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9월 13일 금요일. 20~36℃ 건조 뜨겁다.
페스 여행 메디나의 시작 Blue Gate에 도착했다. 블루게이트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밥부즐루드(Bab Boujloud)는 메디나로 통하는 대표적 입구 중 하나다.
안쪽은 초록색, 바깥쪽은 파란색 타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문이다. 초록색은 이슬람을 파란색은 페스(Fes)를 상징하고 있다. 1200년 전의 이슬람 왕조시대의 모습 그대로로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되어 있다.
이곳은 세계 최대의 미로로 알려진 구시가지로 들어선다. 허름한 모스크도 함께 있다. 모로코에서는 구 도시의 중심 지역을 메디나라 부르고 있다.
메디나는 적군이 대거 밀고 들어올 수 없도록 방어용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침입한 적군에 맞서 좁은 골목길을 이용한 게릴라 전법으로 싸우려는 의도였다고 한다. 골목의 유일한 운송 수단은 노새 정도뿐이다.
좁고 곡선이 많아서 수레도 맘대로 다닐 수 없다. 오직 도보로만 이동하기 좋은 곳이다. 메디나는 평생 햇볕 한번 들어오지 않는 좁고 복잡한 골목, 구불구불한 그물 모양의 도로, 가파른 비탈길들이 뒤얽힌 골목길은 당시에도 살기 좋은 환경으로 여겨진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외적의 침입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사람들의 생존 방식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좁은 길을 가진 도시는 악취와 질병이 만연하는 등 단점도 많았다고 한다.
결국 13세기에 새로운 신시가지를 건설하며 도시를 차츰 개선하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지나온 신시가지에는 폭이 11미터에 이르는 도로를 비롯해 너른 광장, 바둑판 모양으로 펼쳐진 직선 도로를 갖추었다.
여자는 보이지 않고 영감님들만 길거리 카페의 의자를 차지하고 있다. 당나귀와 상인이 힘겹게 지나간다. 골목에는 모로코 국기도 보인다.
이슬람 신학교 Bou Inania Madrasa를 만났다. 서기 1351~1356년에 정교하게 건설한 이슬람 신학교로 유서 깊은 모로코 양식의 건축으로 유명하다. 술탄 아부 아난에 의해 설립되었다.
14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 랜드마크는 첨탑과 설교단을 갖춘 모스크와 2개의 교실, 목욕을 위한 대형 홀, 학교 정문 맞은편에 위치한 물 벽시계로 인해 페스의 다른 학교와 구별된다.
학교 북쪽에 있는 두 개의 인접한 문, 남쪽의 세 번째 문이 있다. 각 문은 계단으로 이어지는 복도로 연결된다. 안뜰은 직사각형 모양으로 완전히 대리석으로 포장되어 있으며 중앙에는 분수가 장식되어 있으며 일부 흔적만 남아 있다.
5개의 큰 아치가 있는 안뜰로 넓게 열려 있다. 모스크는 남쪽 벽과 평행한 두 개의 본당으로 나누어졌다. 그들을 분리하는 아치 열은 황백색 대리석 기둥 6개가 지지하는 5개의 아치로 구성되어 있다.
남쪽 벽 중앙에 위치한 미흐랍은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으며, 북서쪽 모퉁이에는 정사각형 미나렛이 세워져 있다. 학교 정문 반대편에는 손을 씻는 장소로 이어지는 입구가 열리고 유명한 "Al-Maqana" 물시계가 골목 자체가 내려다보이는 벽에 나타난다.
물시계(다르 알 마가나 Dar al-Magana)는 완전히 이해되지 않은 유압 시계란다. 시계의 상징적이고 실제적인 중요성은 기도의 정확한 시간을 결정하기 위한 시계의 사용에 있었다.
이 시스템은 모스크 관리자에 의해 감독되었다. 건물의 외관에는 삼나무로 복잡하게 새겨진 13 개의 콘솔 (corbels. 앞쪽에만 다리나 버팀대가 있는, 벽면에 고정시키는 작은 장식용 탁자 )이 있다.
이 위에는 12 개의 창문이 있으며, 그 위에는 두 줄의 돌출 된 나무가 있다. 나무의 맨 위 줄은 아래 줄보다 길며 아마도 사라진 난간이나 캐노피를 지탱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창문 아래에 있는 13개의 콘솔은 각각 오래된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청동 그릇을 한때 지탱하고 있었다. 역사적 기록에 따르면 매 시간마다 납덩이나 추가 그릇 중 하나에 떨어져 울리는 소리를 내는 동시에 해당 창문의 "문"이나 셔터를 열었다고 설명한다.
