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시작해보자!
지역주민의 자원을 활용하여 사업을 진행해요
지난번에 못 다한 이야기를 이어가기 위해 실무자 선생님들께서 들어오셨습니다. 정우랑 팀장님께서 이어주기팀 공항동 사업 소개를 하셨습니다.
공항동의 특성은 공항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많이 살아 집이 아닌 숙소 같은 느낌이 많다고 합니다. 어르신 가구 못지않게 1인가구가 많습니다. 공항동에는 이주단지, 장미마을, 장미 경로당, 장미공원, 장미 놀이터가 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지금은 장미가 없지만 옛날에는 동네에 장미가 많았다고 합니다.
“공항동에서 복지관에서 나왔다고 특별한 일을 해야 되는 강박관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강박관념을 갖지 않고 이미 잘하고 있는 것들을 잘 살려서 하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의미를 발견하는데 충분히 집중하면 좋겠습니다.”
어린이 홈파티를 새로운 사업이라고 해서 ‘잘 해야겠다, 성과를 내야겠다.’라는 강박관념을 갖지 않으면 좋습니다. 물론 잘 하면 좋습니다. 결과를 내야한다는 부담감은 덜어야 합니다. 결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아이들이 이웃과 어울릴 수 있고 관계가 형성되었다면 충분합니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의미가 있습니다. 어린이 홈파티를 꼭 2번 할 필요는 없습니다. 2번을 해야 성공적인 사회사업이 되는 건 아닙니다. 강박관념을 버리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정우랑 선생님의 이야기 중 강점인터뷰가 인상 깊었습니다. 강점인터뷰는 현지 완결형 사회사업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좋은 방법입니다. 마을의 문제를 조사하는 방법이 아니라 잘해온 일을 묻는 방법입니다. 개인의 강점, 지역사회 자랑거리를 묻는 조사입니다. 잘해온 일을 물으면 대답하기에 어렵지 않습니다.
강점인터뷰는 당사자와 지역사회를 알아가는 좋은 구실이라 생각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조금 양식을 바꿔 아이들에게도 해보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강점을 생각해 보는 겁니다.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면 아이들이 활동하는데 자신이 생각한 강점을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더불어 활용하려고도 노력할 겁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자주성을 살리며 어린이 홈파티를 올바르게 이끌 수 있을 거라 기대됩니다.
실무자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모두 당사자의 자주성과 지역사회의 공생성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구실만 다를 뿐 다른 사업들과 동일한 방법으로 진행합니다.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은 복지관의 자원을 활용하는 것보다는 지역주민의 자원을 활용하여 사업을 진행하려고 노력하는 곳입니다.
공항동 지역주민과 마을인사
드디어 어린이 홈파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날입니다. 아이들과 만나기전 새해인사 겸 공항동 지역주민에게 마을인사를 다녔습니다. 돼지 그림이 있는 팻말을 들고 출발했습니다. 첫 번째로 인상 깊었던 장소는 강서점자도서관입니다. 강서점자도서관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도서를 볼 수 있는 도서관입니다. 정우랑 팀장님께서 오랜만에 인사하러 왔다고 하셨습니다. 들어가 보니 점자도서가 가득합니다. 먼저 도서관 선생님께 인사드렸습니다.
“안녕하세요! 방화11종합복지관이에요. 새해 맞이해서 인사하려고 왔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네! 안녕하세요! 추운 날 인사하러 와줘서 감사해요. 선생님들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인사를 나누고 나오면서 이미진 선생님께서 점자도서 한 권을 꺼내주셨습니다. 저는 처음으로 점자책을 봤습니다. 점자책은 점자로만 이루어져 있는 게 아니라 그림도 그려져 있고 한글도 써져 있었습니다. 표지도 일반 책처럼 표현되어 있습니다. 점자가 있는가, 없는가의 차이입니다. 직접 점자 도서를 만져보고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나중에 한번 제대로 인사드릴 겸 책을 보러 오고 싶습니다.
