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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금 산 강원도 인제 출생 춘천사범학교, 한국방송통신대학,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 강원일보를 통해 문학 활동 시작(1963, 7, 3) 동시집 : 「다람쥐 운동장」.「하늘도 잠을 자야지」. 「별씨 뿌리기」. 「그냥 두렴」, 「알 수가 없다」 「저 주실래요?」 시집 : 「낙엽 속의 호수」.「내린천 서정」. 「여울물 소리」. 「어머니의 달걀」, 「겨울 바다를 팔아요」 한정동아동문학상, 대전광역시문화상(문학), 한국문학시대문학상 대상 등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대전문화재단 지원금 받음 한국문인협회 제도개선위원 한국동시문학회 회원 대전문인협회 회원 대전문인총연합회 감사 대전아동문학회 회원 명동문학회 회장 역임 E-mail : keumsan004@hanmail.net ☎ : 010-6405-5923 대전광역시 서구 벌곡로 1278번길 56 (가수원동)
이사업은대전광역시 에서 사업비 일부를 지원 받았습니다
지은이의 말
주변에는 고마운 사람들이 참 많다 그 사람들이 모두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 준다 사람들만이 아니다 자연 속에 있는 모든 것들도 나를 즐겁게 해 준다 아주 작은 이야기 속에도 깊은 뜻이 들어 있고 그 뜻을 찾아보는 것도 기쁨을 주는 일들이다 나 혼자 알고 있기보다 나누고 싶고 특히 동심을 가진 모든 이들과 함께하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여기에 담아본다. 2018 늦은 가을에 지은이 한 금 산
차례
1부: 할머니의 까치밥 1. 저 주실래요? 2. 지난 해 보다 잘 크네 3. 꼭 닮았구나! 4. 할머니의 까치밥 5. 왕 엄청 6. 할머니의 눈 7. 무슨 생각 할까 8. 속마음 9. 바다가 왜 넓으냐고? 10. 도토리 가루가 된 오빠 11. 거꾸로 세기 12. 내가 키울 거야 13. 꽃반지 선물 14. 안아주고 15. 까꿍이 이기네! 2부: 어깨가 올라갔다
16. 외고집쟁이 17. 복사기 18. 할아버지 것은 내 것이야 19. 어깨가 올라갔다 20. 참외 배꼽 21. 동생이 찍은 사진 22. 하지마라 23. 잠버릇 24. 오늘은 안 자? 25. 앞지르기 26. 자전거 타기 27. 하늘 보는 가로수 28. 독 사세요 29. 동생의 가방 30. 지난 해 보다 잘 크네
3부: 달빛 신호등
31. 햇빛도 선생님을 따라 32. 달빛 신호등 33. 두더지야! 34. 이리 오렴! 35. 이제는 따뜻해요 36. 햇빛만 가지고도 37. 팔려가는 당나귀 38. 소나무가 최고다 39. 날개 다친 새 40. 아무도 없다 41. 속았다 42. 비행기 타고 왔나? 43. 1학년만도 못하다 44. 많이도 변했네 45. 강아지 엄마
4부 : 겨울 밭 46. 좁아도 넓은 세상 47. 땅값 비싸서 48. 여울의 이야기 49. 우산 나무 양산 나무 50. 직소폭포 51. 부스러기 52. 문패 53. 붕대 감은 나무 54. 겨울 밭 55. 쐐기 56. 나 혼자 학교 간다 57. 숨겨 뒀지 58. 하나밖에 모른다 59. 자장자장 60 힘이 세서 양보했다 발문 김종상 (아동문학가)
1부 : 꼭 닮았구나!
1. 저 주실래요? 할아버지 방에 아코디언 연주하실 때 악보를 올려놓는 보면대가 있다 “이거 저 주실래요?” “피아노 치는 너는 필요 없잖아?” “바이올린 하는 오빠가 책상위에 독서대 놓고 하니까 불편하대요“ 할아버지가 갑자기 나를 와락 안아주셨다 주시겠다는 뜻일까?
2. 지난 해 보다 잘 크네 지난 해 봄 산나리 꽃을 옮겨 심었다
어쩐지 비실거리고 꽃도 제대로 못 피웠다 올해는 새싹부터 튼실하게 나왔다 쑥쑥 자라더니 탐스럽게 꽃을 피웠다 내가 전학 왔을 때 비실거리고 친구 사귀기가 힘들었는데 올 해는 안 그런 것처럼 꽃도 전학가면 힘들었나보다.
