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회 무임소이사 임명, “회원-협회 소통 위한 역할 할 것”
해비 해소술(최명길)과 부여준(한진희)이 산자고 독약이 들어있는 술을 마시고 의식을 잃고 쓰려져 있다. 이 둘을 소생시키기 위해 의원인 고흥(안석환)이 등장, 침으로 사혈을 하고 뜸을 뜬다. 최근 방영된 KBS 대하드라마 ‘근초고왕’의 한 장면이다. 헌데, 이 장면에서 침을 놓고 뜸을 뜬 손의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는 사실! 그는 바로 윤성찬 수원시한의사회 회장이었다.
“드라마 제작진으로부터 섭외 요청이 왔을 때, 국민들에게 한의학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드라마를 통해 한의약의 치료효과를 보여주는 장면이 자주 방송되는 것이 국민들에게도 한의학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윤성찬 회장은 지난 2002년 KBS 대하드라마 ‘제국의 아침’을 시작으로, ‘대조영’, ‘대왕세종’, ‘바람의 나라’, ‘전설의 고향’, ‘드라마 시티’ 등에 의원 역으로 출연해 왔다. 하지만 그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시티’ 한 작품을 제외하고는 시대적 배경이 주로 고대 혹은 중세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 실정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도 등장인물들이 침을 맞거나 뜸을 뜨는 장면, 한약을 복용하는 장면들이 많이 삽입되면 국민들에게 아플 때는 한의원을 찾아서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는 인식을 자연스럽게 심어줄 수 있을 텐데, 주로 침·뜸 장면은 고대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만 국한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윤 회장은 한의학 홍보는 직접적인 광고보다도 좋은 드라마나 문화 공연이 엄청난 파급효과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작품에 한의학의 효과를 보여주는 장면을 녹아 들어가게 함으로써 국민들이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한의원을 찾아 치료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에 한의약과 관련된 장면이 들어가는 것은 연기자나 감독이 아닌, 순전히 작가에 의한 것이잖아요. 작가가 대본에 한 줄만 쓰면 되는 것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나 영화 작가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에서 교양강좌 형식으로 한의사가 한의학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는 등 현 시대에서도 한의약을 통한 치료효과가 우수하다는 인식을 작가들에게 심어주는 것이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이 한의약을 통해 치료하는 장면이 많이 등장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그는 지난해 ‘동의보감’을 실용적으로 편찬한 ‘수민묘전(壽民妙詮)’이라는 의학서적을 직접 저술한 것으로 알려진 정조대왕 선발대회에서 제11대 정조대왕으로 선발된 바 있으며, 수원시회에서는 오는 4월경 수원화성행궁에서 외국인 무료진료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민족이 갖고 있는 훌륭한 문화유산을 우리 세대들이 계승·발전시켜서 후대에 물려주는 것이 지금 우리 세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아이템으로 한의학이 가장 적합하고, 한의학은 전 세계 어느 전통의학과 견주어 봐도 세계 최고의 우수한 의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한의학의 우수성을 홍보할 수 있는 정조대왕 선발대회, 의료봉사, 드라마 출연 등 여러 가지 방법을 활용해 한의학을 홍보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자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의 가슴 속에 한의학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한편 그는 수원시회 회원이 300여명인,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회원을 가진 분회 회장으로서 최근 대한한의사협회 무임소이사에 임명됐다.
“한의사들의 권익을 위해서 일을 하는 것은 분회장이든 지부 회장이든 중앙회 이사든지 다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중앙회 무임소이사로서 소수의 분회 회원이 아닌 대한민국 전체 한의사들의 권익을 위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기대도 되지만 한편으로 어깨가 많이 무겁습니다.”
회원들의 목소리를 중앙회에 전달하는 것은 물론 중앙회의 정책과 입장을 회원들에게 잘 설명해 회원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정책이 추진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무임소이사로서의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한다는 윤성찬 회장.
“일선 한의사들의 생각을 가감 없이 중앙회에 전해 협회가 회원들이 원하는 정책, 또한 거시적인 시각에서 한의계의 발전을 위한 정책을 펴나갈 수 있도록 회원과 중앙회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연결고리 역할을 해 나가겠습니다.”
여러모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윤성찬 회장이 이번 무임소이사 임명을 계기로 협회 회무에도 활기찬 에너지를 불어넣는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