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성과 민주성에 바탕 둔 공동선 추구
- 2012년 성 로사리오 관구가 있는 홍콩에서 수련을 마친 아시아 신학생 수사들(둘째 줄 검정색 복장)이 첫 서원식 후 회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도미니코수도회 제공.
도미니코수도회 공동체는 교회 이름으로 회원들에게 일방적인 순명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두지 않는다. 자발적인 청빈과 자발적인 순명, 그리고 자발적인 정결을 통해서 관상을 이뤄내도록 한다. 이는 태초에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은 세상은 다양성 안에서 그분 사랑이 드러나는 것이지 획일적이고 단순한 창조성에서 통합되는 전능하심이 아니기 때문이다.
도미니칸 영성에서 바라보는 전능하신 분은 각 고유의 생명에로 당신의 거룩한 창조성을 오늘도 이루시고, 다양한 형제들의 조건과 상황에서 당신 섭리를 드러내시는 분이다. 그런 면에서 도미니칸의 삶은 각자 자율성과 민주성에 바탕을 두고 공동의 선을 위한 책임성을 갖는 것이며, 이것은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신원과 정체성에로 소명을 스스로 갖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수도회 한국진출은 1990년 5월, 3명의 선교사가 한국 땅을 밟으며 시작됐다. 1992년 12월부터 성소자 모임을 시작하며 한국인 지원자를 받았고 1994년 11월 8일 서울 미아리 소재 수도원 축성식이 거행됐다.
그러나 한국과의 인연은 이를 훨씬 앞선다. 1587년 도미니코수도회는 선교를 목적으로 하는 성 로사리오 관구를 설립했다. 설립 목적은 아직 복음을 접하지 못하였거나 교회가 뿌리 내리지 못한 지역의 복음화였다. 그리고 주요 활동지는 필리핀과 동양이었다. 성 로사리오 관구와 한국은 복자 성 도미니코의 요한이 조선 선교를 준비하며 일본에서 기다리던 중 순교한 데서 연고를 찾을 수 있다.
이후 1971년 김인중 신부가 서원하면서 수도회는 다시 한국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됐다. 1982년 수도회 아시아 총회에서 한국진출이 논의됐는데, 이때 성 로사리오 관구가 한국에 관심을 표명했고 1987년 다시 열린 아시아 총회에서 성 로사리오 관구에 수도회 한국 선교가 위임됐다. 같은 해 11월 로마 본부에서 총장이 이를 허락하며 진출 노력이 본격화됐다.
현재 한국 도미니코회의 양성은 입회 후 한국에서 1년, 해외에서 1년의 청원기를 보내며 국제공동체 공용어인 영어 습득과 수도 공동체의 생활 방식을 익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또 홍콩 수련소에서 최소 1년의 수련기를 보내야 하며 서원 후에는 회원 상황에 따라 마카오 요셉 신학교에서 학부 과정(신학, 철학)을 마쳐야 한다.
특별히 양성 과정에서는 아시아 지역 형제들과 함께 다양한 설교 영성의 경험을 위해 각 지역 문화와 정서를 이해하고 도움을 받는 공동체 생활을 체험하게 된다.
도미니코수도회 한국 공동체는 서울 수유동과 경기도 안산 일동에 공동체를 두고 있으며, 500년 역사를 지닌 로사리오 신심회와 도미니칸 평신도(재속회) 회원들이 지역 교회와 가정에서 보편적인 선과 평화를 이루도록 지도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본당 협력 사업과 함께 그룹홈 시설(발달장애인, 탈북 어린이)을 운영하고 있다. 또 안산에서는 지역 교회에 협력하면서 신자들이 소속된 교회와 가정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20년 6월 28일, 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