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술의고개~자봉산~조양공원~장원봉~지천면~매곡산~대평리
칠곡군 석적읍과 지천면 사이를 잇는 왕복2차선(5번)도로가 넘나드는 요술의 고개는
석적읍과 지천면의 지경이기도 한 고개인데,'요술의 고개'라고 이름을 얻게 된 이유는
실제로는 오르막이나 내리막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고개이기 때문이다.
1999년도에 개설된 이 도로에서의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길이는 180m정도로 약2.388%의
상향배 구배이다.승용차로 실감하는 요령이 적혀있는 입간판이 요술의 고개 언덕배기
한켠에 세워져 있다.지맥의 산길은 그 입간판 옆으로 꼬리를 잇는다(10시).가랑잎이
수북한 완만한 비탈을 치고 오르면 붕긋한 멧부리에 이르게 되는데, 우측으로 30여
미터쯤 발걸음을 더하면 접시를 엎어 놓은 것 같은 해발440m봉이다.정수리 한복판에는
밀양박가의 납작한 봉분의 묵묘1기가 자리하고 있다.
연두색은 모든 숲의 바탕색이다.연두빛의 새순이 한창 돋아나고 있는 숲은 연두색 일색
이다.다갈색의 가랑잎이 수북한 산길 주변에도 새 이파리들이 수북한 가랑잎을 어렵사리
비집고 고개를 바짝 쳐들고 있다.굴참나무를 비롯한 참나무들만의, 돌탑1기가 자리하고
있는 해발441m봉을 오른다.숲은 수목들이 만들어 낸 아름다운 색감과 그들이 자연스레
내뿜는 그윽한 향취로 가득하다.연두색 꽃가루가 나무가지가 흔들릴 때마다 풀풀 날린다.
소나무의 꽃가루 송홧가루다.송홧가루는 대개 빛이 노르스름하고 달착지근한 향내가
나며 다식(茶食) 등의 음식을 만드는 데 소용이 되었던,구황음식의 재료로 많이 이용
되었던 꽃가루다.그런데 작금에 와서는 미세먼지나 황사의 영향으로 사람들의 기관지와
폐를 위협하는 지청구의 대상으로 전락이 되고 있는 즈음이다.
자봉산 정상의 삼각점
벌겋게 맨 땅이 드러난 봉분의 묵묘1기가 자리하고 있는 넙데데한 멧부리를 넘어선다.
골리앗 덩치의 송전철탑을 지나면 또다른 송전철탑의 곁을 거푸 지난다.그런 뒤에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406.2m의 자봉산 정상이다.정수리 한복판에는 삼각점이 옹골차게
자리하고 있으며 정수리 일대에는 신갈나무를 비롯한 활엽수들이 그들먹하다.해발406.2m
의 자봉산을 뒤로하면 저만치 삿갓모양의 초록의 멧부리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지맥의
산길은 부드럽고 밋밋하게 꼬리를 이어 나간다.한차례 완만한 내리받잇길을 따르다가
완만한 오르막 비탈을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 427m의 좌봉산 정상이다.
좌봉산 정상이나 자봉산 정상이나 이름과 생김새도 엇비슷하고 높이만 좌봉산이 20여
미터쯤 더 높다.
조양공원묘원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은가.산의 이름부터가 비슷하고 생김새도 어상반한 데, 지도마다
이름까지 헷갈릴 정도로 들쭉날쭉한 것이다.어쨌든 산의 이름은 그렇다고 하고 높이는
다르니까 높이로만 구분을 하면 되지싶다.해발427m의 좌봉산 정상을 뒤로하면 지맥의
산길은 공원묘지로 들어서게 된다.조양공원묘지다.좌측편으로 지맥의 주능선 절반쯤까지
아금받게 조성이 되어 있는 공원묘지는 광범위한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공원묘지와
숲 사이로 난 수렛길을 한동안 따른다.머지않아 공원묘지를 뒤로하고 수렛길 오른편의
숲으로 기어 오르면 신갈나무 등의 참나무와 어린 소나무들이 얽혀있는 붕긋한 멧부리에
오르게 되고 그 봉우리를 뒤로하면 비포장 임도로 지맥은 꼬리를 드리운다.
해발427m의 좌봉산 전경
한동안 비포장의 임도를 따르다가 우측의 가파른 치받이 오르막을 올려치게 되는 데,
그렇게 오르게 되는 멧부리가 해발371m의 삼각점이 부여가 되어 있는 장원봉이다.
