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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피정 순례길 답사-11일째(마지막 날)
이번 ‘제주 피정 순례길 답사'는 2013년 3월 21일로부터 4월 2일까지 12박 13일 동안 이루어졌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시작이요 끝이시고, 알파요 오메가이시듯 순례는 중앙성당에서 바닷길을 따라 동쪽으로 하루 평균 8시간을 걸어서 제주도를 한 바퀴 돌아 출발한 원점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오! 아름다워라. 주님의 숨결이 깃든 제주여!
이번 답사는 처음 안창호 신부님, 최화웅 비오, 김진철 레오, 김성우 바오로 등 4명이 시작하여 거리와 경유지를 체크할 수 있는 GPS실무경험자 최재욱 세레자 요한 형제가 신창에서 합류했습니다. 저희들은 해안선 250여 km를 굽이굽이 쉼없이 걸으면서 다음에 올 순례객을 위한 길안내 리본 달기와 숙소를 알아보는 등 꼼꼼한 사전현장답사를 거치면서 열하루만에 제주도를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답사길에서는 내딛는 걸음마다 믿음과 신앙뿐아니라 역사와 문화, 삶과 꿈, 상처와 아픔을 주님의 눈으로 보고 느끼며 몸소 체험을 통해 공감하려고 애썼습니다. 귀기울이면 부활하신 주님께서 저희들에게 “다 이루어졌다.”(요한 19:30)라고 하시는 말씀이 귓전에 들리는 것같았습니다.
제11일(2013. 4. 1) 파스카 성삼일로부터 부활 성야까지 저희들은 모슬포, 신창, 한림 성당의 교우들과 함께 '알렐루야'를 소리높이 외쳤습니다. 저희들이 ‘알렐루야’를 외치며 기쁨에 젖을 때 두 눈에서는 감사의 눈물이 거침없이 흘렀습니다.
답사를 마무리하는 오늘은 ‘부활 팔일 축제 내 월요일' 입니다. 맑은 4월의 하늘 아래 산과 바다가 더 없이 맑고 아름다웠습니다. 산과 들에는 희고 노란 봄꽃들이 바람에 그윽한 향기를 날렸습니다. 마지막 날 순례는 숙소로부터 35km 떨어진 하귀 성당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오늘 마지막 답사는 내일 떠날 짐을 미리 싸고 일정을 점검하느라 오전 11시가 되어서야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출발이 늦어진만큼 부지런히 걸어야 했습니다. 하귀 성당으로부터 해안도로를 따라 3.7km를 걸었을 때 고려말 항몽의 격전지 애월항이 눈 앞에 펼쳐졌습니다. 수평선이 선명한 쪽빛 바다가 출렁이는 해안을 두고 걷기에 너무 여유롭고 좋은 곳이었습니다.
아름다운 바닷길이 끝나는 외도에 정난주 성당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바람 많은 제주의 초가지붕처럼 나직이 엎드린 모습으로 다소곳이 저희들을 반겼습니다. 정난주 마리아는 다산 정약용의 조카이자 황사영의 부인으로 1801년 신유박해 때 노비로 유배되어 37년 동안 종노릇을 하다 1838년, 66살의 나이로 이 세상을 떠난 분입니다.
오늘은 ‘신앙의 해'를 살아가는 제주시내의 8개 성당을 모두 순례하기로 했습니다. 오늘 걸어야할 27.6km는 다소 부담스러웠으나 어두운 밤 낯선 길도 주님의 빛을 따라 열심히 걷기로 했습니다. 주님과 함께 걷는 답사길은 걸을수록 채워지리라 믿었습니다.
저희들은 부활절 미사를 마치고 엠마오를 떠난 텅 빈 성당을 지키는 파수꾼이 되었습니다. 지난 주말 김성욱 루카 형제를 통해 돌돔 생선회를 보내주셨던 자매님께서 저희들이 지쳐 주저앉지 않도록 또다시 싱싱한 방어회를 듬뿍 보내셔서 감동이 넘쳐 남은 힘을 다 할 수 있었습니다.
