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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병봉산~천봉~불태봉~불태산깃대봉~
~귀바위봉~밤실재~못재
호남고속도로상의 장성나들목을 빠져나와 25번 자동차 전용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이십
오릿쯤 달려가면 월성삼거리에 이르고, 이 삼거리 갈림길에서 좌측(북쪽)으로 꼬리를
잇는 1번도로를 버리고 우측(남쪽)의 898번 지방차도를 좇아 급커브를 한 뒤, 한 마장쯤
더 발걸음을 보태면 닿게 되는 고개가 한재다.버스에 오른 지 꼭 3시간 반쯤이 흐른
뒤다(11시).장성군 북하면 방면과 담양군 대전면 쪽 사이를 잇는 왕복2차선의 898번 지방
차도가 넘나드는 한재의 언덕배기 주변의 길가에는 자가용 차량들이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넘쳐난다. 야외에서 주말을 즐기려는 행락객들이거나 등산객들의 차량일 게다.
언덕배기에서 해가 저무는 쪽(서편)으로 지맥의 산길은 꼬리를 잇게 된다.언덕배기의
어름에서 시작이 되는 산길은 으레 가파르기 마련이다.말안장 같은 이전의 수더분하고
부드러운 고갯마루를 자르고 뭉개어 길을 닦으려니 절개지 주변에서의 오르막 산길은
본의아니게 날카롭고 강팎한 심성으로 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그러나 치받이 오르막
산길은 뚜렷하고 완만하며 부드럽게 산객들을 맞이한다.새순을 막 튀어내고 있는 쥐똥
나무들이 신록의 계절을 연두빛으로 서서히 물들이기 시작한다.산길은 이내 가풀막진
행색을 띠기 시작한다.
들머리 한재(대치)
가파른 비탈길 주변을 따라 1.5m정도 길이의 통나무들이 군데군데 쌓여있다.가파른
오르막 산길을 따라 통나무 계단을 만들 모양이다.오르막은 더 가파르게 이어지더니
거뭇한 거죽의 바위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눈과 비로 자신의 주변을 보호하던
흙들을 씻겨보내고 뼈대(바위)만 앙상하게 드러난 셈이다.거뭇한 행색의 바위를 따라
비탈을 올려치면 삼거리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갈림길 한복판에는 산행안내 이정표가
서 있는데,좌측은 불태산(0.59km)을 가리키고 있으며,우측으로는 보두산정상(0.4km)을
가리키고 있다.한재를 0.77km지난 지점의 갈림길이다.
이정표가 가리키고 있는 우측의 보두산 정상 쪽으로 발걸음을 한다.등성이 산길은 거의가
울퉁불퉁하고 등성이는 비교적 유선형으로 날렵하다.그런 행색이니 등성이 산길 양측의
산사면은 벼랑일 수밖에 없다.가파른 비탈을 올려치느라 그동안 흘러내린 팥죽땀을 씻어
주려는가? 은근하게 불어오는 하늬바람이 시원하다.여느 멧부리라면 일급 전망봉 소리를
듣고도 남을 만큼의 조망을 줄만한 둥긋한 바위봉을 넘어서면 저만치 또 다른,삿갓모양의
멧부리 하나가 산객을 부른다.크고 작은 바위들 틈새로 다갈색의 가랑잎이 속속이 아금받게
들어차 있는 산길을 내려서고 한 차례 바위비탈을 더 올려치면 닿게 되는 붕긋한 멧부리가
해발786.4m의 병봉산(屛鳳山) 정상이다.
병봉산(보두산) 전경
빛 바랜 삼각점이 한복판에 박혀있는 정상에서의 조망은 눈이 부시고 시원스러우며 아름
답기까지 하다.병봉산은 병장산으로 부르기도 하고 조금 전의 삼거리 갈림길에 세워져
있는, 이정표에 적혀있는 '보두산'으로 일컫기도 하는 것처럼 이름도 꽤 여럿인 봉우리
이다.어느 이름을 선택하여 정상표시를 하면 좋을까 망설였는가,그 흔한 정상표시물이
하나도 없다.이름도 여럿인 병봉산에서 발길을 되돌려 조금 전의 삼거리 갈림길로 되돌아
와서 맞은 쪽의 불태산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산길은 벼랑 같이 매우 가파르게 시작이
된다.가파른 비탈길은 으레 갈지자를 그리며 산길은 이어지게 마련이다.그럼에도 불구
하고 내리받잇길은 벼랑처럼 꼬리를 잇는다.
