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쿨링으로 여타의 딴 짓 하는 중
‘학교에서는 이미 규정된 교육공간을 여타 다른 공간과 격리 시키고 공부라는 활동을 ‘여타 딴 짓’과 격리 시킨다‘라는 문장은 서덕희님의 ’홈스쿨링을 만나다‘라는 책에서 나옵니다. 홈스쿨링은 학교처럼 세대간의, 교과목간의, 교육 공간의 격리를 거부합니다. 공부, 생활, 놀이가 통합되도록 늘 고심합니다. 저는 공부 외에 '여타 딴 짓'이라고 하는 것들을 아이들의 삶과 연관짓도록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휴가가 끝나고 돌아온 그룹홈스쿨링 하는 아이들과 지낸 9월 초의 근황을 사진으로 기록해둡니다.
* 시간표, 스플짜고 인터뷰 날짜 잡기
홈스쿨링 하는 아이들은 휴가가 끝나고 돌아오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자신의 시간표와 한달 공부계획을 짜는 일을 합니다. 스터디 플랜을 짜서 모두가 볼 수 있도록 공개해서 ‘그룹홈스쿨링 공간, 풀꽃처럼’이라는 카페에 올립니다. 또한, 인터뷰 날짜나 평가 날짜를 잡아서 월중 계획표에 기록해둡니다. 평가 방식은 주로 자신이 공부한 것을 원푸리에게 설명 하는 방식입니다. 공부를 했다는 것은 타인에게 말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늘어지는 홈스쿨링의 단점을 보완합니다.
*몸공부로 여타의 딴 짓 하기
공부 외에 ‘여타 딴 짓’ 중에 하나는 바로 몸공부입니다^^. 주로 농사짓기를 하는데요. 아침에 한 시간을 합니다. 그동안은 고추 따기를 했구요, 고랑 사이에 풀뽑기를 했습니다.
고추를 따는 중입니다.
고랑사이의 풀을 뽑는 중입니다.
그동안 농사 지은 작황을 한번 보겠습니다. 8월에 심은 무우가 요렇게 자랐습니다.
8월에 심은 배추가 요렇게 자랐습니다. 홈스쿨러들이 어제는 추비를 주었습니다.
5월에 심은 호박고구마가 요렇게 자랐습니다.
포도는 삼년 전에 심었습니다. 까치들이 잘 먹습니다. 포도나무가 많이 얼어 죽었습니다.
홍천이 포도한테는 추운가 봅니다.
미자씨도 삼년 전에 심었습니다. 빨갛게 잘 자라줘서 고맙습니다. 오미자 효소를 담궈서 먹어야겠습니다. 홈스쿨러들이 곧 따서 그렇게 하겠지요.
올해 홈스쿨링 하는 아이들과 심은 잔디입니다. 잔디 심는 곳을 점차로 넓혀가고 있습니다.
잔디만 보면 우리가 해놓은 일들이 무척 많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우리집 견공, 콩이가 사진기 앞으로 달려옵니다. 강낭콩 세 마리중에서 강이, 낭이는 분양을 했고 수컷 콩이만 사오년째 키우고 있습니다. 홈스쿨러들은 콩이랑 노는 ‘여타 딴 짓’도 무척 즐깁니다.
