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비열전 6
제6대 단종(이홍위)의 여자
정순왕후 송씨...
한마디로, 애도 하나 없이
청상과부로 이 세상을 살다가 가셨다.
비운의 왕후다.
정순왕후 송씨는 세종 22년(1440년)에
아버지 판돈녕부사 송현수(여산 송씨)와
어머니 여흥 민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단종 1년(1453년)에
14살의 나이로 15세의 단종과 혼인했다.
1453년 계유정난으로 수양대군이
문종의 고명대신인 황보인과 김종서 등을
죽이고 실권을 장악하는데 수양대군이
약 2년간 조카 단종 밑에서 영의정으로
명분쌓기를 하고 1455년에 왕에 오른다.
단종은 허수아비 왕노릇 2년 만에 물러난다.
아니 끌려 내려온 것이다.
단종은 세조 3년(1457년)
노산군으로 강등되고 영월로 유폐
(유폐란 사람을 일정한 곳에 가두어 두고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함을 의미합니다.)
되어 죽게 되는데 이 스토리는 다 알 것이다.
정순왕후 송씨,
결혼하여 신혼생활도 제대로
한번 못해보고 비극적인 삶을 살아간다.
단종이 재위 2년 만에 상왕으로 밀려나자
왕대비가 되었다가 1457년 단종이
노산군으로 강등되자 대군부인으로 강등된다.
참으로 여자 팔자는 뒤웅박 팔자라더니..
남편 따라 직위가 왔다리 갔다리 한다.
그러다 남편이 영월에서 강압에 목을 매 죽는다.
정순왕후 송씨,
꽃다운 나이 열여섯에 청상과부가 되었다.
슬하에 자녀도 없이... ㅠㅠ
괜히 왕비로 간택되어 신세가 처량하게 돼버렸다.
속으로 "꺼이 꺼~이" 하면서 많이 울었을 것이다.
그는 동대문 밖 숭인문 청룡사 앞 동망봉 기슭에
초막집을 짓고 그녀를 따르던 시녀들과 살았다.
단종의 죽음을 듣고 소복을 입고 조석으로
산봉우리 거북바위에 올라 단종이 있는
동쪽을 향해 슬프게 통곡했다고 한다.
그 구슬픈 통곡소리에 주위의
아낙네들이 함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아~ 아무리 글이라지만 애달프다.
"우얄꼬?" (What shall I do?)
정순왕후는 시녀들이 동냥해온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했는데 이 소식을 들은 세조가
식량을 보냈으나 끝까지 거절했단다.
참 지조있는 왕후였다.
자줏물을 염색하는 일로 여생을 살았다.
그래서 그 마을 이름이 자줏골이 되었다고 한다.
단종의 누님인 경혜공주가
유배지에서 낳은 정미수를 양자로 삼고서...
생명의 끈은 질긴 것이어서 정순왕후는
비참하게 세상을 떠난 단종을 그리면서
82세의 나이에 한많은 일생을 마친다.
다행히 177년이 지난 1698년 숙종 24년에
단종이 복위되자 신주가 종묘에 모셔졌고
젯밥을 드실 수 있게 되었다.
대체 권력이 무엇이길래...
인생이란 한 점 구름이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 일텐데 정순왕후 송씨,
한 많은 세상을 고생만 하다 가셨다.
박완서 선생은 88 올림픽 때 남편을 잃고
삼개월 후에 사랑하는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으셨는데 어떻게 그 고통을 극복하셨느냐고
묻자 박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단다.
"고통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참고 견뎌내야 하는 것이다." 라고...
정순왕후 송씨도 그 고통을 참고
견디어내며 어찌보면 죽음보다도
더 어려운 삶을 살아 가셨을 것이다.
그래도 참고 견디어 내고 천수를 다하고 가셨다.
남편 단종 몫까지 다 살으시고...
남편 단종은 기뻤을 것이다.
비록 이승과 저승의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부인이 끝까지 굳굳하게 살아
그 고통을 참고 자신에게 와 주어서
아마도 이러지 않았을까?
"임자, 고생하셨네.
이제 편히 쉬시게!
고맙네. 잘 살아줘서..." ㅠㅠ ㅠㅠ
마음속에 비가 내린다.
단종과 정순왕후의 눈물이 흐르듯이...
내일 또 이어서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