그런 행색의 비탈길 주변으로 1.5m쯤 길이의 통나무들이 드문드문 쌓여있다.이곳에도
통나무 계단을 만들 모양이다.가파른 비탈 저 밑으로 서너 명의 작업인부들이 내려다
보인다.미상불 통나무 계단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중인 게다.급경사의 벼랑 같은 비탈은
늘푸른 편백나무들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부드럽게 변하며 말안장 같은 안부 사거리로
산객을 안내한다.잿막재이다. 잿막재 한켠에는 산행안내 이정표가 서 있는데, 우측의
산길은 장성읍 유탕리 마을로의 등하행 산길이며, 좌측은 담양군 대전면의 재막마을로의
등하행 산길이다.지맥의 방향인 맞은 쪽으로는 천봉을 가리키고 있다.
쉼터용의 등받이 없는 긴 의자가 두엇 마련이 되어 있으며 해묵은 느티나무도 서넛 자리
하고 있는데, 느티나무 밑동 주변에는 성황당 고개처럼 돌무더기 흔적도 보인다. 그러한
행색의 잿막재를 뒤로하는 산길은 비교적 완만한다.완만한 비탈에는 크고 작은 돌들이
흩어져 있으며 간벌목들이 뒹굴고 있고 재해를 당했는가,허리가 두 동강이 났거나
뿌리까지 뽑혀서 넉장거리를 하고 있는 허우대가 엄장한 수목도 눈에 띤다.그런 뒤에
오르막 산길은 통나무 계단이 안내한다.통나무 계단은 한동안 꼬리를 물며 이어진다.
길게 꼬리를 무는 통나무 계단은 누런 잡풀의 핼기장 같은 곳에서 한숨을 돌리는가 싶더니
내처 통나무 계단을 내놓으며 산객을 다그친다.
해발698m의 천봉
그런 뒤에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698m의 천봉 정상이다.붕긋한 행색의 처봉 정수리
에는 쉼터용의 긴 의자 두어 개가 산객을 기다리고 있으며 산행안내 이정표도 산객들의
산행안내를 돕고 있다.이정표에는 보두산을 3.2km지난 지점이라고 적바림하고 있으며
불태산을 1.5km남겨두고 있다고 또한 적고 있다.앞으로 넘어가야 할 불태봉과 갓봉
그리고 깃대봉 등이 차례를 기다리며 줄을 선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천봉을 뒤로하는
완만한 내리받잇길에서는 앞으로 넘어야 할 멧부리들을 한눈에 담아가면서 내려서는
산길이다.금빛햇살을 참따랗게 받아가며 비탈을 내려서서 곧바로 완만한 치받이 비탈
로 발걸음을 재우친다.
통나무 계단이 이끄는 비탈길을 올려치면 삼거리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한켠에 산행
안내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해발612m의 불태재인데, 좌측으로 나 있는 등하행 산길은
담양군 대전면 평장리의 한재골 계곡의 사방댐(1.0km) 방면의 산길이다.그런데 맞은
편의 산길을 가리키며 '불태산 등산로 아님'이라고 이정표에는 적고 있으며'사격장 위험'
이라고 노란 글씨를 덧붙여 적바림 되어 있다.맞은 쪽으로 발걸음을 해서 비탈을 내려
서고 다시 오르막 산길로 접어든다.바위들이 울멍줄멍한 바위 비탈을 기어 오른다.
서너 평은 족히 되 보이는 마당 같은 너럭바위에 오르니 조금 전 지나온 천봉이 한눈에
조망이 된다.
비교적 좁다란 울퉁불퉁한 바위 비탈을 따르면 바위들 틈새를 따르기도 하고 거슬러
넘어서기도 한다.헐떡거리며 바위비탈을 올려치면 삼거리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산행
안내를 맡고 있는 이정표가 우측 방면으로 등하행 산길이 나 있음을 가리키고 있는데,
가리키고 있는 목적지는 서동마을(1.7km) 쪽이다.천봉을 1.2km지나고 불태봉을 0.3km
남겨둔 지점이다.담양군 일대의 들판이 시원스레 조망이 되고, 한 주일 전에 지나왔던
병풍산 능선도 한눈에 조망이 된다.눈의 호사를 만끽하며 좁다란 유선형의 암릉아닌
암릉길을 따라 한 차례 더 바위 비탈을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멧부리가 해발729m의
불태봉 정상이다.