3. 꼭 닮았구나! 아빠 친구들이 우리 집에 놀러 오신 날 “넌 꼭 아빠 닮았구나!” 엄마 친구들이 오신 날은 “넌 꼭 엄마 닮았구나!” 4. 할머니의 까치밥
할아버지가 남겨둔 감나무의 까치밥 까치가 와서 먹다가 남겨두고 간다 다른 친구 와서 먹으라고
맛있는 곶감 조금만 주면서 “둘째네 손주 오면 줄 거야” 남겨 두는 할머니 할머니의 까치밥이다
5. 왕 엄청 할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동생이 받았다 옆에서 들으니 “할머니는 우리 손녀를 사랑해요” “저는 할머니를 엄청 사랑해요” “할머니도 엄청 사랑해요” “저는 할머니를 왕 엄청 사랑해요” “호호호호......”
엄청보다 더 큰 왕 엄청 내게도 지고 싶지 않아하는 동생이 할머니를 이기고 말았다.
6. 할머니의 눈 “아이구, 내 강아지!” 할머니가 나를 안아줄 때 하시는 말이다
할머니 눈을 쳐다봤다 조금도 이상한 눈이 아니다 그런데, 왜 구별을 못할까? 강아지와 나를 내가 살랑살랑 흔들어대는 꼬리가 없는데도 꼬리가 보이는 걸까? 없는 것도 보이는 할머니의 눈이다.
7. 무슨 생각 할까 가뭄이 이어지는 한 여름 어느 날
농장으로 가시는 아빠에게 엄마가 말 했다 “호박잎 좀 따오세요, 쌈 싸 먹게” “안 돼 ” “왜요, 호박 안 달릴까 봐요?” “아니, 못 따요” “못 따다니요?” “고개를 숙이고 축 늘어졌는데 불쌍해서 어떻게 따요” 목이 말라 늘어진 호박잎은 아빠를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8. 속마음
할아버지와 겸상하여 밥을 먹는데 “어두일미야” 하시면서 물고기 머리를 드신다 몸통은 나를 보고 먹으란다
정말 머리가 제일 맛있을까? 내가 머리를 먹겠다면 할아버지가 몸통을 드실까? 내가 머리를 먹으면 몸통까지 나보고 먹으라고 할 것 같다 할아버지의 속마음은 어느 쪽일까?
9. 바다가 왜 넓으냐고? 바다가 왜 넓은지 알아? 알아! 왜?
엄마랑 아빠랑 오빠랑 나까지 한꺼번에 들어가서 물놀이 첨벙거리라고 알았지?
10. 도토리 가루가 된 오빠 도토리를 갈아 뿌옇게 풀려 있는 물을 큰 그릇에 담고 하루를 기다렸다 엄마는
다음 날 살살 물을 따라 버리면 바닥에 남은 도토리 가루가 곱고 예쁘다 그렇게 뿌옇던 물속에서 얌전하게 바닥에 앉은 가루 방방 뛰던 오빠가 다음날 아침 내게 와서 “어제는 미안해!” 오빠 마음이 도토리 가루가 되었나보다 11. 거꾸로 세기
초록불이 켜져 길은 건넌다 조금 지나니 일곱, 여섯, 다섯,,,,,,
다섯이 나오면 엄마 생각 난다 게임을 할 때 엄마가 들어와서 “너, 다섯 셀 때까지 끝내!” “아! 요번만 끝내고......” “안 돼! 넷......” 엄마 얼굴 쳐다보는데 “셋!” 모든 일은 ‘0’이 되기 전에 끝내야 한다 거꾸로 세기다, 12. 내가 키울 거야
어쩌다 대청에 날아든 새 한 마리 재빨리 문을 닫은 아빠는 낚시용 뜰채를 찾고
엄마는 “내 보내요!” 하시며 문을 여는데 “엄마! 내가 키울래요“ “네가 어떻게?” “내 밥 조금 나눠주면 돼” 그러는 사이 엄마가 연 문틈으로 날아 나간 새 둠벙둠벙 눈물이 날 것 같은데 “네가 엄마, 아빠와 같이 이 집에 살 듯이 새도 자기 집에서 살아야 돼“ 눈물방울이 뚝 떨어졌지만 그래도 엄마 말이 맞는 것 같다,
13. 꽃반지 선물 하얗게 토끼풀 꽃 피었다
엄마가 맨 처음 받은 반지 선물은 토끼풀 꽃반지였대 아빠가 만들어 준 토끼풀 꽃반지 꽃반지 선물 내게는 누가 줄까?
