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라스울은 폐유리를 고온에 녹인 후 섬유처럼 뽑아내어 만든 단열재이다.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명칭은 “그라스울”인데, 공식용어임에도 불구하고 발음의 표기에 맞지 않아 협회에서는 “글라스울”로 통칭한다.)
이 때문에 맨 손으로 만지면 많은 따가움을 느끼게 된다. 이로 인해 한동안 (물론 지금까지도) 인체 유해성에 대한 논란의 중심에 서 왔다.
<글라스울 보온판 사진, 출처 : http://catforehead.wordpress.com/tag/glass-wool/>
결론적으로는 글라스울의 섬유크기가 호흡기로 들어가기에는 큰 구조이기 때문에 인체에 접촉하여 아픔을 줄 수는 있으나, 체내에 유입되지는 않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아직까지는 인체에 유해하다는 증거를 찾지 못하였다.(이 표현은 공식적인 의학적 견해이다.) 또한 유입되더라도 체내에서 용해되어 배출된다.
<글라스울 현미경사진, 출처 : Ultrasonic measurements of the two characteristic lengths in fibrous materials, Naoki Kino>
<글라스울 다른 현미경 사진, (a)Cerafiber; (b)Superwool; (c)Rock wool; (d)Glass wool. 출처 : The thermal transformation of Man Made Vitreous Fibers (MMVF) and safe recycling as secondary raw materials (SRM), A.F. Gualtieri>
비록 호흡 등을 통해 인체 내에 들어가지는 않으나 매우 단단한 유리조직이므로 맨손에 만지거나, 피부에 직접 닿을 경우 오랜 시간을 고생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현장에서 글라스울이나 암면(Rock Wool)을 이용한 작업을 할 경우 반드시 보호장비(장갑,의류,마스크)를 착용하고 작업하는 것이 옳다. 단기간만을 접하는 건축주나 일반인에게는 무해할지 모르나, 오랜 세월에 걸쳐서 노출이 되는 작업자의 경우, 인체 유해여부는 아직 의학적 견해가 없기 때문이다.
일부 사용자 중 석면과 혼돈하시는 분이 계신데, 석면은 완전히 다른 물질이다. 석면은 천연광물섬유이고, 글라스울과 암면은 인조광물섬유로써 그 성분도, 크기도 다르다. 석면은 인체에 유입시 융해되지 않고 축척된다. 석면에 대한 자세한 글은 http://ko.wikipedia.org/wiki/석면 을 참조바란다.
특히 우리나라 현장에서 가장 아쉬운 것이 작업자가 사용하는 마스크인데, 본인의 불편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주변에서 어느 누구도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하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본인의 건강은 스스로 챙겨야 한다고는 하지만 온갖 먼지 속에 작업을 해야 하는 작업자에게 방진마스크를 착용케 하는 것은 건축주나 혹은 주택시공사의 입장에서도 당연한 의무이다. 현장에서 방진마스크를 자주 보았으면 좋겠다.
글라스울은 성분과 그 가공방식으로 인해 불연단열재에 속한다. 물론 고온에 녹기는 하나 자체 발화를 하지는 않는다. 즉, 유리와 동일한 결과를 보인다.
대게의 경우 무기질단열재(글라스울, 암면) 등은 불연단열재이다. 이 성질 하나만으로도 고성능의 유기단열재 사이에서 무기단열재가 살아남은 충분한 이유가 된다.
단열성이 좋은 무기단열재와 불연성이 있는 유기단열재. 이 두가지 목표가 단열재가 가진 오랜 목표 중 하나이다.