이 시스템을 작동시킨 정확한 메커니즘은 사라졌고 그 작동 방식은 오늘날 알려져 있지 않다. 올려다보고 확인만 한다. 오래된 정육점도 눈에 들어온다. 싱싱한 고기들이 살아있는 삶을 보여준다.
정말로 좁고 미로 같은 골목길이다. 구불구불 어디로 가야할지 흐름에 따라 걷는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복잡하다는 미로와 같은 골목길이다. 14세기에 조성된 미로는 지금도 수백 년 전의 옛 얼굴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덕분에 이 도시에서 지도는 쓸모없는 종이 쪼가리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도 가죽염색 공장을 목적지로 잡고 간다. 모스크 알카라윈 대학(Mosque and University of al-Qarawiyyin)을 만났다.
알카라윈 대학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모로코의 이슬람 예술과 문화의 보고이자 중심지로서 방문하는 이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준다.
대학 건물 내부는 아름다운 목조 구조물과 꾸밈이 가득하여 예로부터 전해져온 지식과 지혜를 느낄 수 있다. 마드라사(Madrasa)는 학교를 의미하는 아랍어다.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방과 후 종교 교육을 제공하여 사회 문화적 역할을 담당한다. 현대에는 부유한 학생들이 종교와 교육을 감당하는 기숙학교로 운영된다고 한다.
모스크와 대학교 내부는 들어가지 않고 사진만 남긴다. 좀 더 걸어가면서 우리는 세파린 플레이스에 도착했다. 세파린 플레이스(Sahrij Madrasa)는 메디나의 9천여 개의 골목을 정신없이 누비다보면 만날 수 있는 작은 광장이다.
카라윈 모스크(도서관)의 남쪽에 위치해 있다. 메디나의 중심부를 흐르는 부흐라렙 강 근처다. 수세기 동안 이곳에서 작업장을 운영해 온 구리장인들(세팔린)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세파린 광장은 중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현대에 들어서도 개조 작업을 거쳤다. 청동 소리가 들린다. 1930년대 프랑스 보호령 기간 동안 카라윈 가문의 요청과 모하메드 5세 국왕의 발의로 보수 작업으로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한다.
구리 등을 이용해 만드는 다양한 금속공예 작품이 화려하다. 가죽 염색 공장을 찾아가려고 애썼다. 냄새는 나는데 골목길이 워낙 복잡해 찾기가 어려웠다.
골목길을 헤매다가 가게 주인에게 물었더니 자기 가게는 그대로 두고 우리를 따라오란다. 그리고 입구를 알려준다. 우리는 20 디르함을 주었다. 가죽 공방을 찾아가는 길은 어렵다.
블루 게이트에서 반대쪽 끝까지 30분 정도 골목을 통과해야 된다. 깊숙이 들어 갈수록 진한 가죽 냄새가 온통 진동을 하는데 입구를 찾기 어려웠다.
염색 공장이 내려다보이는 테라스에 섰다. 어떤 건물로 올라와서 4-5층 정도 되는 곳에서 염색공장을 구경한다. 사진과 영상에서만 보던 광경이다.
이번 여행에서 꼭 찾아보리라고 맘먹었던 최고의 장소다. 여기에서 내려다보다니 감격이다. 그런데 주변을 살펴보니 반대편 건물에서도 사람들이 바라보고 있다.
여기는 건물에 가려서 좀 답답하게 보인다. 다시 내려와 반대편 위치를 찾아간다. 가죽염색공장 위치를 알려주는 그림이 걸려있다. Tannerie 10, N10 이라는 표시다.
하수구 냄새가 너무 심해서 코에 대라고 민트 풀을 건네준다. 아내는 코를 막고 올라간다. 가죽 제품 파는 곳을 통과해 간다. 단체 손님들이 많이 와 있어 통행에 막힘이 있다.
색깔 별로 여러 가지 염료를 가지고 염색을 하는데 그중 비둘기 똥, 염소 똥도 석회를 섞어서 가죽을 염색한다고 한다. 중세시대부터 사용해온 방법이라고 한다.
아마도 페스에 이런 염색 공장이 여러 곳에 있는 듯하다. 여기서 바라보는 것이 더 넓게 시야에 들어온다. '태너리' 라고 부른다.
태너리(Tannerie)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자꾸만 어디론가 끌고 가려는 사람이 달라붙는다. 나중에 팁 문제로 실랑이를 벌일 것도 짜증나는 일이다.
그냥 다른 투어 팀 일행인척하고 돌아다닌다. 골목에 자리 잡은 수많은 가죽 공방들 중에 골라서 꼭대기 층까지 올라가면 가죽 염색하는 풍경을 볼 수 있다.
냄새가 심하다고 전에 들었을 때는 당연히 염색약 냄새나 가죽 냄새일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와보니 그냥 하수도 오물 냄새가 심하게 난다.