14. 안아주고 할아버지 상 타던 날 어떤 아주머니를 안아주고 그 옆 아주머니도 안아주고 등을 토닥토닥 “반갑다, 고맙다”
그걸 보는 우리 할머니 웃기만 한다 “할머니! 누구에요?” “할아버지 제자란다. 옛날에 안아줬다고 지금도 안아 달랜다” 나도 우리 선생님 보고 안아 달래야지 이 다음 이다음까지도
15. 까꿍이 이기네! 엄마 목소리가 더 크다 아빠가 불리한 것 같다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은데 아빠가 일어나서 이층으로 올라가신다 얼음장 같은 엄마 목소리 “이야기도 안 끝났는데......” 이 때 아빠가 뒤돌아보며 “까꿍!” 엄마가 웃었다 아빠가 다시 뒤돌아보며 싱끗 웃었다 뜨거운 햇살에 눈사람이 힘없이 녹아내렸다 <까꿍>이 이기네! 2부: 어깨가 올라갔다 16. 외고집쟁이
기차가 왜 빠른지 알아? 고집이 세거든 자기 앞만 보고 달리는 외고집쟁이야
마주 오는 기차가 바싹 옆길로 달려도 겁도 없이 그냥 앞만 보고 가거든 우리 집도 다 외고집쟁이야 동시만 쓰는 할아버지 회사 일만 하는 아빠 학원만 챙기는 엄마 자기 책가방만 챙기는 동생 우리 집도 달리는 기차 같은 외고집쟁이야
17. 복사기 아빠 얼굴 그대로 내 얼굴 만들었으면 좋았는데 잘 못 그렸다 조금 다르다
그 때는 아마 복사기가 없었나보다 복사해다 붙였으면 똑같을 텐데 아빠가 좋거든
18. 할아버지 것은 내 것이야 할아버지가 상을 받으시던 날 축하 꽃목걸이를 받으셨다 고맙다고 악수 하고 나서 내게 걸어주셨다
우아! 이렇게 기분 좋을 수가 할아버지 것은 내 것이야 할아버지보다 내 기분이 더 좋다
19. 어깨가 올라갔다 할아버지 동시집 속에는 할머니가 나온다 어린아이 같은 할머니가
할아버지 동시집 속에는 나도 나온다 내 이야기가 나온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돌려가며 보라고 동시집을 줬다 어깨가 자꾸 올라가는 날이다.
20. 참외 배꼽 한 줄에 달린 세 개의 참외를 따서 물에 담갔다
배꼽을 내놓고 옆으로 누운 참외 넓은 그릇에서 물놀이 한다 똑같이 벌거벗었으니 부끄럽지 않은가보다 자세히 살펴보니 세 개의 참외 배꼽이 조금씩 다르게 생겼다 형과 나의 배꼽이 조금씩 다르듯
21. 동생이 찍은 사진 다리만 나온 사진 머리가 없는 사진
동생이 찍은 사진은 제대로 된 것이 없는데 보는 사람마다 더 재미있다고 많이 웃는다.
22. 하지마라 손 씻기 해야지 치카치카 해야지 발꿈치 들기 해야지
엄마 말이다 쿵당쿵당 하지마라 덜렁덜렁 하지마라 뒷꿈치 꺾어 신지 마라 아빠 말이다
23. 잠버릇 방 한가운데서 낮잠 자던 동생
방구석 옷걸이 밑에서 일어났다 온 방을 굴러다녔다 내가 잘 때는 아빠 가슴 위에 다리를 올려놨다는데 내가 더 심한가? 24. 오늘은 안 자?
아빠 차 타고 놀러 갈 때 출발부터 도착까지 잠만 자고
기차타고 여수 갈 때 끝까지 잠만 자고 차만 타면 자던 동생 설에 할머니 집에 갈 때는 종알종알 떠들며 안 잤다 “오늘은 안 자?” “안 잘 거야, 할머니 집에 가는 날이거든”
25. 앞지르기 삐약삐약 병아리가 꼬끼요 울면서 엄마 닭 되고
옹알옹알 밖에 모르던 아기가 엄마엄마하고 아장아장 뒤뚱뒤뚱 걷던 동생이 나를 앞질러 달리려 한다
26. 자전거 타기 뒷바퀴 옆에 보조바퀴 달린 자전거 자존심 긁는 바퀴다
오빠처럼 쌩쌩 그래, 나도 탈거야 그러다 그만 꽈당 그래도 피는 안 나네 무릎 쓰다듬으며 다시 - 얼마나 쓰린 상처인가 내 무릎, 팔꿈치 그래도 좋다 이젠 두발 자전거 탈 수 있거든 27. 하늘 보는 가로수
햇볕 내리 쬐어도 하늘로만 뻗어 가로수는 하늘만 봐요
내 동생 그림 속의 가로수도 하루 종일 하늘만 봐요 아예 길 양쪽으로 누워서 하늘만 봐요
28. 독 사세요 할아버지가 허리에다 동생을 옆으로 메고 “독 사세요” 엄마가 “얼마에요?” “싸게 팔아요. 만원이요” “너무 비싸요. 안사요”
이번에는 할머니 앞에 가서 “독 사요, 만원이요” “아이구! 너무 싸네요” 동생 독은 할머니에게 팔렸다 천만 원도 더 가는 독이라며 할머니가 좋아하셨다.