다만, 알아두어야 할 것은 불연이 모든 온도에서 유효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글라스울의 상태유지의 한계온도는 약 350℃ 다. 대부분의 화재시 온도는 이 온도를 넘어 가므로 결국 글라스울도 화재가 확산되면 녹아내리게 되며, 녹는 순간부터 화재 억제 능력이 없어진다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성질때문에 화재 등급은 자가 소화성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연소의 확산성/유지성을 보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글라스울은 아주 좋은 내화성을 가지지는 못한다. (암면의 허용온도는 약 600℃ 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글라스울이 사용된지는 오래 되었다. 특히 고온의 배관용 단열재로써는 지금도 뽀족한 대안이 별로 없기 때문에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형편이다. 건축에서 배관용단열을 제외하고 순수 건축용 단열재로써도 많은 판매를 보이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건축용단열재 시장은 유기단열재가 압도적으로 점유율이 높다. 흥미로운 것은 유럽의 시장점유율과는 정반대의 현상을 보이는 것이데, 이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유기단열재(EPS,XPS)가 일단 저렴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서 아직 우리나라는 단열재의 불연성 여부에 대해 유럽만큼 강력한 법의 제재가 없다는 것이 이유가 된다. (외단열 설명글에도 있지만, 독일의 경우 22m를 넘는 건축물은 100% 불연단열재만을 사용토록 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불연성능 등에 대한 타 단열재와의 비교 등에 대한 내용은 생략하기로 한다.
글라스울은 소형주택 중에서 주로 목구조나 경량스틸 등 건식구조에 많이 사용되는 단열재이다. 이는 스터드와 스터드 사이에 단열재를 끼워 넣어야 하는 구조의 특성상 탄성이 있는 단열재를 사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비록 유기단열재도 탄성이 있기는 하나 웬만큼 정밀하게 재단하지 않는 이상 스터드 사이에 끼워서 넣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건식구조에 사용되던 글라스울은 그 밀도가 너무 낮은 것이 사용된 점이다.
목조주택에 사용되는 글라스울의 밀도는 대부분 9kg/㎥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밀도를 정성적으로 표현하면 놀이동산의 솜사탕과 비슷한 밀도이다.
이 낮은 밀도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는데, 가장 두드러짐 점은 습기가 침투해 들어갈 경우 단열재가 젖고, 젖은 단열재는 무거워져서 이른바 주저앉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데 있다. 추후 습기가 다 증발하여도 주저앉은 글라스울은 다시 원상복구 되지 않는다. 즉, 단열에 결손이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10kg/㎥ 밀도의 글라스울 단열재 사진 - 출처 http://www.hiwtc.com>
단열재 회사에서는 이를 방지하고자 여러 가지 노력을 하였는데, 그 결과가 아래의 사진처럼 비닐에 포장된 저밀도 글라스울이다. 즉, 저밀도 글라스울에 습기가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단열재를 비닐로 포장을 한 제품인데, 문제는 비록 단열재는 보호했지만 더 중요한 것을 간과한 제품이다. (물론 작업자가 따가움을 느껴 글라스울의 사용을 꺼려한데도 이유가 있다.)
<비닐로 포장된 글라스울 – 사진처럼 네모 반듯 하지는 않다.>
목구조 혹은 경량철골조의 스터드나 OSB 등이 비닐과 직접 맞닿아 있다는 문제점이 생긴 것이다. 이 경우 습기가 비록 단열재에 들어가지는 않으나, 실내의 습기가 그렇다고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타 부재로 스미게 되고, 결국 투습이 되지 않는 비닐과 닿아 있는 부재가 장기적으로 부식되는 문제가 생길 빌미를 주었는데 즉, 집을 위한 단열재이어야 하는데, 단열재를 위한 집이 된 것이다.
이를 그림으로 그려 보면 다음과 같다.
비닐포장된 글라스울을 스터드에 고정을 하는 방식인데, 발상은 좋았다. 실내측에서 방습층 역할도 할 수 있고, 단열재가 처지는 것도 막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제품이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간과한 점은 수증기가 작은 틈새로도 쉽게 침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비닐포장된 글라스울 단열재의 설치>
즉, 아래 그림처럼 타카로 고정된 단열재 사이로 습기가 침투해 들어가면 결국 다시 빠져나오지 못하고 스터드와 단열재의 포장비닐사이에서 장시간 경과를 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 습기가 측면을 넘어 반대편으로 갈 경우 낮은 온도로 인해 동절기 결로의 위험도 함께 내포하게 된다. 투습이 생명이 건식구조에 비닐의 사용은 이처럼 복잡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비닐포장된 글라스울로의 습기 침투>
압축되어져 있는 글라스울 단열재와 제조사에서 권장하는 방법의 시공사진은 아래 링크를 보면 알 수 있다. (저작권을 유지하기 위해 링크로 대체하였다.)
