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캠페인 시작
오후 2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될 첫 번째 인사캠페인에 필요한 물건을
차에 싣는 도중 갑자기 비가 내렸습니다.
우산을 들고 나오지 않아 차 트렁크 아래에서 잠깐 비를 피했습니다.
아직 실어야 할 물건이 남아있는데 비는 멈출 생각이 없고 캠페인 시작 시간은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하나, 둘, 셋 하면 뜁시다!”라는 슈퍼바이저 선생님의 말씀에 전속력으로 달렸습니다.
주차된 차에서 기관까지 짧은 거리였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젖었습니다.
캠페인 시작 전부터 웃음이 터졌고 재밌는 추억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우산을 챙기고 물품이 비에 젖지 않도록 주의하며 실었습니다.
차를 타고 개화산역으로 이동했습니다.
도착 후 역 안에 현수막을 붙이고 테이블을 펼치고 판넬을 세우는 등
슈퍼바이저 선생님들과 저와 가영님 모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습니다.
희영님과 승희님은 방화중학교에서 할 일이 있어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같이 준비했더라면 더 뜻깊은 시간이었을 텐데 아쉬웠습니다.
모든 준비를 마쳤으나 처음에는 목소리를 크게 내는 게 어색해서 쭈뼛거렸습니다.
이런 캠페인을 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습니다.
캠페인 경험이 있는 가영님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큰 소리로 말하고 웃으면서 인사하면 된다는 조언을 해줬습니다.
그러면서 시작이 힘들지 하다 보면 괜찮아진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한 분이라도 참여해 주시길 바라는 마음에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캠페인 진행하고 있습니다. 참여하고 맛있는 간식받아 가세요!”
참여하러 오시는 분들께 가족, 친구, 이웃과 인사를 통해 정을 나누고
더불어 살아가는 동네를 만들기 위해 캠페인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이번 캠페인의 주제인 둘레 사람에게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도록 응원의 한마디,
개화산역 역무원께 감사의 말 작성을 부탁드렸습니다.
날씨가 흐리고 비가 많이 와서 역 안에 오가는 사람이 적었습니다.
사람 한 명이 지나가도 외치고 저희를 지나쳐가는 사람에게도 계속해서 외쳤습니다.
그러자, 한 분씩 관심을 가지고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캠페인을 하는 이유와 한 마디만 적어도 괜찮다며 참여가 부담되지 않도록 설명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짧은 문장이지만 잠깐 시간을 내어 작성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잠깐 쉬는 시간을 가지고 오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두 번째 인사캠페인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때는 승희님과 희영님도 함께했습니다.
퇴근 시간이다 보니 유동 인구가 첫 번째 시간보다 많았습니다.
실습생 4명이 같이 진행하니 원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포스트잇에 어떤 글을 작성해 주셨는지 틈틈이 확인했습니다.
멀리 있는 가족의 안부를 묻는 글, 사랑을 표현하는 글, 쾌유를 바라는 글,
역무원을 칭찬하는 글, 그리움을 나타내는 글 등 다양하게 작성해 주셨습니다.
짧아도 그 안에는 감사함과 고마움, 응원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지만 작성된 글을 보면서 힐링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시대가 발전하면서 상대방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일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감사, 칭찬보다는 비난, 모욕이 난무하여 사람과 사람 사이가 멀어지고 사회가 삭막해지고 있습니다.
캠페인을 진행한 저조차도 가까운 사람들에게 사랑한다, 고맙다고 말했던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감정 표현에 인색했습니다.
말 한마디 하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닌데 그동안 둘레 사람들에게 표현하지 못한 게 미안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긍정적인 표현을 숨기지 말고 입으로 말해보자는 다짐을 했습니다.
멀어진 이웃 관계를 좁혀주고 사회가 밝아지고 따뜻해질 수 있는 역할을 하는 인사캠페인
지금은 이러한 캠페인을 통해 익명으로 가족, 이웃, 친구에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고 있지만
나중에는 인사캠페인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서로에게 긍정적 표현을 자주 말하고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가 쓴 귀여운 응원의 한 마디 / 박성빈 선생님께서 사주신 음료수 감사합니다 :)
# 1동 주민 만남
첫 번째 캠페인이 끝나고 유O미님과 김O자님 만남을 위해 바로 1동으로 갔습니다.
