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명이 모였다는 광화문촛불집회... 다음 날에 향남에서 모이는데
해복이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오기에 오후 늦게 도착하니까 거기에 맞추겠다고 한다.
처음엔 해복이 향남집을 와보지 않았다고 해서 이쪽으로 정했었는데,
갑자기 정우처가 곤지암에 주말농장에서 고기 구워먹는 것으로 얘기를 하기에
정우 마음이 바뀌었는가 하고 불편하지만 그렇게 하겠노라고 했는데,
정우와 정우처가 맘이 맞지 않았나 보다.
그런데 당일 아침에 에이원 승마장 문제 때문에 바쁜 와중에 정우에게 다시 전화가 온다.
자기는 11시에 도착할건데, 괜찮냐고 한다.
뭐 무슨 다른 대답이 필요할까... 그냥 오라고 해야지! ㅎㅎ
덕분에 집사람은 바빠진 모양이다. 나는 아이들 보내고 김밥 한 줄 사가지고 돌아왔더니 정리를 또 했던 모양이다.
11시30분 정도 되어 도착을 안 하기에 전화를 했더니 아파트 안이라고 한다.
슬쩍 나가봤더니만 차 안에서 네비에 저장하는 문제로 골치아픈 모양이다. 정우처가 운전석에 앉아있더군.
그렇잖아도 골치아픈데, 쓰잘데없는 일 가지고 서로 왈가왈부 할 것도 없기에 아무 참견 안하고 밖에서 기다린다.
한 10여분 기다렸더니 밖으로 나오더니만 바로 담배를 찾는다.
아직도 몸과 정신이 원상태가 되지 못한 것이리라.
정원에서 아파트를 올려보다가 함께 들어간다.
1층에서 비번 누르는 것을 예전에 못봤다고 하는데... 이 집 지을 때 부터 있었거든. ㅎㅎ
집에서 차 마시며 이거저거 구경하다가 점심 먹으러 굴집에 가자고 해서 길을 나선다.
굴집에 가려다가 내 차에 탔을 때 내가 긴급동의를 구한다.
낙지와 추어매운탕집이 괜찮다고. 정우는 한 번 갔던 집만 또 가려는 경향이 있어서 약간 거부를 한다.
그래서 어차피 매운 것은 나도 못먹고, 내가 먹을 수 있으니까 괜찮다고 살짝 우겨서 간다.
자꾸만 이런 변화를 줘야지, 같은 패턴으로만 움직이면 벗어나지 못한다.
산골이란 집이 큰 길에서 조금 들어가야 하니까 이런 곳은 어떻게 찾아 왔었냐고 한다.
막상 커다란 주차장에 가득 찬 차량의 행렬을 보고 깜짝 놀란다.
자기의 생각을 벗어나니까 그런 모양이다.
자꾸만 이런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니까 아주 잘한 선택 같다. ㅎㅎ
낙지와 추어탕을 먹는데, 메뉴판을 보더니 값이 비싸다고 한다.
맛을 보면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거다고 일축하고 그냥 먹기 시작한다.
정우도 먹어보면서 맛있다고 한다. 그럼, 되었다. ㅎㅎ
배불리 먹고 나와서 율암온천으로 간다.
온천욕 값을 정우처가 계산한다. 내가 하려다가 그만 두었다.
정우도 어울리는 법을 알아야 하기에!
나오는 시간을 해복이 오는 시간에 맞추려고 했더니 또 고집을 피운다.
그래서 짧게 온천욕을 해야만 했다. 14시30분에 나오기로 한다.
13시50분에 들어가서 옷갈아입고 그러면 몸을 담글 시간도 없을 것 같지만....
부지런히 온천욕을 하는데, 정우는 샤워만 하고 누워있다.
그래, 그렇게라도 쉬어라, 몸과 정신이 편하게 쉬는게 좋을 것이다.
14시30분에 나왔더니만, 집사람이 아직이다.
40분이 되어서야 나오기에 아무 소리 안하고 주차장으로 간다.
차를 타고 로칼푸드로 가려고 하는데 또 고집을 피운다.
집으로!
그래서 집으로 간다.
노곤해진 몸을 잠으로 살짝 푼다.
해복이 16시20분에 도착을 한다.
오기 전에 오늘 자고갈 것인지 정우에게 물어보라기에 슬쩍 물어봤더니 정색을 하고 그냥 가겠다고 한다.
두 번 말 붙이지 않고 바로 해복에게 얘기했더니 해복도 알았다고 한다.
아마 해복의 동선이 완전이 틀어졌을 것이다.
내일 새벽일찍 김장하러 괴산에 가야 하는데... 그리고 집에 아이들도 친구들과 약속을 했었다는데...
그래서 해복에게 더 잘해 주기로 했다.
해복이 도착해서 귤 한상자를 들고 왔기에, 정우는 걸리는지 자기네는 빈손으로 왔다고 고백을 한다.
그런 거 따위에 마음이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괜한 신경을 쓰게 하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어차피 상황이 그렇게 되었기에 그냥 조용히 넘어간다.
집안 구경좀 하고 저녁먹으러 나가는데, 정우가 작년에 먹었던 샤브샤브집으로 가자고 한다.
애써서 갔더니만, 업종이 바뀌었다. 돼지고기 모듬구이로 3인분씩 2조를 시켜서 먹는다.
가기 전부터 정우가 이번엔 해복이가 내는거지? 하고 묻더니만 기어코 또 속을 썩인다.
맛나게 먹고 해복이 계산을 하려고 카드를 꺼내는 것을 보고, 잠깐 우리동네인데...하는 마음이었다가
정우가 몇번에 걸쳐서 말한게 생각나서 가만히 있었더니만, 정우가 친구가 내는 것을 보고 가만히 있는다고 뭐라한다.
참~ 내가 말을 말아야지, 도대체 이 친구에게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꼬.
돌아오면서 노래방이나 들를까 했더니 집으로 가자고 하고,
커피집이나 가자고 했더니 그냥 집으로 가자고 해서 돌아온다.
이번에도 정우의 비위를 맞춰주기로 하긴 했지만 좀 부아가 끓는다.
자기를 위해서 우리 모임의 스타일에 변화를 줘볼까 하고 생전 안가던 노래방을 가자고 제안까지 했는데 말이다. ㅎㅎ
에고~~~
집에 와서 차 한잔 하면서 이러저러한 얘기와 하이난 여행얘기를 했는데,
집사람이 각종 그릇들을 상자째 꺼내서 선물로 준다.
어차피 우리는 사용하지 않을 거니까, 여주에서 선물받은 도자기 그릇들을 다 줘 버린다.
속 시원하다. ㅎㅎ
그런데 와인도 달라고 정우처가 얘길 한다. 안된다고 했다.
도대체 끝이 없다. 왜 이러는 것일까?
집들이 오면서 완전 빈손으로 와 놓고, 갈 때 그릇 셑를 도자기로 된 것을 선물로 주는데
더 더 더.. 내 놓으라는 얘긴 무엇일까?
그렇게 만만하게 보이는 것일까?
그냥 친구니까.. 하면서
어려우니까.. 하면서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