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편. 繫辭傳 上.
제 4장. -----2 ☰ ☱ ☲ ☳ ☴ ☵ ☶ ☷
◎ 與天地相似 故 不違 知周乎萬物而道濟天下
여천지상사 고 불위 지주호만물이도제천하
故 不過 旁行而不流樂天知命
고 불과 방행이부류락천지명
故 不憂 安土 敦乎仁 故 能愛
고 불우 안토 돈호인 고 능애
[풀이]
(역의 이치가) 天地(천지)와 흡사하니
고로 어긋남이 없고,
(역의 이치로써) 萬物(만물)을
두루 아우르는 지혜를 갖추었고,
또 天下(천하)를 건질 수 있는
道(도)를 가졌다 해도 지나침이 없다.
온갖 것에 통하면서도(어떤 것에도 가깝게 행하면서도)
나쁜 곳으로 흐르지 않고,
天命(천명)을 알고 하늘과 하나 되니
(하늘과 같이 즐기니) 고로 근심이 없다.
고로 易(역)은 대지를 본받아(
땅에 안분하며) 仁(인)이 돈독하니,
즉 주고받음이 따뜻하니,
충분히 사랑을 베풀어 가고도 남음이 있다.
[해설]
앞에서는 '易(역)의 道(도)'가
天地(천지)와 같음을 말했고,
여기서는 '聖人(성인)의 道(도)'가
天地(천지)와 더불어 같음을 말한다.
'지혜가 만물에 두루함[知周萬物,지주만물]'은
聰明睿知(총명예지)하여
어디든 두루 임할 수 있음을 말하고,
'사방으로 행함[旁行,방행]은
널리 聖人(성인)의 道(도)를 행함이고,
'天理(천리)를 즐거워함[樂天,낙천]'은
안을 무겁게 하고 밖을 가볍게 함이며,
'天命(천명)을 앎[知天命,지천명]'은
몸을 닦아서 때를 기다림이다.
이렇다면 聖人(성인)은 天地(천지)와 동급이다.
또 聖人(성인)은 지혜가 만물에 두루하고
그 도가 천하를 구제하기 때문에
천지와 더불어 지나치지 않다[不過,불과].
聖人(성인)은 사방으로 행해도 사사로이 흐르지 않으며
천리를 즐거워하고 천명을 알기 때문에
천지와 더불어 근심하지 않는다[不憂,불우].
천지가 만물을 낳고 또 낳아도
언제나 따뜻하게 사랑하니[能愛,능애],
聖人(성인)은 어느곳에 처해도 자리가 편안하고[安土,안토],
곳에 따라서 仁(인)을 돈독히 하며[敦仁,돈인],
필요한 사람을 필요한 곳에 세우고[立人,입인],
또 그 사람을 통달하게[達人,달인] 하는 일이 아님이 없기에,
天地(천지)와 더불어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能愛,능애].
不違(불위), 不過(불과), 不憂(불우),
이 세가지는 聖人(성인)의 盡性(진성)을 말한 것이다.
이런 子範(자범) 오치기의 해설에 이어
星湖(성호)는 어렵지만 단호하다.
"서로 같아 어기지 않는다[相似不違,상사불위]는
準(준)의 각주이며,
'지혜가 만물에 두루한다[知周萬物,지주만물]'는
위에 세 번에 걸쳐 나오는 '知(지)'를 총괄한다.
'道(도)'는 사람의 道(도)이다.
사람의 일이 천지간에 하나 될 수 없다면,
근심이 지나쳐 어긋남이 있으므로
'지나치지 않아야 한다[不違,불위]'고 하였다.
'사방으로 행하되[旁行,방행]'부터는
'도가 천하를 구제함[道濟,도제]'을 말한 것이다.
천지의 조화는 처음과 끝이 일정하지만,
인도에 이르면 마땅히 사이로 빠져나감이 있으니,
'지나치지 않게[不過,불과]' 하나로 하고,
'흐르지 않음[不流,불류]'도 출입함에
넘침이 없어야 한다는 소리이다.
'천도가 두루 유행함에 그 까닭을 궁구한다면,
마음이 천리를 즐거워하고[心樂乎天,심낙호천],
키움에 각각 방편에 달리하더라도[養各異方,양각이방],
몸은 자리를 편안히 두어야 한다[身安乎土,신안호토].
천리는 서로 살리는 생생을 좋아하니[天理好生,천리호생],
이미 天命(천명)을 안다면[旣知其命,기지기명],
빈천과 근심[貧賤憂慽,빈천우척]을 만나더라도
근심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隨遇不憂,수우불우].
땅의 형체는 사물을 싣고 간다[土形載物,토형재물].
사물을 실음은 仁(인)보다 큰 것이 없으므로[莫大於仁,막대어인],
이미 仁(인)을 돈독히 하였다면[旣敦乎仁,기돈호인],
자기를 미루어 만물을 사랑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推己能愛,추기능애]."
한편 위의 '樂天(낙천)'에 관해 세종에게 바친
변계량의 '樂天亭記(낙천정기)'가 실록에 올라 있다.
"올라가서 사방을 바라보면,
큰 강물이 둘려서 늪이 되어 굽이쳐 돌아서 바다인 양 퍼져 있고,
연이은 봉우리와 중첩한 산등성이들이 켜켜이 보이고,
층층으로 내밀어 언덕을 둘러서,
형세가 마치 여러 별이 북극성을 둘러싼 것 같으니,
과연 하늘이 만든 勝地(승지)였다.
전하께서 명하시어 구릉의 艮方(간방) 모퉁이에,
離宮(이궁)을 짓게 하시어 바람과 비를 피하게 하시고,
인하여 구릉 위에 정자를 지으시고,
좌의정 朴訔(박은)에게 명하시어 정자 이름을 짓게 하시니,
주역』 「계사」의 '樂天(낙천)'이란 두 자를 골라서 바치었으니,
대개는 전하께서 행하여 오신 일의 결과를 모아 추려서
그 뜻을 정자 이름에 부친 것이며,
또 오늘의 즐거움을 기록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