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13일 토요일, 맑음 12~28℃.
새벽 4시, 조용하다. 밤새 형수가 쿠토, 설사로 죽음이었단다. 어제 먹은 산채 머위가 원인 같단다. 아침준비를 아내가 한다. 목 삼겹살을 굽고 누룽지를 끓이고 야채와 함께 아침식사를 한다. 좀 이른 아침이다.
오늘은 체크아웃을 하고 동쪽으로 이동한다. 처음 짐을 다시 싸가지고 나서는 것이다. 비워주어야 할 숙소를 정리하고 짐을 챙긴다. 그동안 모아두었던 쓰레기를 버리러 나왔다.
음식물 쓰레기와 함께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하여 동네 쓰레기통에 넣었다. 나온 김에 아침 동네 산책을 했다. 어제는 알바 마을을 둘러보았고 오늘은 페냐(Penny) 마을을 올라간다. 골짜기 경사지에 들어선 예쁜 마을이다.
경사지에는 초록 목초지가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곧게 세워진 침엽수들은 하늘을 향해 건강하게 버티고 있다. 견고한 건물들과 함께 수직으로 파란 하늘을 바라본다.
예쁜 교회(Chiesa dei Santi Sebastiano e Rocco)가 매력 포인트로 동네를 아름답게 한다. 작고 소박하지만 인기 있는 이 교회는 페냐 역사 마을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16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카나제이의 산티 세바스티아노 에 로코 교회다. 전설에 따르면 현재 위치는 새 떼가 가리키는 소리로 알려졌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프레스코화와 확장이 이루어졌다.
성 크리스토퍼의 프레스코화와 특징적인 양파 모양의 종탑이 매력적이다. 러시아 정교회 지붕이 생각나게 한다. 주변 자연 환경과 잘 어울린다. 최근 복원된 이 건물은 지역 종교 건축의 흥미로움을 보여준다.
마을에 들어서면 여러 곳의 샘물터가 아직도 물을 공급하고 있다. 식수로도 사용되며 빨래터로도 이용되고, 동물들의 식수로도 사용되고 있단다. 주변에 벤치도 설치되어 있어 동네 쉼터로도 사용되는 것 같다.
제법 넓은 샘터에는 십자가상이 있는 아니미타도 오래되 보인다. 건물뿐 아니라 아니미타, 그리고 울타리 등이 모두 목재로 만들어져 오랜 세월을 버틴 흔적이 그대로다. 견고해 보이는 목조 주택에서는 우사 냄새가 난다.
아직도 소들의 울타리로 사용되고 있나보다. 노란 아카시아 꽃나무가 마을을 더욱 아름답게 한다. 마을은 언덕 위 커다란 바위산을 이고 있고, 계곡 건너편에도 웅장한 바위산을 끼고 있다.
톱과 삽, 그리고 곡괭이 등의 녹슨 연장들이 통나무 벽에 걸려 용도를 다했다고 말하고 있다. 목초지 언덕에는 다양한 색깔의 야생화가 피어있다. 검은 바위 아래애 벌통이 예쁘게 줄지어 있다. 여기도 양봉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모든 것이 예쁘다.
냄새나는 우사도 예쁘다. SONJA라는 예쁜 호텔은 손자 생각이 나게 한다. 포동포동한 토종닭들이 부지런하다. 아침 이슬이 그대로 있는 라일락꽃은 이상하게 향기가 없다.
수수꽃다리라고도 부르는 보라색 라일락은 꽃말이 젊은 날의 추억이란다. 숙소로 돌아왔다. 배낭을 짊어지고 차에 실었다. 체크아웃을 하는데 열쇄를 사무실에 갖다 주어야 한다.
가는 길에 커다란 공용 쓰레기 통 앞에서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문이 열려있다. 열쇄를 반납하고 이제 두 번째 우리의 숙소 Il rifugio sotto le stelle를 찾아간다.
주소는 Via Anderica, 3, 발레 디 카도레(Valle di Cadore) 이탈리아다. 아파트라고 하는데 거의 B&B 스타일의 민박집이다. 돌로미티 동쪽의 중심도시 코르티나담페초(Cortina d'Ampezzo)바로 옆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뾰족한 암석 정상이 있는 3,263m 높이의 안텔라오(Monte Antelao) 산 아래 위치한 마을이다. 출발이다. 아침에 천천히 달려가는 고갯길이 참 험하고 멋지다.
이 고갯길은 1904년경 아라바(Arabba)에서 카나제이(Canazei) 마을을 잇기 위해 해발 2,239m 고도에 개설된 도로다.
카나제이에서 고개 정상까지 약 12.1km 구간에는 헤어핀 커브(180도 정도로 굽어져 헤어핀처럼 생겼다고)가 28개나 이어진다. 그 커브길을 모두 지나야 포르도이 고개에 닿게 된다. 허약해진 형수는 구토를 한다. 잠시 옆에 차를 세웠다.
어제 왔던 파소 포르도이(Passo Pordoi)를 넘어가는 것이다. 다시 천천히 넘어간다.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갯길을 넘어간다는 노래가 생각난다. 파소(Passo)는 고개를 뜻하는 것 같다.
포르도이 고개 정상에는 벌써 차들과 사람들로 북적댄다. 왼편에 피츠로이를 바로 보며 바로 넘어간다. 이제는 꼬불꼬불한 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이 환상적이다. 잠시 차를 세워 눈 아래 펼쳐지는 낮은 지형을 살펴본다.
발밑에는 익숙한 머위가 또 퍼져 자라고 있다. 아라바(Arabba) 쪽에서는 9.3km 거리에 무려 32개의 헤어핀 커브를 지나야 포르도이 고개에 닿는다. 차들과 자전거들이 힘겹게 올라온다.
평균 경사도 7~8도의 가파른 오르막이 이어지는 상당히 힘든 코스다. 그만큼 매력적인 길이어서 세계적인 사이클 대회인 지로 디탈리아(Giro d'Italia) 코스로도 여러 차례 선정되었고, 지금도 전 세계 라이더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꼽힌다고 한다.
케이블카로 올라 올수 있는 방법이 길게 올라온다. 멀리 산봉우리(Piz dles Cunturines)들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내려가는 차는 별로 없어 자유롭다.
그래도 조심스럽게 아라바 마을에 들어섰다. 경찰들이 교통통제를 하고 있다. 사이클 대회가 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