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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삶과 죽음이 이곳에 | ||||||||||||
성바오로복지병원 김젬마 원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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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군 소양면 해월리에 있는 성바오로복지병원은 1999년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대구 관구 수녀들의 노력으로 호스피스 전문 병원으로 시작해 말기 암 환자들의 편안한 안식처 역할을 해왔다. 2008년 장기요양보험이 시행되면서 요양병원으로서 일반 말기 암 환자나 노인성 질환의 중증 환자들이 종교와 상관없이 치료와 요양을 목적으로 입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단순히 요양치료의 목적보다 여생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아름다운 삶의 장소가 되고 있다는 후문이 들리고 있다. 우리의 여생은 죽음이 아닌 삶 김젬마 원장은 “임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견을 받은 환자와 가족은 죽음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그럴 때, 사제, 사제, 의사, 수녀를 비롯한 병원 전가족들이 그들에게 장을 만들어 가족이 화해하고 생의 마지막 시기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 드린다”고 전했다. 부모와 자식 간에 풀지 못하는 ‘앙금’은 어느 가정에나 있기 마련이라는 김 원장은 그 앙금을 풀고 서로 화해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참가정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바오로복지병원에서 매월 발행하는 책자에는 희망을 잃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가 실린다. 수녀들은 그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해준다. 사랑이 결국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고, 세상의 끈을 놓지 않게 하는 힘이 되는 것이다. 병이 호전됐다는 환자의 감탄은 절실한 기도로 이어진다. 그 기도는 여생을 위한 기도이며, 자신과 가족을 위한 기도인 셈이다. 기도해주는 의사로 알려진 안득수 의무원장도 그들에게 희망과 사랑을 주고 있다. 생명 존중의 뜻이 환자들에게 눈물과 웃음을 피어나게 하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병원의 든든한 후원자와 자원봉사자는 부모님을 성바오로복지병원에서 떠나보낸 가족들도 상당수 있다. 15년 동안 병원을 지키는 힘이 바로 화해와 용서를 체험한 가족들의 응원이라고. “수녀라 가족들에게 야단도 칠 수 있는 것 같아요. (웃음) 가족을 설득하고 가르쳐서 눈물로 화해함으로써, 또 다른 가족의 의미를 전했다는 뿌듯함이 있습니다” 물론 죽음을 거부하는 환자들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수녀들이 그들의 옆을 지키며, 사랑으로 감싸 안으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다.
2013년 보건복지부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활성화대책을 통해 2020년까지 완화의료전문병상을 현재 880개에서 1400개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적용 대상자가 말기암으로 국한되어 있고, 나머지 질환은 소외되어 지원과 정책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다. 이에 김 원장은 “죽음을 앞둔 사람들을 정책적으로만 접근하면 안 돼요. 환자의 입장에서는 입원해서 치료받는 것이 매우 간절합니다. 정책이 그들의 입원을 돕지 못한다면, 환자는 물론 가족에게 경제적·심리적 부담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이곳이 영리 목적이 아니어서 환자의 부담을 덜기 위한 자구적 노력을 하지만 실제로 다른 요양병원이 안고 있는 어려움은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람이 치료의 길, 희망의 끈 설립 이후 말기 암 환자들을 위해 10여 년 간 무료 진료를 해왔던 성바오로복지병원은 변화하는 사회에서 환자들에게 그리스도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 이곳은 48병상, 직원42 (신부 1, 의사 2, 한의사1, 간호직원 12명, 수녀12명, 이외 14명)으로 이루어졌으며, 올해 추가로 31병상을 늘릴 예정이다. 전문 간호사 수녀들이 상주하기 때문에 일반 요양병원과는 달리 환자를 24시간 돌볼 수 있다. 또한, 가족이 함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라는 뜻으로 게스트룸을 운영, 가족 면회를 항시 열어두고 있다. “처음 설립부터 영리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리스도 사랑 안에서 환자를 돌보는 헌신적인 요양병원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는 김젬마 원장은 편백나무 숲을 환자들과 거닐며, 삶과 죽음의 길을 미소와 눈물로써 동행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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