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투자의 대상은 농지 아니면 임야다. 이 중 농지는 취득하기가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어서 자세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도시인들의 농지 취득을 어렵게 하는 요소는 '농지취득자격증명'과 '토지거래허가'다.
먼저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보자. 우리 헌법은 농민만이 농지를 소유토록 하는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도시인이 농지를 취득려면 원칙적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아야 한다. 농지취득자격증명은 해당 읍·면·동 소재지의 농지위원 두 명이 '이 사람은 농사를 지을 사람'이라고 확인해 주는 것이다. 농지위원은 주로 해당 지역 이장 또는 반장이 맡고 있다. 증명을 받기 위해서는 '1년에 30일 이상 농사를 짓지 않으면 강제로 매수를 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적힌 농지매매취득신청서에 서명날인을 하면 된다. 그런데 투자 목적으로 땅을 사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고 있어 이 제도의 보완이 시급한 실정이다. 땅투기가 심한 지역에 가보면 부동산중개업소들이 알아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아주고 있다.
다음은 토지거래허가제다. 이는 투기를 막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토지를 취득할 때 시·군·구청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비도시지역에선 농지는 3백평(1천㎡),임야는 6백평(2천㎡)을 넘으면 허가를 받아 거래해야 한다. 현재 수도권과 충청권 대부분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다. 땅 투기자들은 거래허가를 받기 위해 다양한 편법을 쓰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 6개월 이상 살면 합법적으로 토지거래허가를 받을 수 있어 위장전입을 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매매를 증여로 위장하기도 한다. 이 때 증여세를 부담해야 하지만 증여세는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내기 때문에 큰 부담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
현지인 명의로 땅을 산 뒤 그 땅에 근저당을 설정하거나 처분금지가처분신청 및 가압류 등을 걸어 놓는 것도 전문 투기꾼들이 즐겨 쓰는 수법이다.
[쉽게읽는 '땅이야기'] <27> 보상시점을 노려라
요즘 강화도 지역 부동산중개업소를 방문해보면 김포에서 온 사람들이 눈에 띈다.
김포시 양곡지구(26만평)와 마송지구(30만평)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이 새로운 터전을 찾아 강화도 지역을 부지런히 답사하고 있는 것이다.
현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이들이 주로 찾는 땅은 농가주택을 끼고 있는 땅이다. 평생 농부로 살아온 탓인지 다른 곳에 가더라도 농사를 짓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들이 특별히 강화도 지역을 답사하는 것은 김포 주변에선 그나마 가격이 싼 축에 속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실수요와 가수요가 겹치면서 땅값이 들썩인다는 점이다.
강화도 지역은 군사시설보호구역해제 및 김포신도시 후광효과 등으로 인해 땅값이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 중의 하나다.
농부들과 달리 신도시 등 개발지의 주변부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이들 중에선 보상시점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많다. 이들은 토지보상이 시작되기 몇 개월 전에 매입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이유는 토지보상을 전후해 수요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정부가 개발하는 신도시 산업단지 등은 수용방식으로 개발이 진행된다. 원주민들로부터 토지를 강제수용한 뒤 일정한 보상금을 준다. 그런데 이 보상금을 받은 이들은 대부분 주변지역에서 새로 땅을 산다. 원주민들은 자기가 살던 지역에서 멀리 벗어나는 것을 본능적으로 싫어하기 때문이다. 또한 보상을 받은 농부가 주변지역 전답을 사면 취·등록세가 면제된다. 게다가 한번 땅으로 돈을 번 사람은 반드시 다시 땅에 돈을 묻게 된다.
지난해 말 판교신도시 보상이 시작된 이후부터 용인시 성남시 분당구 등 판교 주변의 땅값이 큰폭으로 뛴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보상시점을 노리면 토지의 가장 큰 약점인 환금성 문제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수요자가 많아서 던지고 싶을 때 언제든지 던질 수 있다.
지난해에는 정부가 신도시 등 각종 개발계획을 무더기로 쏟아냈다. 따라서 올해부터 보상이 착착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토지시장이 불안해 보이는 이유다.
[쉽게읽는 '땅'이야기] <28> 임야는 함정투성이
땅에 대해 문외한인 N씨는 아름드리 나무와 빼어난 산세 등에 반해 충동적으로 강원도 임야를 샀다. 무엇보다 가격이 너무 쌌고 경치가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전문가로부터 자신이 싼 임야는 보기에는 좋지만 개발이 불가능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얘기를 듣고 낙담했다. 보존가치가 높은 나무와 자연석이 많고,산의 경사도도 심해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이처럼 임야투자에는 함정이 많아 주의해야 한다. 우선 임야는 덩치가 크다. 대부분 수천평 이상이어서 개미투자자들이 달려들기엔 벅차다. 또 가격이 농지에 비해 저렴해 유혹되기 쉽다. 개발이 어렵다보니 가격이 쌀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간과하기 쉽다는 얘기다.
임야는 반면 고위험·고수익의 특징도 가지고 있다. 주변이 개발되면서 2천∼3천원 하던 땅이 어느날 갑자기 8천∼9천원으로 치솟는 사례도 가끔 있다. 또 농지보다는 개발 절차가 간소하다. 농지취득자격증명 등의 절차가 필요없다.
하지만 싼 땅값에 비해 개발비용은 의외로 많이 들 수 있다. 경사지를 평탄지로 만들고 축대와 옹벽을 쌓다보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도 있다.
임야 투자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피해야할 대상은 보전목적 강한 보전산지다. 임야는 산지관리법상 보전산지와 준보전산지로 구분된다.
준보전산지는 전원주택부지 등으로 개발이 가능하지만 보전산지는 농업 또는 임업에 종사하지 않으면 개발이 불가능하다.