두 번째로 인상 깊었던 곳은 송정뜨락입니다. 송정뜨락은 지난번 당사자 면접을 봤던 장소이기도 합니다. 당사자 면접 본 이후에 와보니 반가웠습니다. 송정뜨락은 공항동 주민카페입니다. 지역 주민들이 만나 웃으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편안한 공간입니다. 집 가까운 곳에서 소규모 모임이나 동아리 활동이 가능합니다. 선생님들께서 송정뜨락을 운영하시는 어르신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이번에 새해도 밝아서 인사드리려고 왔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어르신께서는 기분 좋은 웃음을 지으시며 감사해하셨습니다. 새해 인사만 드리는 게 지역주민에게 웃음을 전할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 더불어 어린이 홈파티의 당사자 면접을 봤던 공간이라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마지막으로 샬롬의 집에 방문했습니다. 선행연구를 통해 샬롬의 집을 접해 본 경험이 있어 기대가 되었습니다. 안에 들어가서 선생님께 인사드렸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죠? 새해가 밝아서 새해인사 하러 왔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난번에 아이들이 당사자 면접을 준비할 수 있는 공간을 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아이들이 춥지 않게 준비를 할 수 있었어요. 여기는 이번에 저희 공항동의 어린이 홈파티를 맡은 실습생이에요.”
이미진 선생님께서 저를 소개시켜주셨습니다. 샬롬의 집 선생님께서 저를 보시면서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선생님의 따듯한 마음이 시선에서 느껴졌습니다.
“선생님 새해인데, 덕담 하나 부탁드려도 될까요?”
“아 네. 올해도 공항동에서 활동하시면서 올바르게 사업 이끌어나가시면 좋겠어요.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이미진 선생님께서 당사자 면접 준비를 위해 아이들이 모였던 장소를 안내해 주셨습니다. 사진에서만 봤던 장소를 실제로 보니 색달랐습니다. 아이들이 여기서 고사리 같은 손으로 질문지를 작성하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아이들이 어떤 기분으로 당사자 면접 준비를 했을지 궁금했습니다.
지역주민에게 새해 인사를 하면서 선생님들께서 꼭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올해도 도움 필요할 때 부탁드리러 올게요! 잘 부탁드립니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지역 주민들께서는 흔쾌히 응해주시며 환한 미소를 지으십니다. 선생님들과 지역 주민들의 유대감이 얼마나 깊은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들께서 사회사업 올바르게 잘 하시고 둘레사람과도 관계를 잘 이루시고 계시는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매번 선행연구에서만 뵙던 지역주민들을 실제로 만나니 ‘아 드디어 내가 사업을 시작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역주민 한 분 한 분 좋은 분들이었습니다. 오히려 더 챙겨주지 못해 미안해 하셨습니다. 공항동에 좋은 이웃들이 있어 다행입니다. 이렇게 하기 까지 노력하신 이어주기팀 선생님들의 노고가 느껴졌습니다. 정우랑 팀장님, 한수현 선생님, 신미영 선생님, 이미진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들 덕분에 좋은 지역에서 좋은 이웃들과 올바른 사회사업 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첫댓글 사회사업가는 인사만 잘해도 사회사업 절반이 넘는다고 합니다. 사회사업가의 저력은 발바닥에서 온다고 하지요. 사회사업의 시작을 새해 인사로 합니다. 이를 구실로 발바닥 닳도록 동네를 돌아다녀요.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은 사해를 이렇게 시작합니다.
연초는 마을인사의 좋은 구실입니다. 인사할 때 반갑게 맞아주지 않는 분은 거의 없습니다. 새로운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날, 정성스럽게 인사 온 사람을 어찌 반겨주지 않을 수 있을까요?
‘결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아이들이 이웃과 어울릴 수 있고 관계가 형성되었다면 충분합니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의미가 있습니다.’
맞아요. 우리는 어린이 홈파티를 하기 위해 사회사업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어린이 홈파티를 구실로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고 더불어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아이들과 지역사회가 관계가 형성되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결과라 볼 수 있습니다.
결코, 결과가 중요하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 없지만, 어린이 홈파티를 이루는 과정에 사회사업가의 의도가 담겨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