불태봉 정상임을 표시하는 대리석 빗돌 맞은 쪽의 바위절벽 모서리에 '추락금지'경고
판이 산객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담양들판을 어루만지며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
하다.불태봉 정상을 뒤로하면 울퉁불퉁한 근골을 자랑하는 갓봉이 저만치 건너 편에서
손짓을 한다.내리받잇길이나 치받잇길이나 바위투성이 산길이다.에돌아 이동을 하기도
하고 곧바로 거슬러 암봉을 올라서는 쎄미클라이밍방식으로 암릉길을 잇는다.바윗길은
코가 바닥에 닿을 만큼 가파르게 꼬리를 잇고 가뿐숨은 분주한 대장간의 풀무소리를 닮아
간다.그런 뒤에 오르게 되는 바위들만의 멧부리가 해발721m의 갓봉이다.정수리 일대에는
큼지막한 바위들이 겹쳐있기도 하고 서로 등을 대고 기대어 있기도 하다.멀리서 바라보면
그 모습이 마치 갓처럼 보여서 갓봉이라는 이름을 얻었을 게다.
엄마바위
대개 그러한 행색의 암봉 정수리는 넉넉한 구석이 없게 마련이다.그러니 뒤를 따르는
산우들에게 자리를 비워주어야 한다.갓봉을 내려서서 다시 바위비탈로 발걸음을 하면
아이를 품에 안고 있는 어머니 형상의 바위가 산객들의 시선을 끈다.'엄마바위'라고
이름을 붙여도 손색이 없지싶다.그곳을 지나서 암봉 하나를 넘어서면 바위절벽이 기다
린다.
바위절벽에는 두 가닥의 PE로프가 산객을 기다린다.그러나 고정로프는 굵직하지만
꽤 낡았다.차제에 교체를 서둘러야 할 게다.올망졸망한 바위능선길이 꼬리를 물며 이어
진다.가파른 바위비탈을 내려서면 숨 쉴 사이없이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으며 바위들의
틈새를 어렵사리 빠져나가면 곧바로 거북이처럼 바위벽을 기어 오르기도 한다.
그런 뒤에 오르게 되는 봉우리가 해발661m봉이다.작은 베개 같은 기름한 661m을
넘어서면 산길은 다시 오밀조밀한 암릉의 좁다란 유선형의 산길이다.담양 쪽의 드넓은
들판이 시종 눈에 들어오고 장성 방면의 들고 산도 한눈에 들어온다.가파른 바위비탈에
철계단이 걸쳐 있다.철계단의 안내를 받아가며 오르막 비탈을 올려치면 굵직한 몸피에
키는 작달막한 소나무들의 둥긋하고 다소 기름한 멧부리에 이른다.삼거리 갈림길이
나 있음을 알리는 산행안내 이정표가 산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좌측으로 장성군 진원면
상림리 학동마을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는 갈림봉이다.지맥의 산길은 이정표가 표시
하고 있는 맞은 쪽의 귀바위(2.5km) 방면이다.
갓봉 전경
집채만한 마름모꼴의 바위가 금새라도 쓰러져 굴러버릴 것만 같은 자세로 자리하고
있는 곳을 지나게 되고, 예전에는 헬기장으로 쓰였음직한 다갈색의 가랑잎과 잡목들의
차지가 되고 있는 헬기장터를 가로지르기도 한다.그런 뒤에 산길은 널찍하고 누런
잔디가 곱게 깔려있는 헬기장으로 산객을 안내한다.해발605m의 불태산 깃대봉 정상
이다.정수리 한구석에는 1999년에 재설된 삼각점(담양313)이 배꼽참외의 배꼽처럼 불툭
솟아 자리하고 있으며 산행안내 이정표도 하나 세워져 있는데, 좌측의 산길은 사방댐을
가리키고 있으며 지맥의 방향은 이정표가 가리키고 있는 귀바위(1.7km) 쪽이다.