수많은 동물의 껍데기를 열심히 염색하는 사람들. 굉장히 원시적인 방법으로 염색을 하고 있다. 매일 누군가의 구경거리가 되는 작업자들. 그래도 일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밝은 편이다.
팔레트에 색깔별로 물감 짜놓은 느낌이 이색적이다. 작업의 결과물들이 걸려있고 널려있다. 노란색 가죽이 뻗어있다. 건물 안에서는 그 결과물들을 열심히 팔고 있다.
가죽으로 만들 수 있는 건 전부 만들어 팔고 있는 것 같다. 쭉 이어진 골목에 테라스로 올라갈 수 있는 상점들이 여러 개 있다.
안으로 들락날락하는 거에 대해 딱히 신경을 쓰지 않는다. 페스에서 봐야 하는 게 여기가 유일한 것 같아서 최대한 열심히 보려고 노력했다.
테라스에서 염색하는 거 공짜로 구경 했으니 뭐라도 사는 것처럼 매장 구경도 열심히 해주고 나왔다. 여행 중이 아니라면 뭐라도 하나 샀으면 싶은데 짐만 될 뿐, 당장 내 여행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
슬며시 골목길로 들어섰다. 이제 블루게이트 방향으로 걷는다. 오래된 모스크 벽에 손을 대고 소원을 비는 모습이 보인다. 아내도 따라서 손을 대본다.
손대는 곳에는 작은 구멍이 나있다. 이 시장 골목을 수크 라고도 한다. 다양한 상품, 활기찬 장소다. 빼곡한 상점들, 전통 공예품, 가죽, 도자기, 금속 공예품, 다양한 향신료. 각종 향신료의 색과 향에 매료된다.
아내가 머리 염색약을 산다고 전문점에 들어갔다. 헤나를 조금 샀다. 맛있게 생긴 올리브 절임도 약간 샀다. 식사 때 먹을 것 같다.
향료가게를 보면서 사프란(Saffron) 쿠민(Cumin) 파프리카(Paprika) 계피(Cinnamon)등을 구분해 보았다. 색깔과 향이 특이하다. 모로코 요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과일 가게에 들러 자두를 샀다. 사과와 바나나, 포도가 풍성해 보인다. 12시가 넘어서 블루게이트를 빠져나왔다. 밖으로 나오니 언덕 구릉 위에 공동묘지가 보이고 그 위로 성채도 보인다.
버스터미널(Gare routière Principale)을 찾아간다. 내일 가려는 셰프샤우엔 행 버스를 알아본다. 오전 6시부터 1시간마다 한 대씩 있다.
요금은 70디르함(10,500원), 4시간 걸린다고 한다. 다른 도시로 가기 위해서는 CTM 버스를 타야 되는 줄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블루 게이트 바로 옆쪽에 로컬 시외버스 터미널도 있다.
무슨 버스를 탈지는 모르겠지만 CTM 버스보다는 저렴한 것 같다. CTM 버스 터미널은 좀 멀다. 우리 숙소에서 남쪽으로 많이 떨어져 있다. 점심을 먹기로 했다.
오전에 방문했던 공원 Jnan Sbil 정문 건너편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실내장식이 아랍 풍으로 깔끔하고 예쁘다. 바닥도 타일 장식이다.
피자와 타진을 주문해서 먹었다. citron 주스가 눈에 들어온다. 귤 종류, 유자 주스인 것 같다. 숙소로 걸어간다. 숙소 오는 길에 가로수 나무 열매 이름을 학생들에게 물어보았는데 모른단다.
숙소로 와서 주인아주머니에게 내일 아침 버스터미널 가는 방법을 적어달라고 했다. 불어와 아랍어로 잘 적어주신다.
택시 요금은 15~20디르함 정도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환전을 해야 할 것 같아서 주변 큰 건물을 찾았다. 기차역에 가서 ATM 기계를 찾았는데 인출이 안 된다.
IBIS 호텔로 가서 환전을 하려고 했는데 호텔에서는 할 수 없고 옆에 있는 은행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은행에 가서 1,000디르함을 인출했다.
숙소에 와서 딸과 통화를 했다. 여기는 오후 4시 한국은 밤 11시란다. 저녁식사는 호텔 주변에 있는 식당에 가서 했다.
타코와 타진을 주문해서 먹었다. 타코가 생각보다 맛이 없다. 전병이 너무 두껍다. 내일 아침 식사용으로 오믈렛 빵을 샀다.
*9월 13일 경비 – 모스크 입장료 20, 염색약 20, 올리브절임 10, 팁 20, 점심 115, 길거리 음료 10, 물 쥬스 18, 숙소비 780, 저녁식사 120, 계 166,950원 누계2,615,000원. *모로코 1디르함=15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