*자연 속에서, 여타의 딴 짓하기
우리는 여름에는 주로 계곡이나 강에서 놀았습니다. 이제 선선한 가을입니다. 가을의 계곡도 무척 아름답습니다. 5시에 있는 운동시간에 홈스쿨러들을 꼬드겨서 계곡으로 산책을 갔습니다. 자연 속에서 공부 외에 '여타의 딴 짓'을 해보자고요^^
16살 그룹 홈스쿨러입니다, 요즘 아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진학을 하려고 하는데, 경쟁률이 높다는 지역 유수의 일반고와 과고에 지원을 한 상태입니다. 자소서도 썼는데, 과고 면접에서 과학적 지식을 물어본다고 합니다. 고교 과학 선행을 해야 한다며, 고심을 하고 있습니다. 도시로 나가서 학원을 다녀볼까 싶은 생각도 굴뚝같은데, 밖은 유혹적인 상황인지라 갈등 중인가 봅니다. 여기서 인강을 들으라고 하기에는 전에 해 놓은 일에 대한 뒷수습이 필요한지라 컴퓨터 접근이 불가합니다. 피엠피로 인강을 다운 받아서 해결해 보라고 했습니다만..여하튼, 진로가 결정된지라 여타의 딴 짓을 하지 않고, 공부에만 일로매진하겠다고 합니다.
고1, 9월 교육청 모의고사를 보고 싶다고 두 번을 이야기 하길래, 그러라고 하고 문제를 뽑아줬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러 하듯이 학교, 학원을 그냥 다니며 남의 공부하듯이 타율적이고 수동적인 공부습성을 가졌던 아이였습니다. 학교를 벗어나 자기주도적인 홈스쿨링방식으로 일년 반 공부를 해 본 것이 사실은 대단한 성취였습니다만. 특목고에 갈 만한 성적이라고 보기에는 간당간당한지라 아이가 도전을 해 보겠다고 나섰지만 무척 불안한 듯 싶습니다.
모의고사 끝나고도 공부를 하겠다고 해서, 안된다고 계곡 가자고, 자연을 좀 보라고 애들을 끝고 나섰습니다. 우리 큰 딸내미도 눈이 피로할 거라고 끌고 나섰습니다. 이제 며칠 안 남은 수능생 셋이야 어쩔 수 없이 놓고 나섰지요. 제가 주로 하는 일은 애들한테 ‘여타의 딴 짓’을 하자는 거고요. 이와는 달리, 지적 호기심이 전혀 없는 아이한테는 세상에 대해서 알아가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려주는 일을 합니다.
가을의 계곡도 이렇게 아름답습니다. 원푸리의 스마트 폰으로 찍어서 쫌..아쉬움이..
첫댓글 ㅋㅋㅋ, 딴짓!! 딴짓=삶!!
공부가 삶과 분리될 때 수동적일 수 밖에 없다. 왜? 공부는 자기하고 상관없다고 느끼니까!
'여타의 딴짓' 많이 합시다~^^
애들의 삶이 공부와 분리되지 않도록, 여타의 딴 짓 프로그램을 좀 더 짱짱하게 짜 봅시다^^
저는 공부와는 상관없다고 느꼈었는데 풀꽃와서는 반대로되서 능동적으로 하는거 같아요
공부는..사람이 되기 위해서 해야 하는 거임..
다시한번 보지만 반성이 다시한번 됩니다;;;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하고 할 수 있는만큼 열심히 공부해야 겠지요;; // 이제는 여타의 딴짓과는 약간 멀어졌는데 옛날엔 그런것들이 더 좋았는데 이젠 공부하는 것도 꽤 편해졌습니다^^
모든 일에 열쇠는 내가 쥐고 있다는..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나다..
저는 '여타 딴 짓'이 나쁜걸로만 생각했었는데 이 글을 읽으니 이렇게 좋은 '여타 딴 짓'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
여타 딴 짓을 제대로 해야, 공부도 제대로 하게 된다는..
'여타 딴 짓' 이 이렇게 중요한 줄은 몰랐네요 ㅎㅎ
교육은 1, 인간이 되기 위해서 한다. 2, 생활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 한다. 3, 독립된 개체로 성장하기 위해서 한다.
지식은 이러한 목적을 위해서 함께 쌓아가는 것이다..
민지야, 그러니 여타 딴 짓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 엄청나지요 ㅋㅋ
우와~~~정말 엄청나게 많네요 ㅎㅎ
여타 딴 짓을 엄청나게 잘 배워야겠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