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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성철 스님의 인불사상
천지는 한 뿌리, 만물은 한 몸
성철(性徹, 1912~1993) 스님은 대한민국의 대표선사며 우리 시대의 부처로 추앙받는 국민선사다. 피나는 좌선과 아울러 우리 역사상 가장 다양한 책을 많이 읽은 선지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달마 대사나 조주 스님도 팔만장경이나 조사어록은 읽었다. 그러나 세계문학전집을 읽지는 않았다. 국민선사 성철 스님은 세계문학전집을 읽었다. 임제 스님도 팔만장경과 조사어록은 읽었다. 그러나 영목대졸의 선어록이나 우정백수의 불교전서나 나카무라의 불교론은 읽지 못했다. 그러나 성철 스님은 그것을 다 읽은 선사다. 그뿐만 아니라 성철 스님은 노장학과 공맹학은 물론이며 캐논보고서도 읽었고 심령과학서나 연령소급 최면술에 관한 학술지도 읽었다. 온갖 물리학 서적들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칼 구스타브 융이나 프로이트의 심리학도 다 읽었다. 또한 소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과 칸트, 니체까지 다 읽었다. 그래서 진정한 국민선사가 되었다. 그러므로 이 시대에 불교를 가장 잘 아는 분, 철학과 인생학을 가장 잘 아는 분이라 할 수 있다. 아마도 과거의 그 어떤 사람보다도 더 잘 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성철 스님이 내린 결론이다. 스님은 1986년도 부처님 오신 날 ‘천지는 한 뿌리’라고 제목을 지은 봉축법어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교도소에서 살아가는 거룩한 부처님들, 오늘은 당신네의 생신이니 축하합니다. 술집에서 웃음 파는 엄숙한 부처님들, 오늘은 당신네의 생신이니 축하합니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수없는 부처님들, 오늘은 당신네의 생신이니 축하합니다. 꽃밭에서 활짝 웃는 아름다운 부처님들, 오늘은 당신네의 생신이니 축하합니다. 구름이 되어 둥둥 떠 있는 변화무상한 부처님들, 오늘은 당신네의 생신이니 축하합니다.
물속에서 헤엄치는 귀여운 부처님들, 허공을 훨훨 나는 활발한 부처님들, 교회에서 찬송하는 경건한 부처님들, 법당에서 염불하는 청수한 부처님들, 오늘은 당신네의 생신이니 축하합니다.
넓고 넓은 들판에서 흙을 파는 부처님들, 우렁찬 공장에서 땀 흘리는 부처님들, 자욱한 먼지 속을 오고 가는 부처님들, 오늘은 당신네의 생신이니 축하합니다. 눈을 떠도 부처님! 눈을 감아도 부처님!
광활한 이 우주에 부처님을 피하려 하여도 피할 곳이 없으니 상하 사방을 두루두루 절하며 당신네의 생신을 축하합니다.
천지는 한 뿌리요, 만물은 한 몸이라. 일체가 부처님이요, 부처님이 일체이니 모두가 평등하며 낱낱이 장엄합니다.
이러한 부처님의 세계는 모든 고뇌를 초월하여 지극한 행복을 누리며 곳곳이 불가사의한 해탈도량이니 신기하고도 신기합니다. 입은 옷은 각각 달라 천차만별이지만 변함없는 부처님의 모습은 한결같습니다.
자비의 미소를 항상 머금고 천둥보다 더 큰 소리로 끊임없이 설법하시며 우주에 꽉 차 계시는 모든 부처님들, 나날이 좋을시고, 당신네의 생신이시니 영원에서 영원이 다하도록 서로 존중하며 서로 축하합시다."
가장 값지고 보람 있게 사는 삶 우리나라에서 불교를 가장 잘 아는 국민선사 성철 스님이 부처님 오신 날의 봉축법어를 이와 같이 하셨다. 성철 스님께서 말씀하신,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신 의미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당신은 부처님’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부처님은 ‘당신은 부처님’이라는 사실을 깨닫기 위해서 출가하셨고, ‘당신은 부처님’이라는 사실을 널리 전하기 위해서 49년간이나 설법하셨다. 그리고 그 후 모든 조사스님들도 한결같이 ‘당신은 부처님’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으며, 또한 모두가 ‘당신은 부처님’이라는 가르침을 널리 펼치면서 사는 것이 인생을 가장 값지고 보람 있는 삶이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리라. 거듭 말하자면 부처님과 역대 조사스님들은 인불사상(人佛思想)을 이 세상에 펼치기 위해서 이 땅에 오신 것이다. 불교공부를 제대로 하신 분이라면 당연한 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당신은 부처님’이라는 염불을 열심히 하면서 깊은 사유와 명상으로 자신의 인격이 되고 삶이 되게 해야 할 것이다.
