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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도경수 中
출처 : 배 쿙
bgm. 40 - 듣는편지
브금 제발 같이 들어줘 (컴권장)
"아 도경수 진짜!!!!!ㅠ"
"나도 어쩔 수 없었다니까~ㅠㅠ"
"짜증나.....속상해"
"이제 안해~ 어? 기분 풀어라.."
나의 남자친구 연예인 도경수는
핫한 스타가 되었고
가요계에서 연기활동까지 입지를 넓혀가게 되었다.
사건의 발단은 이러했다.
새로운 영화에 캐스팅 된 도경수는 며칠전 영화 회식자리에서
감독과 선배들 등에 떠밀려 노래를 불렀다는 것이다.
이렇게 인터넷에까지 떠도는 사진을 보니 더욱 화가났었다지
연예인의 연인 이라면 누구나 감수해야할 일이지만
철없이 늘 투정부리는 나를
그는 오늘도 달래준다.
***
'종종 봬요 그럼ㅎㅎ'
마지막으로 들었던 그의 목소리가
자꾸 환청처럼 웅웅 울려댄다.
그 이후로 나는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신경이 쓰였고
인터넷으로 엑소.. 디오.. 이것저것 검색해댔다.
그리고 본명이 도경수임을 알게 되었다.
도경수..
이름이랑 얼굴이랑 분위기랑 뭔가
되게 잘 어울린다.
그리고 엑소가 지금 어느정도 유명한지도
기사랑 블로그까지 뒤져가며 정보를 얻어냈다.
나랑 처음 부딪혔을 때가 데뷔했을 떄가 맞았고
지금은 데뷔한지 일년 정도
어느 정도 그룹네임과 노래 한 곡 정도는 대중한테 알려진 정도
그러나 팬덤이 어마무시하게 큰 것은 아니었고
전형적인 데뷔 초의 아이돌 그룹이였다.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나 연예인 검색에 능했던가
나참.. 고딩때도 안하던 짓을
그들의 노래까지 하나씩 들어보고 있다...
**
그리고 나에겐 또다른 습관이 생겼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 카페를 찾는 일이 잦아졌다
무척이나..
그러나 갈 때마다 그는 보이지 않았고
커피에 나가는 돈만 늘어났다.
오늘도 없겠지 하고 생각하며
그 날 이후로 여섯번 째 이 카페를 찾았다.
딸랑
'아 없네 오늘도.. 역시 바쁘구나'
그 날도 역시 카페 안은 조용했고
카페 주인도 요즘들어 자주 오는 나를 알아보고는
'라떼 한잔 드리면 될까요?' 라고 먼저 물어온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따뜻한 라떼를 마시면서
늘 앉던 창가자리에서
아직 추운 겨울이라 온도차이로 인해
살짝 김이 서린 창 밖을 보면서
또 이런 저런 생각을 한다.
그 때 누가 테이블을
톡톡
하고 친다.
".........."
"..............."
손가락 끝을 타고 올라가
고개를 들어 얼굴을 쳐다보니 그였다.
카페 문이 열리는 종소리도 못 들었을 만큼
정신이 빠져있었나보다.
순간 그동안 이 만남을 기대했던 탓인지
반가운 마음에 나도 모르게 씩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 내 입꼬리가 올라가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너무 놀라서 의식적으로 입술을 꾹 물며 표정을 풀었다.
"같이 앉아도 되죠?"
"....ㅇ..네!"
당장 연예인이 내 눈앞에 있는 것도 신기한데
궁금한 것도 많고..
이것저것 물어보자니 염치없을거 같고
어색한 분위기에
커피 잔을 두손으로 잡은 채
그냥 눈만 이리저리 굴리고 있었다.
"제 이름 알아요?"
"아.. 그.. 디오....."
"아~ 디오...ㅎㅎ 본명은 도경수에요"
'그래요 알아요
나 검색 다 해봤어요
빠른 년생 인거도 아는데'
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는 자기 이름을 말하고서 말을 이어간다.
"그 쪽은 이름이..?"
"아..정경은이요.."
늘 그렇지만 내 이름을 내 입으로 말할 땐 기분이 정말 이상하다.
아니, 근데
가까이서 보니까 진짜
잘생겼다..
"궁금한 거 없어요? 보통 되게 궁금해하는데.."
"아.. 제가 연예계에 관심이 없어서요.."
"ㅋㅋ 그래도 제 이름은 아시네요~"
"아 그 때 보고.. 검색.. 해봤어요....하하.."
"작년에 하시던 일은 그만 두신거에요?"
