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출은 크기가 일정하지 않은 뿌리줄기인데 불규칙하게 굴곡되고 흔히 둥글게 나누어져 손가락 모양을 이루고 연주(連珠)와 같다. 길이 3~12㎝, 지름 1~2㎝에 달하고 상부에는 잔 줄기 또는 줄기의 흔적이 있으며, 겉 뿌리도 제거되어 흔적만 남는다. 겉은 적갈색 또는 황색을 띤 암갈색을 나타내고 곳곳에 혹 모양의 융기와 가지런하지도 않고 쭈글쭈글하게 오므라져 있다. 단면은 황적색을 나타내고 질은 견실한데 섬유상으로 평탄하지 않고, 특이한 방향(芳香)이 있다. 성분으로는 정유(精油)를 함유하고 있으며 아트락틸롤, 비타민 A, 비타민 D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없으며 맛은 쓰고 맵다. 주로 비경·위경에 작용하지만 폐경·대장경·소장경에도 작용한다. 창출의 효능은 조습건비(燥濕健脾)·거풍습(祛風濕)이다. 이는 거풍의 중요한 약물로 내습(內濕)과 외습(外濕) 모두 사용해도 좋다.
소화불량으로 위완만민(胃脘滿悶 :상복부가 그득하고 편하지 못한 상태)의 증상이 있을 때에는 후박(厚朴)·진피(陳皮)를 배합하는데, 예를 들어 평위산(平胃散)을 사용한다. 열체(熱滯)이면 향부자(香附子)·신곡(神曲)·치자(梔子) 등을 배합한다. 설사에 사용되는데, 특히 여름에 수양성설사로서 습열증상이 뚜렷할 때는 금은화(金銀花)·복령을 배합한다. 풍습으로 인한 근육질환에 사용하는데 마황(麻黃)·계지(桂枝)·의이인(薏苡仁) 등을 배합해서 진통효과를 높인다. 한성(寒性) 농양에 효과가 있고, 또 하지창통무력(下肢脹痛無力:다리가 뻐근하면서 아프고 힘이 없는 것) 등의 습열로 인한 단독(丹毒)과 유사한 질환에는 황백(黃栢)·우슬·의이인 등을 배합한다. 그리고 야맹증이나 담마진 후의 각막연화에 알약이나 가루약에 가하여 복용한다. 이밖에 강장(强壯)에도 사용한다. 즉 지체무력(肢體無力)·탈력감(脫力感) 등의 증상이 있는 허한증(虛寒證)에 숙지황(熟地黃)·건강(乾薑)을 배합하여 사용한다. 그리고 창출의 성질이 맵고 건조하므로 음허객혈(陰虛喀血:몸이 허약하며 기능이 저하되어 피를 토하는 것)이나 비 출혈(鼻出血)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백출과 창출
삽주를 산에서 캐온 정도라면 그렇게 양이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술에 담궈먹는 것보다는 그 본연의 작용을 살리려면 아래와 같은 복용법이 어떨까 합니다.
⑴ 만성위염에는 삽주뿌리와 귤껍질을 같은 양으로 가루 내어 섞어서 한번에 3~5g씩 하루 3번 밥먹고 나서 먹는다. 소화불량에도 효과가 크다.
⑵간염에는 삽주뿌리 10g과 띠뿌리 20g, 감초 3~4쪽에 물 1. 8ℓ를 붓고 달여서 하루 3~4번 차 마시듯 마신다.
⑶몸이 붓는 데는 삽주뿌리와 질경이 각각 50g에 물 300㎖를 붓고 달여서 그 물을 하루 세 번 밥 먹고 나서 먹는다.
삽주뿌리 사용법에 대해.
삽주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신가요? 흔히 삽주를 캔다고 하면서 잘 모르는 관계로 묵은 뿌리만 줄기째 캐고, 햇뿌리는 떨어뜨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것을 구분해서 잘 캐신 것입니까? 심지어는 한약을 취급하는 사람들도 그런 내용을 모르고 무의식적으로 캐어 놓은 것을 사다 쓰고, 약도 짓습니다. 시중에서는 삽주를 하얗게 벗겨서 말린 것을 백출, 잔뿌리만 정리해 버리고 흙만 씻어 내고 창출이라고 하고 유통이 되고 있습니다. 수십 년간 약재상을 했다는 사람들도 거의 그리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백출이 가격이 더 비싼 관계로 삽주를 무심코 캐어다가 하얗게 벗겨 말려서는 백출이라고 하는데, 이는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입니다.
흔히 삽주, 혹은 삽주 뿌리라고 하는 것은 이 백출, 창출 부위가 다 달려 있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런데 햇뿌리인 끝 부분은 캐다가 보면 잘 끊어져 나가기 때문에 그런 것이 있는 지조차 잘 모르는 일이 많습니다. 정확히 말씀드린다면 그 끝의 잘 떨어져 나가는 부분을 손상시키지 않고 같이 캐서 손질해 말린 것이 진짜 백출이고, 줄기에 가까이 달려 있는 묵은 뿌리를 손질해 말린 것이 창출인 것입니다. 묵은 뿌리 부분을 하얗게 손질해서 섞어 놓고 백출이라고 판매하는 잘못을 바로잡아야 하는데 이러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그냥 크건 작건 백출이라 하고 창출이라 하며 취급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백출, 창출 부위에 대해서 길게 설명을 드리는가 하면 두 가지 약재는 비록 하나의 삽주에서 나온 것이지만 그 약성이 상반되기 때문입니다. 백출은 비장을 보하는 기능이 세고 땀나는 것을 멈추게 하지만, 창출은 습을 제거하는 기능이 세고 땀을 나게 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을 구분하지 않고 삽주 전체(단, 햇뿌리가 달려 있는 것)를 약으로 사용하시면 비위 기능을 튼튼히 해 주며 땀 조절을 원활히 해 주는 효능을 기대할 수 있지만, 잘못 캐어서 뿌리 끝에 겨우 달려 나오는 햇뿌리를 모두 끊어지게 해서 캔 것이라면 위에서 말한 창출 부위만을 쓰는 것으로 판단하셔야 합니다. 이것에 따라서 그 감주가 어떤 기능을 하느냐 하는 성질이 달라지게 됩니다. 이를 잘 이해하시고 감주로 만들어 드신다면 좋은 효능을 기대하실 수 있습니다.
이상 길게 말씀드린 것은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한의사들조차도 이런 사실을 잘 모르고 약재상들이 가져다주는 대로 백출, 창출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너무 많이 목격했기 때문이고, 또한 전문 약재상들 역시 이런 지식이 없이 관습대로 하얀 것은 백출, 거무스름하게 손질한 것은 창출로 구분해서 판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일선에서 직접 약초를 캐다가 손질(법제)해서 시장에 내놓는 사람들 역시 이런 지식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현실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진짜 백출은 마치 사람의 귀볼 처럼 생겼고 크기는 보통 엄지 끝 마디 정도가 됩니다. 잘 말린 백출은 전정가위로 자르려 해도 날이 먹혀 들어가지 않을 만큼 단단하여 깨뜨리기가 쉽지 않고, 창출은 잘 부스러집니다. 참고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