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단비
뻐꾸기 맑은 노랫소리가 골짜기를 울린다.
가뭄속의 단비에 초록이 들이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있다,
뻐꾸기의 노랫소리에
장단 맞추는지
노랗게 익은 매실이 통통 떨어진다.
노랗게 물들어가던 살구도 바빠졌다.
어제와 다르게 온통 주홍빛이다.
2) 두꺼비의 이동
사철나무 울타리에 사는
두꺼비가 움직인다,
풀 위로 무엇이 툭 나오기에
지켜보니 슬금슬금 움직인다.
가까이 가도 도망가지 않고
망부석처럼 자리를 지키더니
왜 나왔을까!
지켜보던 울 엄마
큰 비 올려나! 하신다.
들었나! 못 들었나!
두꺼비 느릿느릿 마루 쪽으로 간다.
3) 밤 꽃향기가 나는 계절이 오면
국사 봉에 초록이들 사이로
하얀 꽃이 보이면 모심는 계절이다
메마른 논에는 물이 찰랑 찰랑 넘실거리고
트랙터가 논을 부지런히 오가며
논을 갈아놓으면
이내 기계음이 들리고
넘칠 듯 출렁이는 논에
철커덕 철커덕
연둣빛의 어린모가
물속으로 다이빙을 한다.
밤꽃향기가 나면
조용하던 논이 북적거린다.
비릿한 밤 꽃 향기가 밤바람에 숨어
스멀스멀 콧속으로 들어오면
메마른 논에 물이 넘실거리고
연둣빛 어린모들은 논에서 푸른 꿈을 꾼다.
차명숙
예산문협회원
제2회 예산백일장 일반부대상
제11회 충남문학제 일반부우수상
23년 문학사랑 신인상
예산군소식지 편집위원
농촌체험교육농장(아람농장)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