불태산 깃대봉을 뒤로하는 내리받잇길에는 PE로프와 통나무 말뚝을 이용한 고정로프가
산객의 안전을 도모하고 있다.고정로프의 부축을 받아가며 비탈을 내려서면 가파른
오르막 비탈이 산객을 기다린다.헐떡헐떡 애면글면 오르막 비탈을 올려치면 돌니가
가득한 붕긋한 멧부리에 오르게 된다.등산지도상으로 보건데, 해발636m의 불태산 정상
으로 보이는데,정상임을 알려줄 만한 아무런 표식이 없는 무명봉의 대접을 받고 있는
봉우리가 아닌가.그러한 행색의 봉우리를 넘어서면 산길은 밋밋하고 부드러우며 산객을
다그치고 몰아세우는 급박한 성정의 산줄기는 아니다.
불태산 깃대봉의 헬기장
그런데 산길 좌측 주변으로 불에 탄 흔적이나 불에 그을려 꺼뭇하게 변한 행색의 수목들이
눈에 띠기 시작한다.이 주변은 아마 오랜 전에 산불피해를 당한 지역이었던 모양이다.
쉼터용의 등받이 없는 긴 의자가 마련이 되어 있는 쉼터를 지나고 꺼뭇꺼뭇하게 불에
타거나 그을린 아픈 상처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수목들을 지나고 나면 접시를 엎어
놓은 것 같은 붕긋한 멧부리에 이르게 되는데 이 멧부리가 해발581m봉이다.이 봉우리
주위를 크고 작은 돌들이 둘러싸고 있는데, 마치 퇴뫼식으로 쌓은 석성의 흔적이나 되는
것처럼 보인다.지맥은 이 봉우리에서 좌측의 10시 방향으로 꼬리를 잇는다.
581m봉을 뒤로하는 내리받잇길은 굵직한 PE로프와 통나무 말뚝을 이용한 고절로프가
맡고 있으며 고정로프의 임무는 머지않아 데크계단이 바톤을 이어받으며 산객을 안전
하게 안내한다.그런 뒤에 만나게 되는 말안장 같은 안부 사거리,큰재이다.큰재에는 사각의
지붕을 인 정자가 지친 산객들을 기다리고 있다.이 사거리 안부에서 좌측의 등하행 산길은
진원산성 약수터(0.3km)를 가리키고 있으며, 우측으로는 장성읍 유탕리를 가리키고 있다.
깃대봉을 1.3km지난 지점의 안부사거리다.귀바위를 가리키고 있는 맞은 쪽의 완만한
오르막으로 발걸음을 옮긴다.치받이 오르막은 완만하지만 부드럽게 이어진다.그러한
오르막은 길래 이어지지 못하고 이내 경사각이 급해지기 시작한다. 가파른 비탈길에는
데크계단이 기다랗게 걸쳐있다.
큰재
데크계단을 따라 가파른 오르막을 올려치면 산길은 좌측의 9시 방향으로 급선회를 하며
꼬리를 이어 나간다.밋밋하고 부드러운 산길을 300여 미터쯤 발걸음을 하면 닿게 되는,
8각의 정자가 산객을 기다리고 있는 봉우리가 해발 626.9m의 삼성산 귀바위봉이다.
깃대봉을 1.7km쯤 지난 지점의 봉우리다.여느 봄날의 날씨답게 포근한 기운이 천지사방
에 넘쳐 흐른다.이미 연부빛 새순을 튀우고 있는 무리도 보이고, 금새라도 새순을 튀울
것처럼 팽팽한 긴장감을 띠고 있는 축도 눈에 띤다.성미 급한 진달래들은 일찌감치 연분홍
꽃잎을 흐드러지게 피어내고 있으며, 뒤질세라 꽃봉오리를 터뜨릴 것처럼 부풀어 오른
꽃봉오리를 주체하지 못하고 개봉임박만을 기다리는 진달래들도 부지기수가 아니던가.
삼성산 귀바위봉에서도 갈림길이 나 있으니, 하나는 좌측의 사방댐으로의 등하행 산길
이며,지맥은 맞은 쪽의 이정표가 가리키고 있는 이재산성(0.9km) 쪽의 가파른 내리받잇
길이다.가파른 내리받잇길은 철계단이 안전하게 산객을 이끌고 있으며 철계단이 임무를
마치면 데크계단이 바톤을 이어받는다.그렇게 계단의 안전한 안내를 받아가며 가파른
비탈을 내려서서 한 차례 완만한 오르막 비탈을 팥죽땀을 쏟아가며 애면글면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는 해발535m봉이다.535m봉에서 지맥은 좌측의 10시 방향으로 꼬리를
잇는데 산길은 수렛길처럼 널찍하고 평지처럼 밋밋하고 부드럽다.
