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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사진편지 제2097호 (14/5/6/화) [한사모' 공식 카페] - 'Romantic Walking' -[클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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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34회 '북한산 길' 주말걷기 후기
글.편집.음악.안내 : 함수곤 (한사모 회원, ham60@hanmail.net) 사진 : 이경환 (사진위원, kwhan43 @hanmail.net) 사진 : 이창조 (한사모 회원, lc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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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모 제 2기에 접어들어 주말걷기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한사모 주말걷기 안내를 전 회원이 참여해서 윤번제로 봉사하기로 한 것입니다.
저와 아내는 이석용 단장님께 4월 27일(일)과 11월 9일로 연 2회 봉사를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한사모가 대한민국 U자 걷기 임진각 골인 1주년 기념으로 파주와 연천의 평화누리길을 걷게 되어 저희가 희망한 4월 27일은 5월 4일(일)로 부득이 조정되었습니다.
5월 4일은 일요일, 5일 어린이 날, 6일 석가탄신일, 그리고 5월 3일의 토요 휴무까지 합하면 연달아 4일이 휴일이고 또 어버이 날까지 끼어 있는 가정주간입니다.
황금 연휴와 가정 주간 등으로 인한 가족단위 행사가 많은 기간이어서 많은 회원님들이 주말걷기에 참가하시기에는 형편이 별로 좋지 않은 날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안내문에 제가 이렇게 써 넣었습니다.
"혹시 황금 연휴에 가족여행 계획도 없어 외로운 회원님은 저희가 안내하는 북한산 주말걷기에 나오시면 '만원의 행복' 길로 모시겠다.''
그런 회원님들이 많으셨는지 5월 4일 오후 3시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1번 출구에 모이신 회원님은 모두 62 명이나 되었습니다.
주말걷기의 성패는 걷기코스, 날씨, 뒤풀이 식당의 3박자가 잘 맞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중 걷기코스와 식당은 선택사항이니 안내자의 노력과 정성으로 해결되지만
날씨만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하늘의 영역이니 어쩔 수가 없는데 일주일 전부터 예고에 전국적인 비 소식이 떠오르고 있어 저희를 피곤하게 했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서울은 도심에서 바로 조금만 나가면 금방 좋은 산과 만날 수 있는 천혜의 도시로서 외국인들이 서울에 오면 무척 부러워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도심의 남산, 인왕산, 북악산, 안산, 우면산, 매봉산, 그리고 관악산, 청계산, 북한산, 도봉산, 아차산, 불암산 등 서울의 사방을 아름다운 산들이 병풍처럼 쭉 연이어 둘러 싸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북한산은 국립공원입니다. 다른 산들은 그냥 산이지만 북한산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것만 보아도 북한산이 보통 산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작년 5월, 북한산 자락으로 이사를 오기 전 만 해도 저희는 북한산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산 밑으로 이사 온 후에 아무래도 바로 가까운 곳에서 그 모습을 늘 바라 보게되고 근처를 어슬렁거리다 보니 아! 이 산이 여러가지 면에서 보통 산이 아니고 국립공원이 될만한 곳이구나 그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북한산은 매우 범위가 넓은 광대한 산이고 명소, 명봉도 많으며, 21개구간 71.5km의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고 수십개의 사찰도 자리잡고 있는 큰 산이어서 그 전모를 쉽게 파악하기가 어려운 산입니다.
그래도 이처럼 큰 산의 일부분이라도 걸으면서 이 산의 냄새를 맡으며 어느 정도 즐기고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줄곧 그런 생각을 해오다가 이번 걷기 코스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구파발 역 1번 출구 앞에서 34번 시내버스를 타고 약 10분 정도 달려 북한산성 입구 정류장에서 내렸습니다.
북한 산성 입구는 북한산을 찾는 등산객이 많기 때문인지 넓은 주차장이 있고 등산복을 비롯한 여러가지 장비 등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했으며 식당과 커피점도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가게들이나 주변 풍경이 상당히 세련되어 마치 어느 외국의 유명 등산지 입구 처럼 보이기도 해서 언제 이렇게 조성되었는지 놀랄 지경이었습니다.
그전 창덕궁 주말걷기 때 기수 역할을 마스코트처럼 귀엽게 했던 정승민 군(신원영, 손귀연 부부회원의 외손자)이 특별 참가했고,
일본 오사카 코리아 국제학교 교장인 김용만 고문님이 일시 귀국 중 바쁜 틈을 내어 참가해서 무척 반갑고 고마웠으며 오랜만에 정완호 전, 한국교원대 총장님도 참가해서 즐겁게 함께 걸었습니다.