"네. 휴학하고 잠깐 알바 한거라.. 올해는 다시 복학하려구요"
이 무슨 주객전도된 상황이지?
연예인이. 그것도 남자 아이돌이
일반인인 나에게
질문을 저렇게나 해댄다.
"그럼 나이가 어떻게...?"
"스물 두살이에요. 93년생"
"전 빠른 93인데....... 그냥 친구하면 되겠다..."
".........?!"
친구?
내가 잘못들었나보다.
환청도 들리는 거 같더니
복학 스트레스가 생각보다 큰 거 같다.
"주문하신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아, 잠시.. 제 커피 가져올게요~!"
그렇다
달랑 아메리카노 한 잔 내리는 동안에
저렇게나 질문을 하고
혼자서 칠구니 친구니 말해버린 것이다.
그는 겨울인데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빨대로 얼음을 휘휘 저은 뒤에
쭈욱 길게 들이킨 뒤 잔을 내려놓으며
다시 나에게로 눈빛이 향한다.
저 큰 눈은 정말이지 적응이 안된다.........
"우리 친구 하는거 맞죠?"
"아..뭐 네.. ㅎㅎ"
안 그래 보였을 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나는 엄청 미친듯이 긴장상태였고
그와 했던 대화가 그 이후로는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
일방적인 그의 질문이 많았지만
그렇다고 그가 말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얼마나 흘렀을까..
툭
내 눈 앞으로 그의 손에 잡혀진 그의 휴대폰이 보인다.
"............네?!"
"친구 하려면 번호 알아야죠"
"앞으로 여기 올 때 연락 한 번 해줘요.
나 올 수 있으면 오게"
***
처음이 어렵다고 다들 말하듯
나 또한 그랬다.
처음 그와 연락 한번 하기 까지
문자 하나를 썼다 지웠다 몇 시간을 붙들고 있었는지 모른다.
.
.
나와 그의 만남은
젊은 사람들이 없는 조용한 그 카페였고
자리도 늘 내가 앉던 창가자리였다.
내가 마시는 커피는 카페라떼
그가 마시는 커피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최대한 감추려는 어둡고 수수한 옷차림의 도경수
그렇게 당연해져 가고 있었다.
***
"이제 그럼 곧 컴백하겠네.."
"응~ 녹음 다했고, 최종 안무연습 하는 중이야"
"힘들겠다... 아이돌 아무나 하는거 아니네"
"좋으니까 하는거지~ㅋㅋ"
"그래도 어쩜 쉬지도 못하게 하냐..."
친구 어쩌고 이후로 그는 정말 나를 친구로 생각하기로 했는지
먼저 말을 자연스럽게 놓더니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곤 했다.
그걸 듣고 있자니 나도 정말 그가
소소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로 느껴졌고
스물 두 살 여대생의 개강 걱정과
스물 두 살 남자아이돌의 컴백 걱정.
우리는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사이가 되었다.
***
3월
개강을 시작으로 나는 과제로 학교 생활이 바빠졌고
도경수도 컴백이 코 앞으로 다가와
하루종일 연습을 하느라 바빠졌다.
우리는 간간이 문자나 전화통화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각자의 신세를 한탄하며 위로를 받았다.
나는 가끔 과제를 할 때 그 카페를 갔다.
그럴 때 마다 연락을 하면
'나 오늘도 연습ㅠㅠ'
'ㅠㅠ밤새야 할 거 같다.. 연습실!'
돌아오는 그의 대답들이였다.
그렇게 거의 한 달을 보지 못했다.
***
전 날 새벽까지 과제로 불태우고 오후 늦게 수업이 있는터라
알림도 다 꺼놓고
허리가 아플 정도로 정말 엄청나게 잤다.
감은 두 눈 위로 강한 빛이 느껴져
눈살을 찌푸리면서 잠에서 깨서 휴대폰 시계를 봤다.
오후 두시.
해가 중천에 떴고 커튼을 안 친 창문에
침대 위의 내 얼굴까지 햇볕이 내리쬐었다.
네시 반 수업인지라 아직도 여유가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휴대폰을 보는데
카톡이 와 있었다.
젤 위 동기 친구들의 과제이야기들과
조모임 단톡방
.
.
도경수
'나 내일 연습없대!'- 3:23 a.m.
'일어나면 연락해ㅋㅋ' - 3:29 a.m.
헐..
저 시간까지 연습했나보다
도대체 몇 시간 전이냐.. 지금이 오후니까..
.........