삼성산 귀바위봉의 팔각정
535m봉에서 200~300미터쯤 발걸음을 더하면 삼거리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산행안내를
맡은 이정표가 서 있는데 우측으로 제당산(4.2km)으로의 산길이 나 있으며 지맥의 산길은
맞은 쪽의 완만한 내리막이다.잡풀더미나 다름없는 오래 묵은 묵묘를 지나면 산길은
수렛길처럼 널찍한 행색을 띠기 시작한다.산길 우측의 길섶에 짙은 갈색의 '불태산
등산로 종합안내'라는 제목의 산행안내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이정표
도 하나 서 있는데 우측으로 제당산으로의 등하행 산길이 나 있음을 알리고 있다.등산
지도에는 이 근방이 이재산성(일명, 이척산성)이 자리하고 있는 지점인데 그 흔적을
감지할 수가 없다.
참고로, 이재산성은 이척(利尺)산성으로도 불리우는 산성인데, 삼국시대에 축성되어
조선 초에 폐성(廢城)된 것으로 추정된다.성의 형태는 계곡을 끼고 쌓는 포곡식(包谷式)
이며,석성(石城)과 토성(土城)이 혼합된 것으로 '신증동국여지승람'등의 문헌에 의하면
석축길이는 520척(尺)이며,높이는 3척이고 성 안에는 4개의 우물과 6개의 시내가 있었
으며 동,서,북문 지(址) 등 3문(門)이 남아 있으며 상당수의 기와편과 토기편이 흩어져
있다.소재지는 전남 장성군 장성읍 유탕리 산234 일대에 걸쳐 자리하고 있었던 산성이다.
수렛길처럼 널찍한 산길에는 다갈색의 솔가리가 마춤맞게 내려앉아 있으며 꺽다리
소나무들 밑에는 진달래들이 잔뜩 우거져 있다.머지않아 이 숲길은 연분홍 꽃잎이 난분분
하는 진달래꽃의 터널이 될 것이다.이러한 고즈넉한 숲길은 2층누각형태의 팔각정으로
산객을 안내한다.2층누각에 오르니 서북 방향으로 장성읍의 시가지 전경이 아스라하게
조망이 된다.다른 방향으로의 조망은 시원찮다.팔각정을 뒤로하면 누런 솔가리를 뒤집어
쓰고 있는 영일정가의 묵묘를 가로지르게 되고 골리앗 덩치의 송전철탑의 곁도 지나게
된다.송전철탑의 곁을 지나고 나면 지맥을 가로지르는 임도로 내려서게 된다.
이재산성 언저리의 팔각정
이 임도의 우측은 장성읍 영천리 방면이고 좌측은 장성군 진원면 쪽이다.임도를 곧장
가로질러 완만한 오르막 비탈을 올려치면 오르게 되는 봉우리는 낡은 삼각점이 박혀있는
해발199.4m봉이다.쥐가 뜯은 것처럼 볼품이 없게 변한 봉분의 묵묘를 지나서 완만한
비탈을 내려서면 왕복2차선 넓이의 폭을 자랑하는 비포장 임도가 기다린다.그러한
행색의 임도를 따라 좌측으로 조금 이동을 한 다음 임도를 버리고 우측의 숲으로 기어
든다.가파른 비탈길은 선답자들의 족적도 희미하기만 하다.우측 저만치 임도 쪽에서
웬 사내가 무어라고 소리치는 소리가 들려온다.무슨 내용인지 가늠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걷는 방향으로 가지 말라는 고함처럼 들린다.
그런 소리를 귓등으로 흘리며 비탈을 올라서면 해발190.6m봉이고 190.6m봉을 지나서
다갈색의 가랑잎이 수북하고 잡목들의 마른 가지들의 저항을 무릅쓰고 접시를 엎어
놓은 것 같은 붕긋한 봉우리에 오르면 해묵은 느티나무와 덩치가 어상반한 허우대의
상수리 나무 등이 지키고 있는 멧부리에 오르게 되는데 빈대떡처럼 밋밋한 봉우리에는
사각의 두어 자 크기의 콘크리트 기둥도 보이고, 가로 세로 두 자쯤 되는 콘크리트로
둘레를 삼은 우물 같은 구덩이도 눈에 띤다.군부대의 벙커로 사용됐던 곳이 아닌지.