29. 동생의 가방 언제나 지고 다니는 동생의 가방
친구 집에 갈 때도 지고 가고 할머니 집에 갈 때도 지고 가고 가방 속에는 반달곰 인형 하나 색연필 한 통 고모가 사 준 동생의 가방
30. 지난 해 보다 잘 크네 지난 해 봄 산나리 꽃을 옮겨 심었다
어쩐지 비실거리고 꽃도 제대로 못 피웠다 올해는 새싹부터 튼실하게 나왔다 쑥쑥 자라더니 탐스럽게 꽃을 피웠다 내가 전학 왔을 때 비실거리고 친구 사귀기가 힘들었는데 올 해는 안 그런 것처럼 꽃도 전학가면 힘들었나보다.
3부: 달빛 신호등 31. 햇빛도 선생님을 따라 운동장에 모일 때 우리 반 선생님 앞에만 팔딱거리며 모여들었다
서쪽 바다 위에는 넘어가는 해님 앞에만 햇빛들이 모여 반짝거리며 모여들었다 선생님을 따라 교실 앞에 모였다가 교실 안으로 쏘옥 들어가듯 바다 위의 해님 앞으로 자글자글 모여들던 햇빛들도 바다로 숨어버리는 해를 따라 졸랑졸랑 따라 들어갔다. 운동장이 텅 비듯이 바다도 텅 비더니 문을 닫듯이 어두워진다 선생님 따라 교실로 들어가듯 햇빛도 교문 안으로 선생님 따라갔다
32. 달빛 신호등 앞장 선 기러기 뒤에 두 갈래로 갈라선 기러기 가는 길
하늘 길에도 신호등이 있다면 초록 불 켜 있겠지 노란불, 빨간불 켜지면 날개 접고 서야하는 데 어쩌지! 날갯짓 멈추면 어찌 되지? 안 돼! 달빛 신호등 하나면 돼 하늘엔
33. 두더지야! 채송화 뿌리 밑을 파고 들어가 들썩들썩
꽃향기로 벌들을 불러오듯 좋은 냄새로 지렁이를 불러야지 채송화 발밑을 파고들면 어쩌니? 뿌리 상처 때문에 목이 말라서 기운이 하나도 없다 두더지야!
34. 이리 오렴! 물난리가 났어요 모래들이 마구 쓸려가요 어쩔 줄을 몰라 해요
“이리 오렴!” “내 뒤로 오렴!” 갈대들이 힘겹게 몸을 휘청거리면서도 모래를 불러들여요 물난리가 끝나고 보니 비스듬하게 쓸린 갈대 그 뒤에 떼로 모인 하얀 모래 자기 몸이 쏠리는데도 갈대는 모래를 안았어요. 조그만 모래밭이 생겼어요 35. 이제는 따뜻해요
마당가의 수도 한겨울 눈 내리고 칼바람 불어도 방에 들어갈 수도 없고 참 춥겠다
헌 이불로 두툼하게 둘러주고 찬바람 못 들어가게 매어주시는 할머니 너무 추워 방울방울 콧물까지 떨어뜨리더니 뚝 이제는 따뜻한가보다
36. 햇빛만 가지고도 표고버섯 널어놓으면 비타민을 만들어 낸다 햇빛만 가지고도
맛좋은 음식을 손맛만 가지고도 만들어 내는 엄마다 사랑만 가지고도 따뜻한 마음을 활짝 여는 우리 엄마다.
