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백하에서의 새벽은 좌판 위에서 밝아온다. 호텔 창밖으로 바라보는 거리 저 편에 봉지 봉지 물건을 늘어놓고 서 있는 사람들의 표정이 애처롭다. 오가는 이 없는 새벽에 잠을 설쳐 피곤한 모습으로 하루를 여는 사람들.
이도백하의 아침은 좌판 위에 열려오고
잠 설친 손길들이 작은 소망 담아내면
봉지 속 삶의 무게가 거리를 배회한다.
오가는 사람 없는 미명의 거리에서
이국의 손길들만 기다리는 저들 삶도
천지의 물길로 씻겨 거듭날 수 있기를
대성중학교 옛터
현재의 용정제1중학교로 교명이 바뀐 새 건물
윤동주 시비 앞에서
안중근 의거
윤동주 사진
송몽규와 문익환
일송정 사진
윤동주 책방
윤동주 교실에 늦게 들어와 벌 서는 모습
윤동주 교실에서의 시노래
아침 식사 후 용정으로 향하는 길가엔 옥수수밭이 끝도 없이 길게 펼쳐져 있다.
차창 밖 멀리 전날 보았던 일송정 푸른 솔과 해란강을 바라보며, 우리는 모두 선구자 노래를 합창하였다.
윤동주 시인이 다녔다는 대성중학교에 들러 윤동주 시비를 보고, 기념전시관으로 들어가, 1917년 출생한 후 29세에 일본 감옥에서 생체실험주사를 맞고 돌아가신 시인을 생각하며, 방명록에 서명한 후 약간의 찬조금을 내고 간단한 쇼핑을 하였다.
학교 안에는 윤동주 책방도 차려져 있었으며, 그 옛날의 교실 풍경이 그대로 재현된 교실 안에서 몇 명이 시노래도 불렀다.
일제강점기 민족주의 교육의 산실로서 수많은 독립운동가와 애국지사를 배출한 이곳에는 윤동주의 사진과 각종 민족영웅들의 화보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어느 가게에서 공주 거울을 들고
윤동주 생가
잠시 쇼핑을 하고 윤동주 생가를 방문하였다. 윤동주의 많은 시들이 돌에 새겨져 곳곳에 놓여 있었고, 전시관 공사가 한창이었다.
다시 버스로 한 시간 가량을 이동하니 두만강(도문강)변으로 북한의 민둥산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가 연변이라 부르는 북간도 김좌진 장군이 말달리던 이곳을 차를 타고 달리니, 그 웅대한 기개가 다시금 가슴을 파고들어 울컥 눈시울이 젖어온다.
나룻배를 타기 위해 광장을 걸어감
두만강변에서
두만강을 따라 나룻배를 타고 가니 북한땅이 바로 지척이다. 김일성이 건너갔다는 철교 가운데 중국쪽으로 검은 칠을 하여 확연히 국경을 구분하고 있다.
북한과 중국의 국경, 저쪽 강가엔 북한 군인들이 숨어 지키고 있다고 사공이 귀띔을 한다.
류경호텔 식당엥서의 답례 만찬
연변작가회의 선물을 받고
연길시로 들어오는데 그동안 줄곧 개었던 날씨가 살짝 흐려진다.
연변 죽탄세계에 들러 잠시 체험을 하고 죽제품을 둘러본 후, 북한인이 운영하는 류경호텔 식당에서 대학과 연변작가회측에 답례만찬을 하며 어여쁜 북한아가씨들의 공연을 감상한 후, 다시 숙소인 국제호텔로 향했다.
9월 12일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