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자지맥의 다섯 번째 구간이자 최종 마무리를 짓게 되는 산행의 들머리인 염치고개,
오늘의 거점 역참인 경강전철선 상의 경기광주역사 앞 버스승강장에서 시내버스로
공설운동장 옆 버스승강장으로 이동을 해서 그곳에서 다시 말(38-19번)을 갈아타고
퇴촌면으로 부리나케 달려간다.기실, 운동장 옆 버스승강장에서는 염치고개를 경유하는
시내버스(38-83,38-8)을 이용할 참이었지만 일요일과 코로나 여파로 운행횟수가 대폭
줄어든 까닭에 이들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처지로 몰린 까닭이다.
결국은 퇴촌농협 앞으로 이동을 해서 그곳에서 택시를 불러 염치고개를 찾아가는 우여
곡절을 겪게 된 거다.염치고개까지는 퇴촌농협 앞에서 10분쯤이면 넉넉하게 도착할 수
있다. 고갯마루를 20여 미터쯤 좀더 넘어가면 도로 좌측의 도로 변에 커피와 빵을 파는
카페가 있는데,들머리 산길은 그 카페 직전의 도로 좌측 산비탈에 있다.
염치고개 들머리
해협산,정암산,금봉산,국사봉 등의 등산 안내도가 담겨 있는 입간판이 마련이 되어 있고,
들머리 산길 어귀에는 암갈색의 산행안내를 위한 이정표도 세워져 있는데, 화살표시와
함께 해협산(1.72km)과 정암산(5.89km),국사봉(7.52km)까지의 거리가 자세히 적바림
되어 있다.수렛길처럼 비교적 널찍한 오르막 들머리는 잡풀과 칡넝쿨 등이 거지반 차지
하고 있고 거미줄까지 끼어든 형국이다(10시5분).
수렛길처럼 널찍한 오르막은 충주지가의 묵묘를 비롯한 두어 기의 묘지를 지나고 나면
말끔하고 멀쑥하다.하늘을 찌를 기세의 울창한 잣나무 숲의 곁을 지나고 베개처럼 기름한
등성이를 첫고등으로 넘어선다.산길은 널찍하고 부드러우며 다소 밋밋하게 꼬리를 잇는다.
높은 습도을 버티지 못한 비지땀이 줄줄 흐르기 시작한다.
울퉁불퉁한 바위들과 돌부리 등의 오르막은 등산 안내의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 갈림봉
으로 산객을 안내하는데, 이 갈림봉에서 지맥의 방향은 좌측 10시 방향이다.그런데 우측
3시 방향의 산길을 가리키며 산행안내를 맡고 있는 이정표는 '등산로 없음'이라고 묻지도
않았는데 굳이 밝히고 있다.이러한 갈림길은 골리앗 덩치의 송전철탑의 곁으로 이어지고,
한 차례 완만한 오르막을 더 올려치면 붕긋한 멧부리가 기다린다.해발531.3m의 해협산
(海峽山) 정상이다(11시).
붕긋한 정수리에서 좌측의 산길은 귀여리 방면의 등하행 산길이고, 맞은 쪽의 내리막은
정암산 방향이다.이곳에서는 좌측의 귀여리 방면이나 맞은 쪽의 정암산 방향이나 지맥의
한 굴레나 다를 게 없다.남한강과 북한강의 합수지점을 주장할 위치가 광범위하게 두루
걸쳐 있기 때문이다.그러한 사정으로 사람마다 제여곰 합수점으로의 하산길이 다르니
각각의 산행 트랙으로 나눠져 있는 거다.
해협산 정수리 한복판에는 훼손된 삼각점(이천22)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고,산객들을
위한 쉼터용의 긴 의자가 마련이 되어 있는 쉼터봉이자 삼각점봉이고, 삼거리 갈림봉
이기도 하다.그러한 행색의 해협산은 오랜 전 천지개벽 당시에 온 천지가 물바다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배를 타고 피난을 하던 중에 정상에 있는 '군두바위'에 말뚝을 박고 배를
잡아매어 위기를 모면하였다고 하는데,그 바위가 있는 곳이 골짜기라 하여 해협산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을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는 멧덩이기도 하다.
살모사 암수 한 쌍
그러한 전설의 해협산 정상을 뒤로하는 내리막 산길은 가파른 경사의 내리받이는 아니지만
PE 로프와 통나무 말뚝을 이용한 안전난간이 안내하는 내리막이다.그런데 내리막을 중간쯤
지나갈 무렵 발밑 부근에서 서너 자쯤 되보이는 옅은 갈색바탕에 검은색의 반점 무늬의 살
모사 두 마리가 꿈틀거리는게 아닌가.기함을 하고 살펴보니 이놈들이 도망을 하지 않고 그대로
동작을 멈추고 있는 거다.두 놈들이 지금 무슨 짓을 하다가 로마에게 들켜 모르쇠의 행태를
취하고 있는 건 혹여 아닌지 모른다.
그래서 스틱으로 두 놈들을 툭툭 건드리면 꽁지가 빠지게 도망칠 줄 알았는데,그게 아니다.
똬리를 틀고 목을 바짝 세우고 스틱에게 입을 벌리며 공격자세를 취하며 덤벼드는 거였다.
너희 인간들이 관여할 게 없다는 투다.이놈들이 자신들의 맹독만을 믿고 오만방자하게 만물의
영장인 인간을 겁도 없이 맞상대하려는,당랑거철(螳螂拒轍)이나 다름이 없는 어리석은 짓을
하려는 거다.그렇다고 그러한 약한 상대와 맞상대를 해서 해꼬지까지는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강한 자와 약한 자의 평화는 강한 자가 좀더 인내심을 가지고 참으면 양자의 평화는 꽤 오랫
동안 유지가 되는 법이다.
