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이 오늘은 사랑반에서 모였다.
우린 지금 내 몸과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을 찾았다. 오늘도 역시나 피곤하다, 지친다, 힘들다가 주를 이루었다. 초점을 잃은 눈, 축 처진 어깨, 힘 빠진 목소리가 그들을 감싸고 있었다.
다 함께 둘러 앉아 차를 마시며 잠시 몸과 마음의 평안을 찾았다. 우리는 '블랙독'의 이미지를 보고 나에게 의미있게 다가오는 장면을 찾았다. 한 명씩 돌아가며 자신이 찾은 의미있는 이미지를 말했다. 1은 그림책 속의 집안의 물건들이 여기 저기 널려있는 모습이 정리해야하는 자신의 업무 같다고 했다. 깔끔한 공간을 좋아하는 자신에게 이런 산만한 그림이 자신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2는 마지막 장에서 아이가 블랙독을 안고 있는 모습에서 따뜻함을 느낀다고 했다. 3은 책을 막 펼쳤을 때의 설경이 고요함, 평안함을 불러온다고 했다. 1은 이 장면에서 쓸쓸함, 외로움을 느낀다고 했고 2는 눈이 소복히 쌓였을 때 그 위에 발자국을 내며 걸어다니던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이 떠오른다고 했다. 4는 가족들이 소파에 앉아 블랙독과 함께 앉아 있는 장면을 보니 자신도 집에 빨리가서 가족들과 같이 있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