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친환경 미래차 수소고상버스! 경남의 미래를 달리다
일상생활 속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대다. 교통수단도 무공해차로 바뀌고 있는 요즘, 달리면 달릴수록 공기를 정화하는 버스가 있다. 바로 수소버스다. 경남·부산·울산(이하 경부울)을 누비며 시범 운행 중인 수소고상버스를 탔다.
글 배해귀 사진 김정민
약 한 달 동안 경부울 3500km 달려
태풍이 지나가고 화창한 가을 날씨를 뽐내던 9월 어느 날, 경남도청 근처 도로가에 유난히 키가 큰 버스 한 대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경부울에서 시범 운행 중인 수소고상버스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수소를 연료로 하는 수소광역버스로, 지난 8월 12일부터 9월 15일까지 경부울을 누비며 총 3500km를 달렸다. 이날은 통근버스로 경남도청(창원)에서 출발해 경남도청 서부청사(진주)로 시범 운행한 지 3일째 되는 날이다.
창원에서 진주 서부청사로 출퇴근하는 박동수 주무관은 “일반 좌석버스보다 좌석이 넓어 편하고, 고속 주행시 소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서 좋았어요”라며 수소버스의 탑승 소감을 웃으며 말했다. 약 1시간을 달려 도착한 서부청사. 안전하게 주차 후 운전대를 잡았던 이대은(28) 주무관에게도 솔직한 운행 소감을 물었다. “과거 버스라고 하면 시끄럽고 매연을 많이 뿜어냈었죠. 그러나 수소버스는 시동을 켜도 진동이 없고 조용해요. 또 기어 변속을 하지 않아도 되니 운전하기가 수월하고 출발할 때도 부드럽게 나아갑니다.”
온실가스는 30배,
미세먼지는 43배 줄여주는 친환경 교통수단
수소차는 수소차량 안에 내장된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가 결합해 화학에너지를 만들고, 이 화학에너지가 연료전지를 통해 전기에너지로 변환되면서 움직이는 자동차다. 때문에 기존 버스와 다르게 수소버스는 수소와 산소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투명하고 깨끗한 물만 배출한다.
중요한 건 이때 필요한 산소가 청정한 ‘고순도’ 산소여야 한다는 사실. 대기 속 산소에는 각종 미세먼지가 섞여 있기 때문에 이를 걸러내기 위한 미세먼지 여과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그래서 달리면 달릴수록 공기를 정화시켜주는 셈이다. 수소버스 한 대당 연간 42만 kg의 공기를 정화할 수 있어서 친환경 차량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수소버스를 일반 대중교통과 비교해도 온실가스는 30배, 미세먼지는 43배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충전시간이 비교적 짧다. 일반 승용차 기준 수소차는 약 5분, 수소버스는 약 15분~30분 정도의 충전시간이 걸린다. 충전비용도 kg당 8000원으로 전기차와 LPG차 다음으로 충전비용이 저렴하다. 무엇보다 수소고상버스는 1회 충전으로 약 660km 장거리를 운행할 수 있어 에너지 효율면에서도 유익하다.
경부울 ‘수소버스 보급 확대’ 협약 체결
환경부와 경부울, 현대자동차, 경남버스운송사업조합은 지난 1월 경부울 수소버스 보급 확대와 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경남도와 부산광역시, 울산광역시가 수소 생태계의 거점이 되기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수소버스 624대를 공동 구매해 오는 2025년까지 보급할 계획이다. 환경부와 경부울은 보조금을 지급하고 현대자동차는 할인 혜택을 늘려 약 42억 원 정도의 구매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경남의 수소차량(2022년 7월 기준)은 승용차 1996대, 시내버스 32대이며, 수소충전소 13개소이다.
경남도는 이번 협약을 통해 탄소중립을 통한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고 새로운 신성장 산업을 육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운행 중 물 이외의 유해 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달릴수록 대기 중의 미세먼지를 흡수하는 수소고상버스. 지구를 생각하는 친환경 수소고상버스가 경부울을 쌩쌩 누빌 날이 머지않았다.
수소버스 언제부터 탈 수 있을까? 수소버스는 올해 4분기 부터 경부울을 달릴 예정이다. 경남 35대(창원 32대·진주 3대), 부산 60대, 울산 15대로 총 110대가 보급될 계획이다. 이번 시범운행으로 수소고상버스의 편의성과 경제성, 차량 성능 등을 확인했으며, 차후 환경부와 경부울이 협력해 버스 노선 기·종점 인근에 상용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경남에서 부산을 거쳐 울산으로 운행하는 수소버스가 투입돼 원활하게 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