그러한 내리받이를 거치고 한 차례 완만한 오르막을 올려치면 언덕 같은 삼거리 갈림봉이다.
이번에도 좌측 방면으로 산길이 있는데,산길 안내를 맡고 있는 이정표는 이번에도 '등산로 없음'
이라고 시치미를 떼고 있다.이곳에서 지맥의 방향은 우측 2시 방향이다.산길은 여전하게 수렛길
처럼 널찍하고 멀쑥하며 부드럽고 밋밋하게 꼬리를 잇는다.산새들이나 풀벌레들의 울음소리도
없는 한적한 숲은 까욱까욱거리는 까마귀 두어 마리의 소리만이 간간히 울려퍼질 뿐이다.
산길은 머지않아 부드럽고 넉넉한 사거리 안부로 산객을 안내한다.좌측으로는 귀여1리 방향이고,
그 반대 쪽인 우측은 수청1리 마을회관 방면으로의 등하행 산길이다.맞은 쪽이 정암산 정상 방향
인데, 그곳을 3.19km 남겨둔 지점의 사거리 안부다(11시24분).안부 사거리 한 모퉁이에는 돌무더
기가 두 군데 수북하게 쌓여 있는 걸 보면 서민들의 민간신앙터인 서낭당 역할을 수행하곤 하던
고개인 모양이다.그러한 행색의 사거리 안부를 뒤로하고 5분여 발품을 더하면 삼거리 갈림봉이
기다린다.
서낭당 고개
이번에도 역시 좌측으로 산길이 나 있는데,산행안내를 맡고 있는 이정표는 '등산로 없음'이라며
그 쪽으로의 발걸음을 애써 제한하려 하고 있다.이곳에서 정암산 정상으로의 산길은 그 반대 쪽인
우측 3시 방향이다.바람 한 점 불어오지 않는 숲속은 습도까지 높아 비지땀은 연신 밑빠진 항아리
처럼 흘러내린다.조금 전에 갈증을 해결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곤 하는 탁주를 두어 잔 들이
킨 탓으로 더 줄줄거리는 건 아닌지 모른다.
산길은 다시 삼거리 갈림길을 내놓는데 이번에는 우측 방면의 산길로 이 방향으로도 이정표는
'등산로 없음'이라고 우기고 있다.이러한 갈림길에서 정암산 정상 쪽은 좌측 10시 방향으로
꼬리를 잇는다.5분여 발걸음을 재촉하면 기름한 꼴의 멧부리에 이르고 그 멧부리를 넘어서고
나면 삼거리 안부가 기다린다.이번에도 좌측 방향의 산길은 귀여1리 방면의 등하행 산길이다.
해협산과 정암산 그리고 금봉산 등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거지반은 귀여1리를 거점으로 하는
등산로인 셈이다.
삼거리 갈림길을 뒤로하고 나면 쉼터용의 긴 의자 두 개가 기다리는 쉼터에 이르고,쉼터를
뒤로하고 울퉁불퉁한 바위들과 돌부리,돌니의 완만한 오르막을 올려치면 걀쭉한 꼴의 삼거리
갈림봉이 기다린다.해발403.3m의 정암산(正巖山) 정상이다(12시44분).정수리 한복판에는
정상 빗돌이 아담하고, 그 곁에는 1988년에 복구된 삼각점(양수461)이 훼손된 채로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으며,정수리에서 남쪽 방향으로 비어져 나온 울퉁불퉁한 너럭바위 전망대와
그 한복판에 뿌리를 오지게 박은 노송이 한폭의 그림 같다.
귀여1리와 검천2리 마을회관 쪽으로의 등하행 산길이 갈리는 정암산 정상에서 로마는 귀여
1리 방면인 맞은 쪽의 산길로 발걸음을 하기로 한다.양쪽 어느 방향으로 향하든지 한강
합수머리 언저리가 되기 때문이다.울퉁불퉁한 바위와 돌부리 돌니의 완만한내리받이를
거치고 돌탑1기가 쌓여 있는 멧부리를 한 차례 넘어서고 나면 귀여1리 방향의 등하행 산길이
등성이 좌측으로 하나 보이고 좀더 맞은 쪽의 번듯한 산길을 좇아 발걸음 재촉하면 귀여1리
동구에 득달함으로서 비로소 도상거리 62.7km의 앵자지맥의 대미를 장식한다(14시10분).
남한강,북한강 합수머리/ 천마지맥(우측),검단지맥(좌측)
-경기도 광주시의 젖줄인 곤지암천과 경안천이 남쪽에서 북으로 흘러 한강의 큰 물그릇
팔당호로 스며들고,북한강과 남한강의 큰 물줄기가 역시 팔당호에서 한데 어우러지는
합수머리 강변의 귀여리 쪽 모래톱에는 야영장을 비롯한 시민들의 휴식공간이 널찍하게
마련이 되어 있다.그리고 경안천과 남한강의 강변을 따라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는 342번 지방도로에는 휴일을 맞아 교외 드라이브를 나선 차량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아직도 한낮의 무더운 햇살은 노드리듯 쏟아져 내리고, 후텁지근함을 해결할 만한 바람은
강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뒷짐을 지고 있다. 3십분여를 목놓아 기다린 끝에 퇴촌면
소재지까지만 운행하는 시내버스로 퇴촌농협 앞으로,그곳에서 다시 말을 바꿔 오늘의
거점 역참인 경기광주역으로의 번거러운 여정을 두루 거치게 된다.
(산행거리;11km.산행거리;4시간) (2020,7/26)
(아래)앵자지맥 지도4 천진암-팔당호(지도를 클릭하면 확대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