장원봉을 뒤로하면 지맥의 산길은 다시 비포장 임도와 한데 어울리게 된다.임도를 따라
발걸음을 하는 데, 맞은 쪽에서 10여 대의 산악자전거 행렬이 다가온다. 발걸음을 좀 더
하면 삼거리 임도가 산객을 기다린다.우측의 3시 방향으로 이어지는 임도가 있고, 좌측의
10시 방향으로 꼬리를 잇는 임도가 나 있다.두 임도 사이의 길섶에는 간이 화장실까지
준비가 되어 있는 삼거리 임도이다.이 삼거리 임도에서 지맥의 방향은 좌측의 10시
방향의 임도이다.
10시 방향의 임도 어귀에는 흑갈색 바탕의 '칠곡군 산악자전거길 안내도'가 세워져 있다.
임도를 따라 발걸음을 하면 머지않아 어린 소나무 숲으로 이어지고 붕긋한 멧부리에
닿게 되는데, 3계단의 데크전망대가 마련이 되어 있는 전망의 봉우리다.지천면 일대의
들과 산이 한눈에 들어온다.데크전망대를 뒤로하는 산길은 여느 지맥의 산길에 비교한
다면 고속도로나 진배가 없다.가근방 시민들의 휴식의 공간이자 명상의 산책로인 모양
이다.이러한 숲길을 따르는 세속의 번뇌로 가득한 지맥의 산꾼들도 시나브로 명상의
단계로 접어들었을 게 틀림이 없다.
해발421m의 장원봉 삼각점
'아기 예수와 이집트로 피난가는 성모님의 마음'이라고 써있는 흰바탕의 네모진 입간판이
길섶에 세워져 있다.그리고 제1고개 '피난고개'라고 하는 이름이 붙어있다.피난고개를
뒤로하면 골리앗 덩치의 송전철탑 두 개를 차례로 지나게 된다.송전탑 건립으로 인하여
넓은 산지가 훼손되어 있는 곳을 지나면 지맥은 다시 고즈넉한 소나무 숲길이다.꺽다리
소나무 숲은 머지않아 신갈나무를 비롯한 참나무 숲으로 바뀌면서 붕긋한 멧부리로
꼬리를 잇는다.봉우리 우측으로 코발트빛으로 반짝이는 저수지가 눈에 들어온다.
지천 저수지다.지맥은 지천저수지를 좌측에 끼고 이어진다.
지천저수지를 좌측에 끼고 이어지는 산길은 어느 틈에 철길을 좌측으로 끼고 걷는 산길
로 바뀌게 된다.조금 전의 지천저수지를 끼고 걷던 산길은 이 철길의 터널 위가 되는 셈
이다.터널의 이름은 지천터널이고, 이 철길의 이름은 고속철도가 함께하는 경부선 철길
이다.경부선 철길을 좌측으로 두고 꼬리를 잇는 산길의 우측 편은 공장지대가 된다.
기계소리도 들려오고 뜬금없이 장닭들의 울음소리도 들려오고 똥개들이 짖어대는 소리도
들려온다.장닭들이 홰를 치면서 우는 소리는 시도 때도 모르는 멍청이 장닭이 틀림없고
똥개들이 짖어대고 있는 소리는 복날의 다가옴을 안타깝게 여기는 장탄식일 게다.
경부선 철도
경부선 철도 건너 편도 공장지대다.경부선 철도를 가운데 두고 공장지대가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신갈나무를 비롯한 활엽수들의 붕긋한 멧부리에서 지맥은 우측의 2시 방향
으로 꼬리를 잇는다.밀양박가의 공동묘역을 가로질러 숲을 빠져 나오면 양회임도가
기다린다. 양회임도 우측으로는 자드락밭이고 임도를 더 따르면 공장건물과 창고들이
즐비하다.면소가 자리하고 있는 지천면 신리 시가지 한복판을 지난다.지천면 보건
지소와 평생학습복지센타 건물의 곁도 차례로 지난다.그런 뒤에 시가지 한복판을 가로
지르는 왕복2차선(923번) 도로를 건너서 좌측으로 30여 미터쯤 이동을 하면 역시 지천면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경부선 철길을 넘어설 수 있는 신동지하도를 만나게 되는 데,
그 지하도의 도움으로 경부선 철도를 가볍게 넘어선다.
신동지하도를 거쳐 경부선 철길을 손쉽게 넘어서면 맞은 편으로 보이는 진초록의 숲 방향
으로의 임도를 따르면 된다.자드락 사이로 난 임도는 널찍한 텃밭의 한 농가 앞에서
모습을 감추게 된다.누런 덤불로 뒤덮혀 있는 묵정밭 사이를 지나면 제대로의 숲길이
시작이 되는데 그 어귀에 낡고 허름한 벽돌 건물이 을씨년스럽게 자리하고 있다.완만한
오르막 산길은 거대한 송전철탑의 곁으로 이어지고 발걸음을 좀 더 보태면 또다른 송전
철탑의 곁을 거푸 지나게 된다.그런 뒤의 산길은 꺽다리 소나무들만의 그윽한 산길이다.
