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트위의 세 남자...
이 책을 추천해주신 선생님도, 이 책을 홍보하는 문구에서도 무척 재미있고 웃긴 소설이라고 적혀 있더군요.
그래서 기대를 하고 책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어느 부분이 웃기고 재미있다는 거지?' 고개가 가우뚱..
그래도 책이 뒤로 갈수록 웃게 만드는 부분이 나오긴 했어요.^^
이 작품은 출판 당시 정말 인기가 많았는데 영국내 뿐 아니라 러시아, 독일, 미국 등지로 해적판이 불티나게 팔려나갈 정도였다네요.
그 인기에 힘입어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드라마로도 세 번이나 만들어졌다고 하더라고요.
하도 유명한 작품이라해서 인터넷을 통해 드라마를 찾아보니 정말 나오더라고요..
책도 다 읽고, 잠깐이긴 하지만 드라마도 보았더니 왜 내가 이 책을 보고 재밌지 않았는지 알겠더라고요.
책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말하면 "게으른 세 명의 친구와 그 못지않게 게으른 개 한마리가 보트를 타고 템즈강을 여행하는 이야기"정도로 말할 수 있겠네요.
사실 정말 게으른 사람이라면 이 세 친구처럼 이것, 저것 모든 세간살이를 챙겨 그 작은 보트를 빌려 여행하는 일조차 하지 않았을 겁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ㅋㅋ)
지금 세대의 친구들이 보면 갖가지 몸개그가 나오고, 서로 본인의 일을 '어떻게 하면 친구에게 미뤄볼까?' 하면서 머리를 짜내는 덤앤 더머같은 친구들 얘기같기도 하고요..
그러니 이 소설이 그리 재밌게 다가오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세대는 이미 텔레비젼이나 각종 미디어를 통해 이런 개그나 웃긴 소재의 드라마를 많이 섭렵했으니까요.
미디어를 통해 이미 경험치가 많은 우리 세대에게 "보트위의 세 남자"의 이야기는 옛날 옛적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 싶어요.
아마 그래서 전 이 소설이 그리 재밌게 다가오진 않았던 모양이어요.
하지만 그 당시로 돌아가 이 소설을 보면 이 소설은 꽤 재밌고, 웃긴(앞에서도 얘기했듯이 불티나게 책이 팔릴 정도로) 소설임에 틀림없습니다.
어쨋든 이 소설로 이 소설 속 주인공들이 다녔던 코스가 여행상품으로 나오기도 하고, 이 책이 나온 다음해에는 템즈강에 어마어마한 양의 보트가 늘어났다고 하네요..
이 책을 읽고 난 뒤 "게으름"에 대한 이야기와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우린 앞에서 읽었던 이상의 날개 속 주인공이 게으름의 끝판왕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어요..
여행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의견이 딱 반반으로 나뉘었어요. 여행을 정말 즐기는 사람과 여행을 별로 즐기지 않는 사람들로요..
여행이야기를 하다보니 과거속의 나도 만나고, 현재의 나도 만나고, 미래의 나도 만나게 되더라고요.
게으른 세 남자와 개 한마리의 이야기에서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재밌었어요.
나무의 말처럼 이 소설은 그리 재밌지 않았는데 "만고"시간에 만나 선생님과 수강생들을 만나면 그 시간은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밌있네요.
그리고 보니 이 소설은 결국은 "재밌다", "즐거웠다"로 끝을 맺는군요.
나도 모르게 나 자신도 너무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어요.
이 세 주인공처럼 조금은 어설프고, 게으르고, 유쾌하게 느린 하루를 보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