이날 우리가 걸은 북한산성 입구에서 용학사 입구까지의 길은 약간의 경사가 있는 길로서
북한산의 수려함과 웅장함, 신선함과 호젓함을 충분히 맛보고 느낄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대서문을 지나 무량사 근처에 당도하니 바로 눈 앞에 북한산의 대표적인 장관이 쑥 들어왔습니다.
원효봉, 염초봉,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 등 해발 500-800m의 다섯 봉우리가 나란히 우뚝 서서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었습니다.
북한산의 5봉을 이처럼 한 눈에 바라 볼 수 있는 광대한 스크린은 여기 밖에 없습니다.
자세히 볼 수 있는 5봉 전망대와 안내판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거기서 5봉을 배경으로 단체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박화서 표 인절미와 김창석 바텐더의 따뜻한 칵테일은 이날도 변함없이 제공되었습니다.
이날 걷기에서 간식을 들며 5봉 감상만 즐겨도 본전은 뽑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늙어서 힘든 등산은 부담이 되는 회원들은 5봉을 올려보며 아마 젊은 시절 오르내렸던 백운대, 만경대, 인수봉 등산의 아련한 추억을 회상했을지도 모릅니다.
백운대, 만경대. 인수봉의 800m가 넘는 세 봉우리 때문에 고려시대부터 북한산은 '삼각산'이라고 불려왔답니다.
이날 걷기의 반환점인 용학사 입구의 넓은 쉼터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하늘이 캄캄해지고 빗방울이 비치기 시작했습니다.
전국에 비가 내릴 것이란 예보에도 불구하고 햇볕이 비치고 멀쩡한 날씨를 보여주어 우리를 기쁘게 하더니
억지로 오래 참고 있던 오줌을 찔끔거리듯 하늘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조금 찔끔거려서라도 한사모를 보아주느라고 구겨버린 일기예보의 체면도 어느정도 세워주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하늘의 이런 숨은 의도를 재빨리 읽은 회원들은 갑자기 마음이 바빠져서 맹렬한 스피드를 내어 하산 길을 내려왔습니다.
한달음에 내리막 길을 재촉해서 회식 장소인 전주식당에 오후 6시 경에 도칙했습니다.
이날 막걸리 잔을 높이 들고 제가 외친 건배사는 "한사모! 한가족!"이었습니다.
막걸리로 건배한 뒤 반주는 좀 고급으로 했습니다.
김용만 고문님이 일본에서 발렌타인 21을 한병 들고 왔고 김영신 걷기단 총무님이 로얄 살루트 21을 가져왔기 때문입니다.
두 분의 성의와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사실로, 우리는 한가족이나 다름없습니다. 현역 시절엔 제각기 서로 다른 길을 걸었지만,
은퇴한 후에는 오랜동안 같은 길을 걸어 왔고 앞으로도 주욱 아름다운 황혼 길을 함께 걸어 가야 할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서로의 성격과 취미, 라이프 스타일을 다 알고 있으며 자식들이 어떤 공부를 했고 무슨 일을 하는지,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애창곡이 무슨 곡인지, 어떤 술 버릇이 있는지, 부부간의 금실은 어떤지도 모두 다 알고 있습니다,
8년째 매주 일요일에 만나왔고 두 달 이상의 시간을 조국의 둘레길 위에서 함께 먹고, 함께 목욕하고, 함께 잠자며 보냈기 때문입니다.
한 가족은 허세부리고 잘 난척하고 , 쉽게 삐치고, 거만 떨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언제나 진실하고 순수하며 친절하고 성실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계속 관심을 가지고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아끼고, 서로 베풀고, 사랑해야 할 것입니다.
이날 회식 메뉴는 김치 전골이었습니다. 돼지고기와 김치와 두부를 넣어 요리한 것인데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다음 주 제335회 주말걷기 안내를 맡은 박화서 회원님께 깃발을 넘겨주었습니다.
전주식당에서 한참 걸어나가서 시내버스를 타고 지하철 3호선 구파발 역까지 가야되었지만, 신원영 회원님이 어느 사이에 재빠르게 주선해서 식당 바로 앞에 대기시켜 놓은 25인승 버스 2대에 나눠 타고 구파발역까지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이날 걷기에서 과일수송, 북한산 안내 팜플렛 제공, 걷기 도중 해설 귀가 길 버스 준비 등 여러가지로 맹활약한 고마운 이웃사촌 신원영 회원님 내외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단조롭고 상하행 길이 동일하며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있었던 불편한 길을 시종 즐겁게 걸어주신 참가 회원님께 감사드립니다.
Robert Schu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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