<물속에서 물을 찾는다> 사탄이여! 어서 오십시오. 나는 당신을 존경하며 예배합니다. 당신은 본래로 거룩한 부처입니다. 사탄과 부처란 허망한 거짓 이름일 뿐, 본 모습은 추호도 다름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당신을 미워하고 싫어하지만 그것은 당신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부처인 줄 알 때에 착한 생각, 악한 생각, 미운 마음, 고운 마음 모두 사라지고 거룩한 부처의 모습만 뚜렷이 보게 됩니다.
그리하여 악마와 성인을 다 같이 부처로 스승으로 부모로 섬기게 됩니다. 여기에서는 모든 대립과 갈등은 다 없어지고 이 세계는 본래로 가장 안락하고 행복한 세계임을 알게 됩니다. 일체의 불행과 불안은 본래 없으니 오로지 우리의 생각에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나아갈 가장 근본적인 길은 거룩한 부처인 당신의 본 모습을 바로 보는 것입니다. 당신을 부처로 바로 볼 때에 온 세계는 본래 부처로 충만해 있음을 알게 됩니다.
더러운 뻘밭 속에서 아름다운 연꽃이 가득 피어 있으니 참으로 장관입니다. 아! 이 얼마나 거룩한 진리입니까. 이 진리를 두고 어디에서 따로 진리를 구하겠습니까. 이 밖에서 진리를 찾으면 물속에서 물을 찾는 것과 같습니다.
당신을 부처로 바로 볼 때 인생의 모든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됩니다. 선과 악으로 모든 것을 상대할 때 거기에서 지옥이 불타게 됩니다. 선·악의 대립이 사라지고 선·악이 융화 상통할 때에 시방세계에 가득히 피어 있는 연꽃을 바라보게 됩니다.
연꽃마다 부처요, 극락세계 아님이 없으니 이는 사탄의 거룩한 본 모습을 바로 볼 때입니다. 울긋불긋 아름다운 꽃동산에 앉아서 무엇을 그다지도 슬퍼하는가. 벌 나비춤을 추니 함께 같이 노래하며 춤을 추세. <성철 스님, 1987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어>
<참다운 불공>
집집마다 부처님이 계시니 부모님입니다. 내 집 안에 계시는 부모님을 잘 모시는 것이 참 불공(佛供)입니다. 거리마다 부처님이 계시니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을 잘 받드는 것이 참 불공입니다.
발밑에 기는 벌레가 부처님입니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벌레들을 잘 보살피는 것이 참 불공입니다. 머리 위에 나는 새가 부처님입니다. 날아다니는 생명들을 잘 보호하는 것이 참 불공입니다.
넓고 넓은 우주, 한없는 천지의 모든 것이 다 부처님입니다. 수없이 많은 이 부처님께 정성을 다하여 섬기는 것이 참 불공입니다.
이리 가도 부처님 저리 가도 부처님, 부처님을 아무리 피하려고 하여도 피할 수가 없으니 불공의 대상은 무궁무진하여 미래겁(未來劫)이 다하도록 불공을 하여도 끝이 없습니다.
이렇듯 한량없는 부처님을 모시고 항상 불공을 하며 살 수 있는 우리는 행복합니다.
법당에 계시는 부처님께 한없는 공양구를 올리고 불공하는 것보다, 곳곳에 계시는 부처님들을 잘 모시고 섬기는 것이 억천만 배 비유할 수 없이 더 복이 많다고 석가세존은 가르쳤습니다. 이것이 불보살(佛菩薩)의 큰 서원이며 불교의 근본입니다. 우리 모두 이렇듯 거룩한 법을 가르쳐 주신 석가세존께 깊이 감사하며 항상 불공으로 생활합시다. <성철 스님의 1983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어> |
출처 :염화실 원문보기▶ 글쓴이 : 無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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