<우리나라 경량구조주택에서 사용되는 글라스울 운반, 적재 및 시공사진>
그래서 글라스울은 누드상태로 사용하거나 작업자의 작업성을 고려하여 생산된 한쪽에 투습이 되는 종이가 붙혀진 글라스울을 사용하는 것이 옳다.
<정상밀도 글라스울 시공사진, 사진제공 : 풍산우드홈>
그러나 이런 문제를 떠나서 현재 우리나라에 지어지는 많은 목조주택이 이러한 고정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게 더 큰 문제이다. (물론 고정해도 위와 같은 문제가 있지만.) 저밀도글라스울은 운송비를 절약하기 위해 압축이 된 상태에서 현장에 들어오게 된다. 이 단열재를 현장에서 다시 부풀어 오르게 한 다음 시공이 되어야 하는데, 그 모든게 비용이라 압축된 상태에서 고정도 하지 않고 그냥 손으로 스터드사이에 밀어 넣게 되는데 이런 모든 부분이 하자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게 시공하는 이유는 단 하나이다. “싸게”
즉, 아래 그림에서 왼쪽의 그림이 건축주가 상상하거나, 기대하는 스터드사이의 단열재 모습이다.(물론 국가도 이러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실제는 오른쪽의 그림처럼 시공이 된다. 이 것은 당연히 단열 결손으로 이어진다.
<건축주가 기대하는 단열재 삽입그림> <실제의 단열재 시공>
아래 실제 공사 현장 사진을 보면 이 글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목조주택의 글라스울 단열재 시공 사진>
이런 주택이 따뜻하길 바라는 것은 “낙타”와 "바늘"을 다시 불러내는게 민망할 정도다.
우리나라에서 글라스울의 단열성능은 R11, R19 등으로 불렸다. 이는 다른 글에도 설명이 있지만 반복하는 것도 나쁜지 않을 듯 하여 다시 설명을 옮긴다. 이 단위는 미국식 표현이다. 즉, 단위가 1ft⌒2*F*h/BTU 이다.
이 단위를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SI단위로 변환하면 다음과 같다. 미국식열저항 나누기 5.678 하면 미터법으로 환산이 된다.
즉 R19 = 19 ft2*F*h/BTU = 19÷5.678 ㎡k/W = 3.346 ㎡k/W 과 같다. 이를 열관류율로 변경하면 0.30 W/㎡k 로 나타내 진다.
얼핏 좋게 느껴지지만, 이 숫자에는 허수가 있다.
아래 표는 R11~R30까지의 단열재를 SI의 열관류율로 변경한 표이다.
이렇게 보면 그래도 꽤 성능이 좋아 보인다. 그러나 위의 사진처럼 스터드 사이를 모두 채우지 않으면 위의 표에 해당하는 성능은 결코 나오지 않는다. 사실 저밀도글라스울의 제품을 이용해서 단열재를 빈틈없이 채운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는 작업을 해 보신 분들이라면 충분히 이해를 하실 것으로 믿는다.
우리나라 경량구조 주택은 시작부터 단열성능을 일정 부분 포기하고 들어가는 것과 다름아니다.
이런 많은 이유로 이제는 글라스울이 고밀도로 올라가야 한다.
워낙 낮은 저밀도제품이 있으니 24K 제품이 고밀도로 불리우는데, 사실 24K가 정상밀도라고 해야 맞다.
아래 표는 글라스울 밀도별 열전도율의 KS값이다. 실제 제품은 이 값보다 조금씩 좋다. 24K 제품은 통상적으로 약 0.036W/mK 정도의 열전도율을 갖는다.
글라스울과 관련된 KS 규정인 KS L 9102 인조광물섬유단열재의 내용에도 최저 밀도는 24K로 되어져 있고, 건축물의설비등에관한규칙에 글라스울은 “나”등급에 속해져 있는데 이 역시 최저 밀도는 24K이다. 즉, 현재 시장에서 건축용보온판으로 사용되는 9K 밀도의 제품은 그 자체로 법에 저촉된다는 뜻이다.
경량구조의 단열재가 정상밀도의 글라스울이나, 셀룰로우즈, 혹은 멜라민폼으로 바뀌어야 할 때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