37. 팔려가는 당나귀 그 때 그 팔려가던 당나귀가 지금 태어났다면 참 이상할 거야
이상한 쇳덩어리 가마를 타고 붕붕거리며 달려가고 칼새처럼 생긴 큰 새를 타고 바다 건너 마을에 놀러가고 이상한 일이지 이무도 나를 타고도, 메고도 가지 않을 테니까
38. 소나무가 최고다 바다 가운데 솟은 바위
암벽 타기 하여 정상을 정복하고 손 흔들며 기뻐하는 바위 위에 소나무 한그루 흰 구름이 반겨주고 뱃고동 소리도 칭찬 한다 흰 이빨이 보이도록 웃는 파도가 박수 친다 소나무가 최고다
39. 날개 다친 새 냇가 덤불 옆을 지나는데 저만치 앞에 새 한 마리를 보았어요
오른쪽 날개가 축 쳐져 있었어요 데려다가 다친 곳을 치료해주고 싶었어요 다시 보니, 다리도 절룩거리고 있었어요 잡힐 듯 잡히지 않을 만큼 내 앞에서 도망갔어요 얼마만큼 따라갔을 때 포르르 날아 냇물을 건너서 숲으로 갔어요 다친 것처럼 나를 속인 것이 조금은 괘씸했어요 한참을 돌아오다 뒤돌아보니 그 새는 내가 지나온 덤불 속으로 날아들어 갔어요 미운 생각이 들어 다시 덤불 쪽에 갔어요 새는 포르르 날아서 저만치 앉았어요 덤불 속을 봤지요 아! 작은 둥지에 새끼 네 마리 그랬구나! 나를 따돌리려 다친 흉내 내던 어미 새 아무도 덤불 주변에 못 가게 지켜주고 싶었어요. 40. 아무도 없다
시골길 걷다보니 아무도 없다
둘러봐도 아무도 없다 길바닥에 돌멩이 하나 힘껏 찼다 저만치 굴러가다 서버렸다 아무도 없다 느릿느릿 걷고 있는 나뿐이다
41. 속았다 썰물 나간 지 오래 돼 밀물 들어올 때가 되었는데
삽질 한 모래밭에 구멍이 빠끔 들어나면 왕소금 넣고 엄지와 검지로 구멍을 잡듯 하고 지킨다 짠물 들어온 줄 알았는지 쑥 내밀어 물 들어온 것 확인하려 잠만경처럼 올린 순간 엄지와 검지가 꽉 잡고 놔주지 않네 뽑혀 나올 수밖에 없는 맛조개 와! 와! 와! 즐거운 웃음 소리 귀가 먹먹하다 속은 맛조개
42. 비행기 타고 왔나? 4층 옥상 깨진 틈바구니 비집고 풀이 났다
풀씨가 비행기 타고 왔나보다 이 높은 곳에 옥상 바닥을 활주로로 이용했을까? 비행기 소리도 없었던 것으로 보면 우주비행기(UFO)로 왔을지도 모른다 풀씨가 타고 다니는 비행기는 얼마나 클까? 어떻게 생겼을까?
38. 소나무가 최고다 바다 가운데 솟은 바위
암벽 타기 하여 정상을 정복하고 손 흔들며 기뻐하는 바위 위에 소나무 한그루 흰 구름이 반겨주고 뱃고동 소리도 칭찬 한다 흰 이빨이 보이도록 웃는 파도가 박수 친다 소나무가 최고다 44. 많이도 변했네
지난 추석 때 우리 집에 오신 먼 친척 할아버지 “참 많이도 변했네” 벌써 몇 번째 하시는 말이다
윗동네 저수지에 붕어도 그대로이고 앞산 밑을 뚫고 지나가는 고속도로도 그대로이고 십년 째 타는 아빠차도 그대로이고 우리집 식구 수도 그대로인데 “참 많이도 변했네” 무엇이 변했나? 어떻게 달라졌나?
45. 강아지 엄마 아줌마가 강아지를 안고 버스를 탔다
강아지가 끙끙거렸다 사람들이 모두 쳐다봤다 계속해서 끙끙거리자 어떤 아저씨가 “아줌마! 강아지 데리고 내리세요” 아줌마가 “아이구, 내 새끼를 왜 그래요” 할머니는 나를 우리 강아지라고 하는데 저 아줌마와 우리 할머니는 똑같은 강아지 엄마가 되나
4부 : 겨울 밭 46. 좁아도 넓은 세상
손바닥만 한 휴대폰을 생일 선물로 받았다
요 작은 안에 온 세상이 다 들어 있다 많은 친구들이 이 속에서 조잘조잘 애기를 해 준다 작다고 큰 일 못하라는 법은 없다 내가 지금은 작아도 내 꿈은 세상만큼 크다
47. 땅값 비싸서 넓은 땅 못 찾고 틈새에 난 민들레 뿌리만 땅 속에서 옆으로 뻗어 물 먹고 자란다
두 집 사이 좁은 틈에 낀 조그만 수선 집 안 집 수돗물 쓰는 할머니의 옷 수선 집 닮았다
48. 여울의 이야기 조잘조잘 도골도골
작은 여울의 작은 이야기 모이고 자라면 바다가 된다 가슴이 넓은 바다가 된다 나의 여울이 나의 바다 나의 이야기를 만든다 소를 만들어 머물기 위해 달빛 밤에도 여울은 쉬지 않는다.
49. 우산 나무 양산 나무 동네 어귀 커다란 정자나무
소나기 쏟아지면 논밭에서 일하던 사람들 달려 들어오는 우산 나무 소나기 지나가고 햇볕 쨍쨍 나면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양산 나무
50. 직소폭포 낯빛 하얗게 질려 눈감고 뛰어 내려 -아푸푸 뱉어내는 물거품 가슴팍에 멍이 들어 파래진 소
숨소리 조용해지면 -졸졸졸 놀랐던 이야기 한다
51. 부스러기 우리 집 은행나무에 이른 봄부터 짓기 시작한 까치집
튼튼한 집 지으려다 나무 밑에 떨어진 부서진 나뭇가지 잘 하려다 남겨지는 부스러기 지난번 시험 때 틀린 답도 잘 하려다 잘못 된 부스러기일까?