웅웅 바람을 가르는 차량들의 숨가뿐 굉음이 귓전을 울리기 시작한다.
4번국도/대구-왜관
대구 광역시 북구 방면과 왜관 쪽을 잇는 자동차 전용도로(4번)가 지맥을 가로지르고
있는 것이다.절개지 부분에서 우측의 완만한 비탈을 내려서면 곧바로 왕복4차선 도로를
만나게 된다.마침 오고가는 차량들이 뜸하다.이렇게 차량들의 흐름이 한가할 때에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잽싸게 횡단하는 수밖에 없다.일지매가 고대광실의 높은 담을 가볍
게 뛰어 넘어가듯이 왕복4차선의 차도를 건너간다.곧바로 희미한 선답자들의 족적을
더듬거리며 숲으로 들어서면 달성서가의 묘지를 지나게 되고, 신갈나무를 비롯한 참나무
들만의 접시를 엎어 놓은 것 같은 해발144m봉을 올려친다.
산길은 산책로처럼 비교적 널찍하고 말끔하다.이러한 행색의 숲길은 머지않아 아름드리
해묵은 노송 한 그루가 수문장처럼 지키고 있는 붕긋한 멧부리로 산객을 안내한다.해발
162.7m의 매복산 정상이다.온갖 활엽수들의 연두색 새순으로 연두빛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정수리를 뒤로하면 바람을 가르는 차량들의 숨가뿐 굉음이 다시 귓전을 우려대기 시작
한다.부드럽고 밋밋한 꺽다리 소나무 숲길은 머지않아 지맥을 가로지르는 경부고속도로
의 절개지 앞에서 산객의 발을 묶는다.터널공사를 하는 게 오히려 비용이 좀 싸게 먹힐
정도로 느껴질 만큼 절개지는 길고 깊숙하다.
절개지 앞에서 우측으로 발걸음을 하면 능성구가의 묵묘를 지나게 되고 비탈을 거의 다
내려설 무렵이면 또다른 능성구가의 묘지를 가로지르게 된다.고속도로에의 접근을 방지
하려고 막아놓은 철망울타리 곁을 따라 우측으로 발걸음을 하면 경부고속도로를 넘어설
수 있는 암거(지하도)를 만나게 된다.오늘의 지맥 구간산행은 여기쯤에서 마무리가 된다고
할 수 있겠다.다음으로 이어지는 행로는 어프러치 구간이 되는 셈이다.
-암거를 빠져나오면 전답으로 들어서게 되고 논뚝과 밭둑을 거쳐 전답들 사이를 빠져
나오면 마을 한복판을 지날 수 있는 고샅으로 들어서게 된다.대평2리 마을이다.대평2리
마을을 벗어나면 칠곡군 지천면과 달성군 하빈면을 잇는 왕복2차선(1번) 차도를 만나게
되는 데,우리의 베이스캠프인 버스가 자리하고 있는 곳은 경부고속도로의 육교 밑이다.
그 곳을 찾아가려면 1번 도로를 따라 우측으로 200미터쯤 발걸음을 보태면 된다(14시30분).
경부고속도로
-날씨는 점점 무더워지고 신록의 색깔은 하루가 다르게 짙어져만 간다.새들의 분주한
지저귐도 귀담아 들을 수 있게 되었으며, 들에서는 짝을 찾는 개구리 울음소리가 요란
하다.송홧가루 덕분에 더욱 짙어진 숲의 향기도 빼놓을 수 없다.미세먼지와 황사가 없었
더라면 마음껏 들이킬 수 있는 숲향이 아니겠는가.노르스름하고 푸르스름하기까지 한
송홧가루로 뒤발이 된 몸을 터니 송홧가루가 풀풀 날린다.전신은 물론이고 등산화까지
송홧가루 범벅이다.
일주일 전부터 일던 감기증세가 아직도 떠날 줄을 모른다.아주 고약한 감기가 아닐 수
없다.그 좋던 입맛도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오로지 술술 힘 안 들이고 넘길 수 있는
술 생각만 간절하니 더 고약스럽지 않은가.감기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가만히 휴식만
취하면서 영양식을 취하면 저절로 낳는 거라고 감기 안 걸린 산우들은 늘 충고삼아
권면하지만 그 이야기가 당사자들에게는 귓등에 머물고 말 것이라는 것도 산우들은
일찌감치 꿰뚫고 있는 사실이다.이제는 감기가 물러갈 때는 된 것 같은 데 그 놈은
아직도 뭉그적거리며 나를 떠나지 않고 있다. (2018,4/28)
(아래)황학지맥 지도2 요술고개-신동역(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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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황학지맥 지도3 신동역-합수점(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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