은인께서 정성스럽게 보내주신 점심을 맛있게 먹은 저희들은 완만한 오름의 제주시 노형동의 노형 성당과 연동 성당을 거쳐 3km 떨어진 신제주 성당에 이어 김기량 성당에 이르는 십리가 넘는 길을 단숨에 걸었습니다. 연동 성당에는 회랑 처럼 세워진 14처 하얀 기둥과 예수성심상이 밤하늘에 쏘아올리는 라이트가 보는 이의 마음까지 밝혔습니다. 김기량 성당은 제주 최초의 천주교 신자이자 1866년 병인박해 때 순교한 함덕출신 김기량 펠릭스베드로의 이름을 딴 소박하지지만 거룩한 성당이었습니다.
4월 들어 제주 시내는 활짝 핀 왕벚꽃으로 터널을 이룬 곳이 많았습니다. 성당을 들렸을 때마다 인적은 끊어진 외로운 성당 마당에는 꽃비만 흩날렸습니다. 지난해 설립된 김기량 성당은 이도초등학교와 이마를 마주했습니다. 성당의 표징이 될만한 것이 아무 것도 없어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다시 2km남짓 떨어진 동광, 광양, 서문 성당을 차례로 돌며 밤 9시가 넘어서야 오늘의 답사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저녁이 되어 해가 지자 이내 어두워졌습니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 “이제 다 이루었으니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우리가 처음 출발했던 중앙 성당에 가서 기념사진이라도 찍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지치고 허기졌는데도 어느 누구 하나 이의가 없었습니다. 우리는 그 길로 중앙 성당을 찾아 답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답사를 끝내고 숙소로 돌아와 라면 국물에 햇반을 말아 먹은 뒤 즉석 마무리 파티를 열었습니다. 그 자리에는 부활하신 주님을 초대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들의 답사 결과를 모두 주님께 봉헌했습니다.
제주도를 일주하면서 저희들은 시련과 고통을 이겨낸 폭낭과 같이 가장 낮은 섬에서 사랑과 희망의 불씨를 키워나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많은 이야기들이 온몸에 큰 울림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앞으로 저희들은 거친 풍파와 고난의 삶을 이어가는 역사의 섬, 신앙을 지키기 위해 수난과 죽음을 이겨낸 섬, 바다와 오름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자연생태의 섬을 순례길의 프레임 사이로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펼쳐진 우리의 이야기가 낮에는 산그림자로 밤이면 물 위에는 긴 불그림자로 자랐습니다.
이제 더 많은 분들이 순례하면서 스스로의 변화를 꾀하며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는 신앙과 믿음을 갖기를 소망해 봅니다. 순례는 자신의 영혼을 찾아 나서는 길이요, 묵상과 회개를 통해 주님께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는 길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답사를 하는 동안 무엇보다 소중했던 것은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주님께서 저희들과 함께 해주셨고 끊이지 않는 기도로 격려해주신 카페 회원과 가족들의 사랑이었습니다. 저희들에게 그동안 답사를 허락해주신 사랑의 주님께 감사를 드리며 하늘 우러러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노래합니다.
특히 레오 형제님의 아드님, 도영 피델리스군은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 차례씩 빠짐없는 문안 전화로 아버지의 순례답사를 격려하고 건강을 체크한 참효자의 모범을 보여주었고, 바오로 형제님의 반려자 아가다 자매님은 답사 첫날부터 끝나는 날까지 답사단원들에게 일일이 안부를 전하며 부활인사를 빠뜨리지 않는 정성으로 보살폈습니다.
저희들이 걸었던 제주 순례길은 꿈길같았습니다. 열사흘 동안 저는 구멍이 숭숭 뚫려 속이 비어 있는듯 꽉찬 섬, 제주에서 살았습니다. 이제 답사는 끝났습니다. 답사 중에 보고 듣고 느낀 것은 모두 그대로 두고 제주를 떠납니다. 주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감사했습니다.
