 신앙적인 면에서 중요성이 인정되는 성당에 붙여진 칭호로서 교황에 의해 특전이 부여된다.
대성당 내부의 제단 양 옆에는 프랑스 알랑송 출신의 성녀 소화 데레사(1837~1897)와 그의 부모인 성 루이 마르탱, 성녀 마리 젤리 게랭의 유해 일부가 모셔져 있다. 또한 제대 안에는 예수님께서 골고타 언덕에 오르실 때 졌던 십자가의 작은 조각, 보목(寶木)을 넣어서 대성당의 분위기를 더욱 경건하게 만든다.
언덕 아래에 있는 성지역사박물관으로 내려갔다. 성지역사박물관은 1937년에 건립된 광주대교구 최초의 교구청 건물을 원형으로 복원하여 2017년부터 역사박물관(등록 문화재 제513호)으로 개관하였다.
지하층은 기도와 묵상공간으로 꾸며 이탈리아 로마 외곽에 있는 지하 묘지인 카타콤바 일부를 재현하였다.
1층은 광주대교구의 역사를 간략하게 보여주는 유물 전시장과 6·25전쟁 때 신앙의 증인들을 알려주는 순교자실 등이 있다.
2층에는 1953년 광주교구장 서리 하롤드 헨리 신부(Harold Henry, 1909~1976, 미국)와 산정동본당 주임 안 토마스 모란 신부(Thomas Moran, 1920~1976, 아일랜드)에 의해 우리나라에 최초로 도입된 레지오마리애의 역사, 창시자 프랭크 더프(Frank Duff, 1889~1980, 아일랜드)의 성경, 성모님의 일생을 그린 이콘, 세계 각국의 성모상, 묵주와 십자가를 전시 중이다.
가톨릭목포순지 순례를 마치고 강진에 있는 가우도 출렁다리로 이동하였다. 바람이 불고 날씨가 싸늘하다.
가우도 출렁다리는 강진만의 8개 섬 가운데 유일한 유인도로 강진읍 보은산이 소의 머리에 해당되고 섬의 생김새가 소(牛)의 머리에 해당된다하여 "가우도"라 부르게 되었다.
강진 대구면을 잇는 출렁다리(438m)와 도암면을 잇는 출렁다리(716m)에 연결되어 있으며,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생태탐방로 "함께해(海)길"(2.5Km. 도보1시간 ~ 1시간 30분소요)은 산과 바다를 감상하며 걷는 천혜의 트레킹 코스다.
대구면 저두면 방향에 있는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일요일이라 관광객들이 무척 많다. 해상보도교를 건너는데 바람이 몹시 불어 두꺼운 점퍼를 입었는데도 싸늘하다.
모노레일 승강장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섬 정상으로 올라간다. 정상에는 있는 청자타워는 높이 25m로 짚 트랙의 출발점인데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어 짚 트랙이 운영되지 않는다.
청자타워 안에 있는 자료들을 둘러보고 언덕을 내려가 생태 탐방로를 산책하였다. 가우도 출렁다리가 길게 이어지는데 이 다리는 무 주탑 현수교로 조용히 걸어도 많이 출렁거린다.
출렁다리를 지나 해변을 따라 이어진 생태 탐방로를 걷다보니 다산쉼터가 나온다. 정약용이 5년간의 유배생활을 하는 중에 장남 학연이 아버지를 찾아와 만났다는 것을 기리는 것으로 바닷가에 돌로 만든 두 사람의 만남의 모습이 부자의 애틋한 만남을 느끼게 한다.
가우도 마을이 나온다. 양지 바른 곳에 몇 가구의 집들이 모여 있다. 오른쪽에는 도암면 망호방향으로 이어진 해상보도교가 보인다.
산책로를 따라 더 진행하니 영랑나루쉼터가 나온다. 영랑의 모습과 영랑의 시가 몇 편 적혀 있다.
가우도 관광을 마치고 한국민화뮤지엄을 방문하였다. 한국민화뮤지엄은 2015년 5월에 강진군 대구면에 건립되었다. 소장하고 있는 4,500여 점의 민화 유물 중 250점과 매년 개최되는 공모전 수상작과 현대 민화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2층에는 성인전용 춘화전시실이 마련되어 있다.
전시실 안으로 들어가니 전시실에 한 무리의 관광객들이 전시되어 있는 민화에 대한 해설가의 해설을 듣고 있다. 대다수의 민화는 작가가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이라고 한다.
제8회 대한민국 민화대전 특별전 전시장에는 우수작으로 선정된 민화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2층에는 중국, 일본과 우리나라의 춘화가 전시되어 있다.
한국민화뮤지엄 부근에 있는 청자박물관을 관람하였다. 청자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 연건평 638평 건물로, 1997년 9월 3일 준공하였다.
고려청자는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푸른빛의 자기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가장 잘 만들어진 청자의 푸른색은 비취옥의 색과 비슷하여 '비색'(翡色)이라고 불렀으며, 처음으로 청자를 만들었던 중국인들도 '천하제일'(天下第一)이라고 칭송하였다고 한다.
상설전시실은 고려청자의 생산, 소비, 유통, 변천과정 등 고려청자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감상할 수 있는 전시공간이다. 전시실의 입구에서는 상감청자의 제작 방법과 함께 고려청자가 생산되는 과정이 미니어쳐(축소 모형)로 구성되어 있다. 아울러 청자박물관의 대표적인 소장유물이 시대별로 전시되어 있다.
기획전시실은 명문이 기록되어 있는 고려청자의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공간이고, 특별전시실은 고려청자 문양 중에 가장 많이 장식된 모란(牧丹), 작약(芍藥), 연꽃(蓮花), 국화(菊花), 대나무(竹), 매화(梅花)와 같은 고려청자에 보이는 꽃문양을 계절의 변화에 맞추어 전시하며, 야외전시실은 발굴조사가 이루어진 청자 가마가 만들어져 있다.
청자박물관 건물 앞에 청자 장인상이 세워져 있다. 청자를 빚는 장인의 모습이 아주 진지하다.
전시실에는 고려청자에 대한 설명을 해 놓아 고려청자에 대한 이해를 잘 할 수 있도록 해 놓았고, 아름다운 청자들의 실물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야외전시실에는 고려청자 가마터의 모습을 잘 만들어 놓아 실감이 난다.
청자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영랑생가로 향하였다.
영랑생가는 영랑 김윤식(永郞 金允植, 1903-1950)이 태어난 곳으로 2007. 10. 12. 대한민국의 국가민속문화재 제252호로 지정되었다. 현대 서정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영랑 김윤식 선생의 생가를 원형대로 보존 관리하고 있어 영랑의 시혼이 살아 숨 쉬고 있는 곳이다.
초가지붕의 영랑생가가 잎이 다 떨어진 은행나무와 함께 초겨울의 모습을 말해 주고 있다. 대문 안으로 들어가니 영랑생가 앞에 앙상한 모습의 모란이 자리하고 있다. 저녁이 다 된 늦은 시간이라 관람객도 없고 싸늘하다.
오른쪽 약간 오르막에 시문학파기념관이 있다. 이곳은 1930년대 시문학파의 시혼이 깃든 대한민국 최초의 유파문학관이다. 2층 전시관에 시문학파 탄생의 배경과 시문학파 전후의 주요 시인들에 대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오르막을 올라가니 영랑생가 뒤로 이어진 산책로는 세계 모란공원으로 이어진다. 영랑 김윤식 선생상이 만들어져 있고 영랑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이 석판에 새겨져 있다. 겨울이라 물이 말라버린 공원의 모습이 쓸쓸하다. 오늘의 일정은 여기까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