경사도가 심한 임야도 피해야 한다. 보통은 평균 경사도 45도 이하면 산림형질변경이 가능하지만 까다로운 지자체의 경우 평균 경사도가 15도만 넘어도 개발을 못하도록 하고 있다.
암반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임야도 피해야 한다. 돌이나 자갈이 많은 땅의 경우 지하에 암반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 분묘기지권이 인정되는 묘지가 많은 임야,소나무 등 보전가치가 있는 나무가 많은 임야,자연석이 많은 임야,진입로가 없는 임야 등도 기피대상이다.
마지막으로 농지 등 대부분의 토지에 대한 규제는 완화되는 추세지만 임야에 대한 규제는 강화되는 추세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쉽게읽는 '땅'이야기] <29> '혹시 지주작업?'
경기도 평촌신도시에 사는 A씨는 지난 97년 투자목적으로 김포시 진흥지역 내 농지 2천평을 샀다. 매입가격은 평당 10만원 이하였다. A씨는 길게 보고 그저 묻어둔다는 생각으로 땅을 샀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자신이 산 땅 건너편에 장기택지개발지구가 들어선다고 발표됐다. 그리고 지난해엔 장기지구와 바로 인접해 김포신도시가 건설된다는 발표가 나왔다. 이 같은 호재가 연이어 터질 줄은 상상도 못했던 터라 하늘을 날듯이 기뻤다. 땅값은 정확히 확인해보진 않았지만 평당 수십만원 정도는 될 것으로 짐작됐다.
그런데 올들어 김포지역 중개업소 3∼4곳에서 집중적으로 땅을 팔라고 제의를 해왔다. 평당 55만원을 받아주겠다고 했다. 중개업소들이 끈질기게 전화를 해대는 데다 기대이상의 수익을 거둔 터라 팔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그러나 최종 결심을 하기 전 토지 전문가에게 상담을 해보기로 했다. 상담결과는 뜻밖이었다.
A씨의 땅은 지금 당장 내놔도 70만원은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개천을 사이에 두고 택지개발지구와 접하고 있다는 게 장점이었다. 게다가 도시계획상 그 땅과 접해 도로가 뚫릴 예정이었다. 그럼에도 중개업소들이 55만원을 제시한 것은 자신들이 15만원 정도 붙여서 되팔기 위한 것이라고 전문가는 설명했다
만약 컨설팅을 받지 않았으면 3억원이나 손해를 보고 땅을 팔 뻔한 셈이다. A씨는 컨설팅 비용으로 지급한 50만원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이 처럼 개발예정지역에선 중개업소들이 매물을 확보하기 위해 안감힘을 쓴다. 수요는 많지만 매물이 적다보니 매물 확보가 수익의 관건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땅주인의 연락처를 찾아내 높은 값을 쳐주겠다며 매도를 종용한다.
중개업소들은 이를 두고 '지주작업'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지주작업을 하는 이들 중엔 시세를 속이는 경우도 있다.
컨설팅을 받든 아니면 스스로 발품을 팔든 자기 땅은 자기가 지켜야 한다.
[쉽게읽는 '땅'이야기] <30> 절대 속이지 않는다
서울 강남에 사는 C씨(45)는 2백억원대의 땅 부자다.
그는 대학 졸업 이후 꾸준히 땅투자를 해 이같은 부(富)를 일궈냈다. 그가 땅과 인연을 맺은 것은 대학 3학년때다. 그에겐 고등학교때 학비를 대준 은사가 있었다. 그는 대학에 들어가서도 이 은사에게 꼬박꼬박 세배를 다녔다. 그가 대학 3학년이 되던 해 설날 그 은사는 갑자기 그를 서재로 안내했다. 그리고 그에게 재테크 지침을 내렸다.
은사는 "사회에 나가 돈을 벌면 반드시 번돈의 30%는 땅을 사라.그리고 한번 땅을 사면 밥을 굶는 한이 있어도 절대 팔지마라"고 말했다. 그 이후 그는 이 원칙을 지켰다. 아니 땅 투자 비중을 50%까지 늘렸다.
중국과 일본을 상대로 한 무역업에 손을 댄 그는 번돈의 50% 이상은 반드시 땅을 샀다. 그리고 산 땅은 적어도 5년 이상 보유했다. 10년 이상 보유한 땅도 꽤 된다.
그는 운이 좋게도 투자할 때마다 10배 이상의 수익을 남겼다. 여기에 재미를 느껴 땅투자 비중을 70%까지 늘리기도 했다.
가장 최근 투자에 성공한 땅은 용인 수지에 있는 임야다. 그는 10년전쯤 수지택지개발지구가 개발될 때 이 땅을 샀다. 수지지역 토지보상이 들어갈 즈음해서 2억8천만원을 주고 매입했다. 그런데 중간에 외환위기가 닥쳤다. 당연히 자신이 하던 무역사업도 위기에 빠져 현금이 제대로 돌지 않았다. 그래도 그는 수지 땅을 포함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땅만은 절대 팔지 않았다. 전셋집에 살지언정,흔한 외식한번 못할지언정 땅만은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 위기를 넘기자마자 호재들이 날아들었다. 이 땅 뒤쪽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줄이어 들어오면서 땅값은 크게 올랐다. 언제든 상가를 지을 수 있는 자리여서 현재는 70억원 이상 호가하고 있다.
그는 현재 수지 땅에서 생긴 이익을 다시 땅에 묻기 위해 제주도 등지를 돌며 투자처를 물색 중이다. C씨는 그동안 땅투자를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고 했다.
C씨는 "돌이켜보면 땅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사업은 물론 때로는 자식도 나를 속일 때가 있었지만 땅만은 결코 저를 속이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