세계 자연유산, 생물권 보존지역, 세계 지질공원 등 유네스코 자연과학 분야 3관왕과 세계 7대 자여녕관에 선정된 제주에 대한 답사기를 정리하고 짐을 꾸리며 창문에 열자 맑고 찬 공기와 함께 참았던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분명 하늘의 세례였습니다. 시간은 멈추지 않고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그동안 저희들을 위해 기도와 격려를 보내주신 모든 은인들께 이 자리를 빌어 머리숙여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답사에 나서기 전 발바닥 물집을 치료하는 모습 제주 하귀 성당 정난주 성당 은인이 보내주신 생선회 노형 성당 연동 성당 신제주 성당 김기량 성당 동광 성당 광양 성당 서문 성당 답사를 끝내고(중앙 성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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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주 피정 순례길 답사의 완성을 축하합니다.
답사기 읽는 내내 감동, 감사 충만으로 행복했습니다.
답사단 전원 건강 허락하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안신부님을 비롯한 답사단 전원께 답사 성공 기념으로 <참나리 동시 동화나라>입장권 한장씩 날려보내드립니다. 휘리릭~~~~~~~~~~~~~~~~~~~~~
참나리님! 고맙습니다.^*^
짝!짝!짝! 축하드립니다. 정말 다 이루셨군요^^. 수고 정말 많으셨고 답사내내 함께 해주시고 건강하게 잘 마칠수있게 지켜 주신 주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오드리님! 오늘 오후에 돌아왔습니다. 지금 부산에는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진실로 고마왔습니다. 제주 온평리 바당길에서의 만남을 기억하며 모차르트의 크라니넷 협주곡을 듣고 있습니다. 부디 행복하십시오. 그리고 사비노 형제께도 인사 전해주십시오.
국장님! 저 사비노입니다~수고 정말 많으셨습니다.^^ 부활과 함께 저희 곁에 다시 오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영육간에 건강하시기를 기도중 기억 하겠습니다..
사비노님! 감사합니다. 기도 중에 두 분을 기억하겠습니다. 좋은 나날 보내십시오^*^
축하드립니다정말수고하셨습니다순례단여러분주님찬미와영광받으소서할례루야
아가다님! 제주는 온통 흑돼지 천국이었습니다. 그래도 답사를 떠나는 날, 바오로와 저에게 사주신 서면의 돼지목살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모두 축하드립니다. 그 많은 성당과 공소를 찾아다니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주님 부활의 기쁨과 함께 제주 답사 순례길의 마침표를 찍으셨으니 얼마나 감개무량 하실까요?
다음에는 전주교구로 오시면 어떨까요? 천호성지에 계신 김영수 신부님께서 순례길을 만들어 놓으셨는데..
그러면 저희가 전주한정식으로 한턱 쏘겠습니다. 그 동안 네 분 수고 많으셨고 감사드려요. ^*^
청초이님! 저에게 있어서 순례는 하나의 변화였습니다.
제주는 역사의 섬, 전통의 섬, 생태의 섬, 문화의 섬, 민중의 섬, 항쟁의 섬이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답사중 주님께서 은총을 듬뿍 주셨으리라 믿습니다.
다들 건강해 보이십니다. ^^
아폴로니아님! 고맙습니다. 답사를 다녀와서 집에서 체크한 건강수치가 모두 개선되었습니다.
wo~~w! 감동의 물결입니다. 맘의 큰 박수를 짝~~짝~짜~~~ㄱ~~. 그 열정에 감탄의 환호를 보냅니다.
건강하고 무사함에 하느님께 감사 드립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행복하세요. ~~~꾸~~우~벅
차사랑님! 모자라는 제가 답사기를 맡아서 정말 미안할 다름입니다. 사전에 간절한 기도와 충실한 준비를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답니다. 무작정 닥친 일이 되어 답사를 마치고 잠잘 시간을 쪼갠 나날이라 헛점 투성이가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담 기회가 있으면 더 잘 해보려고 맘을 다집니다.
모든분 감사와 축하의 박수 보냅니다.
지치신 얼굴뒤에는 순례의 길 닦으신 노고가 있기에 우리 모두가 신앙의 반석이 되겠지요~
언젠가 저도 순례길을 걷기를 고대해 봅니다.
두손모아서~꾸~벅~
철부지님! 이번 저희 제주 피정 순례길 답사에 보내주신 관심과 보살핌에 감사합니다.