52. 문패 구부러진 큰 돌을 밑돌 위에 세워놓고 <장밭탱이> 돌에 새긴 마을 이름은 할아버지 농장이 있는 마을 문패다
우리 동네보다 넓은 마을 문패도 내 키보다 크다 우리 집 문패는 아라비아 숫자 동마다 같은 문패 304호가 있다 하나밖에 없는 할아버지 농장 하나밖에 없는 <장밭탱이>가 더 좋다
53. 붕대 감은 나무 넌 좋겠구나 어디가 아픈지 모르지만
이런 추위에 시리지 않겠구나 붕대를 감아서
54. 겨울 밭 산 밑 비탈진 밭 비닐하우스도 없다
밭가에 키가 큰 풀에는 아직 남은 씨앗들 눈 덮인 겨울 산새들 오라고 남겨 두었다 따뜻한 빈 밭에서 놀다 가라고 55. 쐐기
잎이 다 떨어진 화살나무에
산새 알 보다 작은 예쁜 집 지었다 쐐기는 그 안에서 생각중이다 봄이 오면 무슨 일 할까 깊은 생각중이다. 문 꼭 닫고
56. 나 혼자 학교 간다 우리 산골 동네에서는 나 혼자 학교 간다 그것도 학교버스 타고 간다
일찍 학교에 가거나 늦게 남아서 고무줄 놀아도 할 수 없다 책가방 메고 걸어서 풀꽃 꺾으며 다니고 싶다
57. 숨겨뒀지 낙엽이 숨겨두고 떠났지
봄볕 찾으라고 눈만 숨겨뒀지
58. 하나밖에 모른다 눈은 하얀색 하나밖에 모른다
그래서 눈이 내린 날은 세상이 하얀색 하나뿐이다
59. 자장자장 아기 옆에 엄마가 누워 잠을 재운다
자장자장 자- 아- 자 -ㅇ 엄마가 먼저 눈이 감기고 아기는 엄마 눈 쳐다본다.
60 힘이 세서 양보했다 휴대폰만 보며 한가운데 길을 가던 누나 골목길에서 달려오던 차를 만났다
모르는지 아는지 계속 걸어간다 누나가 다 지나갈 때까지 차가 서서 기다렸다 힘이 세면 양보한다 우리 형은 늘 나한테 양보한다 나보다 힘이 세거든
<한금산 동시 해설> 가슴으로 읊조린 사랑의 노래 김종상(동시인, 국제펜 고문) 1) 일반적인 문학의 쾌락성과 교훈성
한금산 시인이 동시집을 낸다니 참으로 반갑고, 내가 해설을 쓰게 되어 더없이 기쁘다. 한금산 시인은 금년에 한정동 아동문학상을 받았다. 오랫동안 몸담았던 교직에서 퇴임한 후 교육의 연장선상에서 어린이를 위한 글을 열심히 써왔고 그 성과도 컸기에 당연한 포상이고 자랑이다. 여기에서 말한 ‘어린이를 위한 글’에 스며있는 문학적인 의미부터 확실히 하는 것이 좋겠다. 외형률 중심의 재래적인 동요에서 내재율 중심의 현실참여적 동시를 개척했고, 우리나라 최초의 장편동화라 할『숲속나라』(1948) 등을 써서 동화문학에도 선구적 업적을 남긴 이원수는 아동문학을 ‘어린이들이 읽기에 알맞은 어린이를 위한 글’이라 했고, 『꿈과 상상력을 담은 동화 쓰기(The Ways to Write for Children)』를 포함해서 100권이 넘는 책을 펴내어 루이스 캐럴 상, 가디언상 등 여러 상을 받았고, 1999년에는 어린이 문학에 끼친 공로로 대영제국 훈장(MBE)까지 받은 영국의 조안 에이킨도 자신이 쓴 글을 ‘어린이를 위한 글’이라 했다. 여기에서 아동문학의 선구적인 길을 닦아온 두 작가의「어린이를 위한 글」이란 말에는 문학의 일반적인 효용성에서 교육성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해야 된다는 의식이 실려 있음을 생각해야 된다. 일반적으로 문학의 기능을 문학성(쾌락성)과 교육성(교훈성) 두 가지로 말하고 있다. 문학성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 텔레스가 '카타르시스(정신적 승화작용)'란 개념을 내세운 후 문학에서 주요한 기능으로 인식되어 왔다. 이것은 문학이란 예술적 아름다움을 추구함으로써 독자에게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심미성을 강조하고 윤리적인 기능은 가급적 배제하려는 것이었으므로 문학을 통하여 특정의 이념이나 교훈을 일깨우려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문학작품을 두고 문학성이 약해서 함량이 미달이란 말을 하는 경우는 이러한 생각을 앞세워서 하는 말이다. 이에 비해 교육성이란 것은 문학의 가치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점에 있다고 보고, 문학작품이 독자에게 도덕적 교훈을 주거나 진실한 인생의 길을 보여줌으로서 삶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우고 나아가 바람직한 삶의 방향을 찾는데 봉사해야 한다는 견해이다. 하지만 이것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공리주의적이나 계몽문학 같은 목적문학이 될 가능성이 있어 문학작품에 교육성을 너무 앞세우면 좋지 않다는 것이다. 2) 문학성과 교육성은 수레의 두 바퀴 아동문학은 예술성을 상실하지 않는 테두리 안에서 아동의 단계적 심신계발에 이바지해야 된다는 특수성을 갖는다. 