박성빈 선생님께서 당사자의 특성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유O미님은 지적약자이십니다. 잔치를 제안했을 때 수락하시더라도 많은 부분을 해내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작은 역할이어도 좋으니 당사자가 할 수 있는 만큼만 부탁드리는 게 좋습니다.
김O자님은 유O미님을 챙겨주시는 이모님입니다. 실제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처럼 잘 챙겨주십니다.
유O미님은 문을 열고 현관에서부터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저희가 더울까봐 미리 에어컨을 틀어놨다고 하셨습니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큰 사람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모님께서도 오셨습니다. 자기소개한 후 잔치 제안을 했습니다.
이모님은 "O미는 잔치하더라도 아마 큰 도움 되지 않을 거예요." 라며 유O미님의 역할에 대해 걱정하셨습니다.
어떤 역할을 맡으면 좋을지 곰곰이 생각하시다가 수박을 해보는 건 어떤지 아이디어를 주셨습니다.
유O미님도 해보겠다며 신나하셨습니다.
그리고 대화 초반에는 이모님께서 다리가 안 좋아서 돕기 어려울 수 있다고 하셨는데
대화가 끝나갈 때쯤 “그래도 학생들이 잔치하는 건데 도와줄게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유O미님은 수박을 준비하고 이모님은 부침개를 부쳐오실 예정입니다.
어르신이 좋아하는 단팥빵을 드리자는 의견도 나와 그 부분은 복지관에서 거들어드리기로 했습니다.
시장 가는 길을 잘 아는 유O미님과 함께 가서 과일 사고 단팥빵을 주문하기로 했습니다.
두 분의 의견을 귀담아듣고 잔치 준비를 거들어야겠습니다.
이번 잔치를 계기로 1동 이웃 관계를 살리는 것뿐만 아니라
이웃들과 즐겁게 대화하면서 정을 나누는 시간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유O미님과 이모님께서 서로를 생각하고 아끼는 마음이 더욱더 깊어지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첫댓글 방화11복지관에서는 가족, 이웃, 친구와 인사하며 지내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 하나의 구실이 인사캠페인입니다.
인사캠페인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이번에 실습생들과 함께한 방식은 붙임쪽지를 활용해서 하는 인사캠페인이었습니다.
붙임쪽지를 쓰는 시간은 짧지만, 그 것을 쓰는 만큼은 내 주변의 이웃과 친구, 가족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번에 캠페인 하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참여해주셨습니다.
비가 왔음에도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관심을 보여주시고, 참여해주셨습니다.
하나하나 정성껏 써주신 메시지가 큰 감동과 울림이 있었습니다.
적어주신 메시지는 1주일 정도 개화산역에 전시하기로 했죠?
아마 오가는 분들이 보시고 흐뭇한 미소를 보이시면서 힘을 얻으실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인사캠페인을 하고난 다음날 주민분께서 직접 복지관에 전화주셨습니다.
당직 직원이 꽤 길게 통화를 했는데, 복지관에서 이런 일을 하는지 몰랐고 직원들과 실습생이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하셨습니다. 이런 좋은 의미를 담은 캠페인을 기획한 그 마음이 기특하고 예뻤다고 하셨습니다. 당신도 방화동에서 30년 이상 살았는데 그간 몇년 헛산것 같다고 하시면서 인사캠페인을 하는 모습을 보니 이래서 아직 세상이 살만하구나 느꼈다고 하셨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이 우리가 인사캠페인을 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 일을 개화산역과 잘 협력하여 윤주 학생과 다른 실습생분들이 해내셨습니다. 애썼습니다.
인사캠페인을 잠깐 쉬는 중에는 1동 잔치를 위해 주민분을 만났습니다.
주민분이 하실 수 있는 만큼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면서 잔치를 주도적으로 이뤄나가실 수 있도록 잘 거들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07.21 1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