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철학자 에머슨은 일찍이 1980년대 중반 다음과 같은 이야기로 마케팅의 비결을 설파하였다. "만약 당신이 더 좋은 책을 쓰고, 더 좋은 설교를 하고, 당신의 이웃보다 더 좋은 쥐덫을 만든다면, 당신이 숲속 한가운데 집을 짓고 살더라도 세상 사람들이 당신의 집 문 앞꺼지 깨끗이 길을 다져 놓을 것이다."이 말로 인하여 '더 좋은 쥐덫(better mousetrap)'은 좋은 제품을 나타내는 관용어로 굳어져서 아직도 비지니스 용어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울워스(Woolworth)라는 쥐덫 만드는 회사의 사장인 체스터 울워스는 오랜 연구 끝에 뛰어난 쥐덫을 만들어 내었다. 한번 잡힌 쥐는 절대 놓치지 않을 뿐 아니라, 예쁜 색깔의 플라스틱 제품으로 깨끗하고 현대적인 디자인에 매우 위생적이기도 하고, 게다가 가격도 옛날식 쥐덫보다 조금 비쌀 뿐이었다.
그러나 그 '더 좋은 쥐덫'은 에머슨의 예측과 달리 처음에는 잘 팔리는 듯하더니 얼마 안가서 매출액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실패로 끝나고 만 것이다. 그 이유를 자세히 분석한 결과 쥐가 잡혀 있는 쥐덫을 처리하기 어려워 쥐덫째로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좋은 쥐덫은 그냥 버리기에는 너무 예쁘고 아까워 차마 버리지 못하고 쥐를 죽이고 꺼내 깨끗이 하고 다시 사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 과정이 너무나 징그러워 차라리 구식 쥐덫을 사용하는 게 낫다고 결론을 내리고 말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 좋은 쥐덫'도 고객이 원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에머슨이 철학자였기 망정이지 회사 사장이었다면 큰일 날 뻔했다.""고 울워스 사장은 한숨을 지었다고 한다.
더 나은 쥐덫의 오류는 품질이 더 좋은 쥐덫을 만들어 팔면 고객들이 알아서 제품을 구매할 것이라는 기업들의 제품 중심적 사고를 꼬집는 표현이다.
최근 ‘더 나은 쥐덫의 오류’의 대표적 사례로 세그웨이(Segway)를 꼽을 수 있다. 1인용 운송수단인 세그웨이는 도시의 출퇴근 광경을 바꿀 가장 혁신적 제품으로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세그웨이는 기술적으로 매우 뛰어났다. 스스로 균형을 잡는 지능적 메커니즘을 이용해 탑승자가 넘어지지 않고, 몸을 앞뒤로 기울이기만 하면 자동으로 나아거가나 방향전환이 되고 정지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출시 전 기대와는 달리 18개월 동안 6,000여 대의 판매 실적을 보이는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는 바로 사용자의 입장을 깊이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세그웨이 측에서는 가까운 거리 이동시 사용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작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인도에서는 너무 빠르고 차도에서는 너무 느린 탓에 불편을 겪게 되었던 것이다. 1000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과 1회 충전으로 39km까지밖에 주행할 수 없는 기능상의 문제는 소비자의 선택을 가로막는 커다란 장벽이 된 것이다. 새롭기는 했으나 사용해야 할 가치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 그야말로 기술적으로만 훌륭한 제품이었던 것이다. 기술은 혁신적인 신제품에 필수적인 조건이지만 그렇다고 제품 성공의 충분 조건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