그래서 일반문학에 대응하여 아동문학을 특수문학이라고 한다. 따라서 아동문학은 일반문학에서 말하는 것과는 달리 교육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문학성과 교육성이 어린이란 수레의 두 바퀴와도 같아서 대립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관계가 되어야 한다. 미성숙의 인간인 어린이들은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이 자기의 경험세계를 온몸으로 받아드려서 자기화하기 때문에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져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교육성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교육성이 너무 짙으면 어린이들로 부터 저항이 올 수도 있다. 소재의 선정이나 표현에서 고려해야 할 점이 그것이다. 우리는 병을 치료하거나 건강을 돕기 위해 약을 먹는데 그러한 약들은 입맛에 거슬리는 것이 있다. 그러한 것을 거부감 없이 잘 먹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당의정이다. 입에 쓴 약을 먹기 좋게 겉면을 설탕 같은 것으로 싸고 모양도 색깔도 동그랗고 보기 좋게 만든다. 문학작품에서는 교육성(교훈)을 문학성(쾌락)이란 것으로 겉을 싼 당의정으로 만들어 주어야 한다. 어린이들은 문학을 통한 간접경험이 그들의 인격과 재능을 결정하는데 지대한 환경영향이 되기 때문에 교육성은 절대적으로 중요하지만 이상하게도 그것이 어린이들 입에 쓴 보약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거부감을 느낀다. 착하고 아름답게 사는 길, 버려야할 습관이나 고쳐야할 태도 등을 문학작품을 통해 알려주려면 저절로 입맛이 당기는 당의정으로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금산 시인은 오랫동안 교직에 몸담아온 만큼 어린 독자들의 성장발달에 맞추어 문학성과 교육성이 조화를 이룬 좋은 작품을 써왔다. 그의 작품에서 문학성은 사랑이고 교육성은 삶에 대한 은총의 찬미라고 보고 단편적이나마 작품을 통하여 그것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3) 재치와 익살로 가꾸는 가정의 화목 바이올린을 하는 오빠를 생각해서 할아버지가 아코디언 할 때 쓰는 보면대를 자기에게 줄 수 없느냐고 하는 손녀가 너무 귀여워 할아버지가 말없이 와락 껴안았다는「저 주실래요」, 우리 집에 놀러온 아빠 친구들은 나를 보고 꼭 아빠를 닮았다고 하는데, 엄마 친구들은 꼭 엄마를 닮았다고 한다는 「꼭 닮았구나」, 가정의 갈등도 아빠의 익살로 인해 햇볕에 눈사람 녹아내리듯 순식간에 풀어진다는「까꿍이네」와 「왕 엄청」,「잠버릇」등이 모두 가족간의 이해와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이 작품들은 하나같이 화목한 가정을 만들어가자면 가족들의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구체적인 사례로 보여주고 있다. 그 중에서 「할머니의 까치밥」을 보기로 하자. 할아버지가 남겨둔 감나무의 까치밥 까치가 와서 먹다가 남겨두고 간다 다른 친구 와서 먹으라고 맛있는 곶감 조금만 주면서 “둘째네 손주 오면 줄 거야.” 남겨 두는 할머니 할머니의 까치밥이다. -「할머니의 까치밥」 전문 우리 조상들은 들밥을 먹을 때 첫 숟가락 음식은 ‘고시례’라고 외치며 사방으로 흩어 뿌렸다. 거기에는 몇 가지 유래가 있지만 그 행위에는 음식 한 술이라도 들판의 벌레나 짐승들을 배려해서 나누어 먹겠다는 조상들의 두레정신이 바탕에 깔려있다. 감을 따더라도 높은 가지에 있는 몇 개는 ‘까치밥’이라 하여 남겨두었고, 잘 사는 지주들은 ‘이삭두기’라 해서 가난한 사람들의 이삭줍기를 염두에 두고 추수 때 논에 벼이삭을 흘려두기도 했다. 이런 ‘까치밥’이나 ‘이삭두기’는 남을 배려하는 조상들의 아름다운 사랑이었다. 이러한 옛일을 모르더라도 우리의 몸과 마음 안에는 그러한 정신이 이어져 오고 있다. 따로 살고 있는 둘째 손주가 오면 주겠다며 곶감 한 개라도 남겨두는 할머니에게는 그 곶감이 바로 ‘까치밥’인 것이다.