더구나 한림성당에서 세례를 받는 김성욱 루카 형제와 함께 할 수 있었던 부활 성야미사는 크나큰
부활 은총이었습니다.
와우~~~ 대단한 열정에 감탄에 감탄이 저절로 나옵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주님 부활의 기쁨이 눈에 보이는듯 합니다. 부활 축하드립니다.
한 방향으로 꾸준히 걸으니 원점으로 돌어오더군요. 순례는 믿음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제주 피정 순례길 완주에 축하를 드리며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일정을 상세하게 우리 카페에 보고해 주신 국장님 덕분에 순례길을 마음으로 나마 함께 할수 있었슴에 감사드립니다.
명금당님! 부활 잘 맞으셨습니까? 든든한 동지의 응원이 인내할 수 있는 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답사대원님들! 정말로 수고하셨습니다.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답사대원님들 화이팅~~~
강엘리님! 순례는 영적 수행이고 도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축하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 어느때 보다 특별한 부활을 맞이 하신 신부님과 답사대원들이 많이 부럽습니다.^^*
마가렡님! 침묵 속에서 지도를 펴놓고 순례의 길을 더듬는 것은 기도였습니다.
시골 성당에서 성삼일을 보낸 일은 분명 은총이었습니다. 기회되시면 직접 참여해보십시오.
놀라운 변화가 기다릴 것입니다.
정말 수고들 많이 하셨읍니다. 축화드립니다.
사순절과 성삼일과 부활절을 도보순례피정과 함께 하시니 특별한 체험들 하셨겠읍니다. 저도 간접적으로 신비한 체험했읍니다.
제주에도 사진에 보니까요 성당도 공소도 많아요 각자 색이 있어보입니다.
하느님안에서 체험하신 그 기쁨을 많은 이들에게 늘 글로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래도록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십시요. 감사합니다. 어서 댁으로 돌아가셔셔 이제 숨좀 돌리십시요.
돌연변이님! 어느 날 답사기에서도 밝혔지만 자고 먹고 쉴 수 있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저는 깨달았습니다.
오늘은 푹 자려고 합니다. 고맙습니다.
저는 가만히 앉아서 벅찬 감동으로 제주 성지 순례를 했습니다. 큰 감사를 드리며, 그동안 함께 해 주신 하느님께도 무한 감사드립니다. 많은 카페 회원들께도 특별한 감사와 행복을 선물해 주셨구요~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편히 쉬십시요~~^^
하늘인연님! 벌써 제주가 그리워집니다. 새로운 순례를 꿈꾸는 가슴이 설렙니다.
제주의 바닷길을 걸으며 바람에 실려오는 삶의 이야기를 묵상했습니다.
11박12일의 역사적인 제주 성지 순례길 수고가 많으셨습니다...닦아놓은 그 길을 많은 분들이 따라갈 것입니다...^^*
마음지기님! 감사합니다. 저희들이 처음 다녀온 '제주 피정 순례길'은 우리 모두가 다듬고 이어갈 길이 아닐까요?
눈을 감으면 아름답고 변화무쌍한 제주의 순례길이 긴 동영상으로 되밟힙니다.
제주 피정순례 답사를 큰 사고없이 무사히 마치심을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편하게 눈으로 순례를 허락해 주셨음도 감사드리며, 그동안 너무 고생 많으셨어요. ^*^
안젤라님! 떠나기 전에 자료준비가 소흘했습니다. 제주에 가서야 '천주교 제주교구 100년사'와
주강현의 '제주기행', 그리고 김찬식의'4.3의 진실'을 구입해서 읽었습니다. 앞으로 많은 분들이
'제주 피정 순례길'을 다녀오셔서 답사기를 알차게 꾸며주셨으면 합니다. 고맙습니다.
제주 피정 순례 답사기를 잘 읽었습니다. 제주에 이렇게나 많은 성지성당이 있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제주의 아름다운 길이 눈에 선합니다. 신부님과 대원 여러분.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이젠 좀 쉬어 주세요.^^*
빠뜨리지 않을려고 애썼읍니다만 충분하고 넉넉하지 못한 것같군요. 이번 답사를 원본으로 계속 보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