허우대가 큼지막한 수목들이 몇 주 뿌리가 뽑힌 채 이리저리 자빠져 있다.이러한
허섭한 봉우리를 지나고 나면 공동묘역을 지나게 되고, 산길은 이내 왕복2차선의 차도로
꼬리를 드리운다.해발136.34m의 밤실재다.
밤실재
장성군 진원면(좌측) 방면과 장성읍과 장성나들목(우측) 사이를 잇는 왕복2차선(24번)이
넘나드는 밤실재에서 지맥은 언덕배기를 곧장 가로지르며 꼬리를 잇는다.밤실재를 넘나
드는 왕복 2차선의 도로가의 벚나무에는 눈송이 같은 벚꽃이 흐드러진 만개를 목전에
두고 있다. 잡목들의 저항을 헤쳐가며 나지막한 봉우리를 넘어서면 지맥은 다시 양회
임도로 꼬리를 드리운다.양회임도를 따라 금빛햇살을 가슴에 안고 좌측으로 100여 미터쯤
발걸음을 한 다음 임도 좌측의 숲으로 산객들은 기어오른다.길 같지도 않은 비탈을 올려
치면 해발212m봉이고,밋밋한 산길을 50여 미터쯤 이동을 하여 우측의 3시 방향의 완만한
비탈을 내려서면 왕복2차선의 양회임도로 내려서게 된다.
폭넚은 양회임도를 곧장 가로질러 막무가내로 길없는 비탈을 올려친다.가랑잎이 수북하고
잡목들의 잔가지들의 저항을 뚫고 비탈을 오르면 등성이에는 자동차 타이어를 대여섯 개씩
횡렬로 서너 줄을 반쯤 땅에 묻은 인공구조물들이 눈에 띤다.군 훈련용도로 만들어 놓은
모양이다.두어 자 높이의,'국방부' 라고 써 있는 사각기둥이 20~30m간격을 두고 땅 속에
박혀 있다.지맥의 산길은 그 표시를 이정표 삼은 듯이 이어지고 길은 수북한 가랑잎 천지다.
아름드리 통나무 십여 개를 땅 위로 50cm쯤 올라오게 통나무를 땅 속에 박은 군훈령용인
듯한 구조물 사이를 지나가기도 한다.
못재육교에서 내려다 본 호남고속도로
가랑잎이 수북한 산길은 수렛길처럼 널찍하고 평지처럼 밋밋하게 꼬리를 잇는데 '국방부'
표시의 노란 사각의 말뚝도 지맥의 산길을 줄곧 따라온다.밀양박가의 묘지의 곁을 지나고,
헬기장으로 쓰였음직한 헬기장터를 가로지르면 삼거리 임도를 만나게 되는데,우측을
바라보니 인근의 군부대 명의의 경고문이 세워져 있다.이 지역은 개인화기 사격장 위험
지역이니 접근이나 출입을 제한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입간판이다.좌측으로 발걸음을
하면 머지않아 호남고속도를 곧장 건널 수 있는 육교에 이르게 된다.못재육교다.
호남고속도로를 못재육교의 도움으로 내처 건너가면 왕복 2차선(1번)도로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이 오늘의 날머리 못재다(16시).
-오늘 산행은 세번 째인 마지막 구간을 가늠해서 3~4km쯤 더 산행을 할 계획이었는데
못재에서 꼬리를 내리게 되었다.선두팀이 못재에 도착한 시각이 오후 4시쯤이니 대략
5시간이 걸린 셈이다.후미팀이라고 해서 느린 건 아니다.선두팀과의 시간차이는 20여
분에 불과하다. 그만큼 지맥팀들의 주력은 다 엇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오늘 구간은
여느 지맥에 비하면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오르내림이 분주하고
가속도를 낼 수 없는 암릉이 잦았던 것도 원인이라고 할 수 있으며, 아직은 무더위에
익숙하지 않은 신체 상황도 체력소모를 한층 가중시킨 게 아닌지 모른다. 어쨌든 모든
산행은 오후 4시쯤이면 하산을 마치는 게 여러 면에서 알맞다.지나친 것이나 모자란 것
이나 모두 좋지 않다.적당한 것이 알맞은 것이다.과유불급(過猶不及)! 공자님 말씀이다.
(2018,3/31)
2-2.jpg
병풍지맥 2구간(궁산제-용구산-병풍산(826m)-불태산(729m)-큰재).지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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