4) 모든 것을 가족처럼 생각는 마음
집안에 날아든 새 한 마리에 향하는 식구들의 각각 다른 사랑의 마음을 그려낸「내가 키울 거야」, 달 밝은 가을 하늘을 날아가는 기러기를 보면서 하늘길에도 신호등이 있다면 파란 신호등 뿐이기를 비는 마음인「달빛 신호등」, 봄이 오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단단하고 동그란 집 속에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쐐기벌레의 꿈을 상상해보는「쐐기」같은 작품은 모두 벌레 하나, 새 한 마리까지도 내 가족 같이 생각하는 사랑의 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무슨 생각할까」에서 그런 마음씨를 살펴보기로 한다. 가뭄이 이어지는 한 여름 어느 날 농장으로 가시는 아빠에게 엄마가 말했다 “호박잎 좀 따오세요, 쌈 싸 먹게” “안 돼 ” “왜요, 호박 안 달릴까 봐요?” “아니, 못 따요” “못 따다니요?” “고개를 숙이고 축 늘어졌는데 불쌍해서 어떻게 따요” 목이 말라 늘어진 호박잎은 아빠를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무슨 생각 할까」전문 풀이나 벌레 같은 생물은 말할 것도 없고 돌 같은 무생물이나 우리가 쓰는 일용품 같은 것도 그 자체로 생명과 영혼이 있어 말하고 생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어린이 마음이다. 그래서 동심을 불심이나 천심에 비유하기도 한다. 아동문학은 이러한 마음의 세계에서 출발한 문학이다. 가뭄에 목이 말라 고개를 숙인 호박잎을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아버지의 마음은 바로 채소 한 포기, 곡식 한 알도 내 몸 같이 사랑하는 농부의 생각이고 지고지순한 어린이의 마음이다. 이러한 세계를 알면 가슴 속에는 저절로 사랑이 자리하게 되고 평화가 건설될 것이다. 5) 세상만물은 한 몸이라는 생각
운동장 선생님 앞에 모여 섰던 우리들이 선생님을 따라 교실로 들어가듯이 바다 위에서 해님 앞에 모였던 햇빛도 해를 따라 바다로 들어갔다는「햇빛도 선생님을 따라」, 홍수가 나서 물살에 쓸려 떠내려 오는 모래를 온몸으로 붙잡아 하나로 품어주는 갈대의 사랑을 생각하는「이리 오렴」, 겨울 아침 학교 가는 나를 외투로 꽁꽁 싸주듯이 동파를 방지하기 위해 헌 이불로 수도를 감싸주는 할머니의 정성을 찬미한「이제는 따뜻해요」등은 세상 만물을 모두 내 몸처럼, 내 가족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다음 작품에서도 그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산골 동네에서는 나 혼자 학교 간다 그것도 학교버스 타고 간다
일찍 학교에 가거나 늦게 남아서 고무줄 놀아도 할 수 없다 책가방 메고 걸어서 풀꽃 꺾으며 다니고 싶다. -「나 혼자 학교 간다」 전문 우리는 어려서부터 생활의 질서를 몸에 익힌다. 집에서는 가족 간의 위계질서, 거리에 나서면 교통질서,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단체질서, 일상 속에서의 사회질서 등은 모두가 꼭 지켜야 할 도리이다. 정해진 시간에 따라 활동해야 하는 학교생활에서 시간을 지키는 질서는 매우 중요하다. 등교 시간에 늦지 않게 학교 가고, 일과시간에 맞춰 공부하고 때가 되면 밥을 먹는 것 모두가 지켜야 할 규칙이고 질서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거기에 얽매이면 오히려 자율성이나 창조성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고 하지만 질서생활은 어려서부터 익혀야 한다. 이 시는 어린 날 학교에 가는 것부터가 규격화 된 생활에 묶여 지내는 어린이의 일상을 말하고 있다. ‘걸어서 풀꽃을 꺾으며 다니고 싶다’에서 사람의 태생적인 자연을 향한 회귀심을 엿볼 수 있다. 어린이들은 이러한 시를 읽으면서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마음에 쌓였던 부정적인 정서를 해소시키는 효과가 있었으면 하는 것이 작가의 마음일 것이다. 거듭 축하를 드리며 더욱 건필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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