당장 통화 버튼을 눌렀다.
***
딸랑
창가자리에 앉아 있는 도경수의 뒷 모습이 보인다.
"나 안늦었.....지?ㅎㅎㅎ"
".........?"
"미안.....그래도 ㅇ.. 10분...ㅎㅎ 미안."
"ㅋㅋㅋ 안늦었어 앉아~"
"안 피곤해? 그 시간까지 연습하고...대박"
"무슨 사람이 오후 두시까지 잘 수 있지...."
"야.......ㄱ.. 과제 어 그게 어. 체력소모가 크ㄷㅏ..고..."
"................."
"그래도 수업은 갔거든?ㅎㅎ"
"네시 반 수업을 누가 잔다고 못가냐ㅋㅋㅋ"
"아씨....."
근 한 달 만에 직접 만나는 건데도
편하다.
그와 있으면 정말 그가 연예인인지를 까먹게 된다.
그러고 보니 주변 친구들에게도
연예인 친구가 생겼다는 말을 한 적도 없고
그런 생각을 해 본 적도 없을 뿐더러
도경수도 나에게 그런 부탁을 한 적이 없었다.
"그나저나 갑자기 오늘은 왜 휴식이래??"
"컴백 D-7 기념 이라던데?"
"와.... 별 걸 다 기념하네ㅋㅋ"
"그치. 그래도 쉬니까 좋다~"
"그럼 이제 방송하고 하면 더 못보겠네?"
"연습 할 때 보다는 더 자주 볼 수 있을껄?"
"엥..... 그게 가능한가.."
"어~ 가요프로그램이나 라디오 스케줄 있는 날만 아니면
평일엔 연습은 많이 안해ㅋㅋ"
그 동안 못 했던 내 학교 생활 얘기
그와 멤버들의 사소한 이야기들을 하다보니
어느 새 집에 가야 할 시간이었다.
"어.. 벌써 열 시 다되간다"
"그러네.. 시간 빠르다 으~"
"일어납시다~~"
"잠깐만.."
"엉? 왜?"
"쫌만 더 있다가 가자"
"너 늦어도 괜찮아? 나야 뭐.. 집도가깝고"
"응 괜찮아ㅋㅋ"
"그래? 그래 그럼~"
"넌 진짜.. 좋은거 같다"
"어? 뭐가?"
"그냥 나를 디오가 아니라 도경수로 봐주는거 같은..느낌?"
"ㅋㅋ그게뭐야 둘다 너지"
"디오는 낯설잖아"
"그건 그래.. 잘어울리는 멀쩡한 이름 나두고"
"암튼 좋다고~"
"우쭈쭈우쭈쭈ㅠㅠ 힘든가봐 진짜.."
"................"
"뭐야... 진짜 많이 힘들어?"
"......아니.. 너 좋다고"
".........응?"
.
..
딸랑
날씨가 풀렸다고는 했지만
밤에는 쌀쌀하다.
카페 문을 열고 나서자 따뜻했던 안과는 다른 갑작스러운 한기에
걸쳐 입었던 가디건을 여몄다.
"데려다 줄게"
"아.. 괜찮은데"
"어차피 가는 길이야~"
"...응...."
집 골목 바로 앞까지 데려다 주는 그
"조심히 가고.. 나 간다 연락해~"
"...응 조심히가.."
***
'......아니.. 너 좋다고'
'너 좋아해'
'대답은 천천히 해줘.. 기다릴게'
급_고백의_현장_txt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수줍)
'연예인 도경수下'편이랑 '번외편'까지 나올 것 같습니다만
기대는 하지 말아주씨오
왜냐면 아닐 수도 있으니깐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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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
미쳣다
뭐야....자까님 저기 저 흔대라처럼 마냥 상큼발랄한 느낌이 아니고 이런것도 쓰는거에여...? 분위기 저거랑 완전 다름 ㅠㅠㅠ 하ㅠㅠㅠ존좋...브금이랑도 잘 어울리고... 나도 연예인 친구 쩜....ㅠㅠㅠㅠ 디쩜오쩜은 정경은에게 양보합니다! 저에겐 첸싱머신을 주세여!!! ㅠㅠㅠㅠ하..... 여기서의 정경은은 또 느낌이 다르군요...*-_-*
좋다ㅠㅠㅠㅠㅠㅠㅠ이런 느낌 ㅠㅠㅠㅠㅠㅠㅠ
어이쿠....두근두근....정말 친구랑 대화하는줄...아아의 출현이란...아메리카노라니..하 저런 사람이 또 어딧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