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黨人只與黨人遊
당인은 당파사람끼리만 어울려
旗脚紛紛四派流
깃발 어지러이 네 파로 흘렀네. 1)
戮屍何忍悲佔畢
김종직의 참시 슬픔 어이하나 2)
禍筆尤深痛石洲
더 심한 권필의 필화가 아프네. 3)
尊皇謬義由懷德
존주대의는 회덕송씨로 나왔고 4)
除敵爭䟽始大邱
정적제거를 대구서씨 상소했네. 5)
以此養成亡國性
이로서 망국의 성향을 키워냈고
先賢糟粕反爲愁
선현들 고생 오히려 근심되었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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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파류(四派流): 네 갈래로 흐름. 조선시대 붕당정치(朋黨政治)가 동인(東人)과 서인(西人), 다시 남인과 북인, 노론(老論)과 소론(少論)으로 갈라졌던 파당을 말한다.
2) 육시(戮屍), 점필(佔畢): 육시는 지난날 죽은 사람의 목을 베던 형벌이고, 점필은 김종직(金宗直/ 1431-11492)의 호인데, 그의 시신이 참관참시(剖棺斬屍)되었다. 점필재(佔畢齋)의 사림(士林)을 붕당의 시발로 본다.
3) 석주(石洲): 권필(權韠/ 1569-1612)의 호, 그가 본래 권력에 뜻을 두지 않고 시주(詩酒)로 방랑했는데 늦게 글 짓는 제술관(製述官)으로 발탁되어 풍자시가 문제 되어 형벌의 고문으로 죽었다.
4) 존황류의(尊皇謬義): 황제국인 명(明)나라만을 큰 의리로 받들어야 한다는 존주대의(尊周大義)를 주장한 송시열(宋時烈/ 16071689)의 잘못된 의리란 말이다. 명(明)의 중화는 황제국이고 청(淸)나라는 오랑캐[夷賊]로 규정하여 병자호란(丙子胡亂)에서 당했던 원수를 갚아야 되는 복수[復讐雪恥]의 북벌론을 주장했던 까닭이다. 그가 은진송씨(恩津宋氏)를 회덕(懷德) 송씨라고도 해서 그를 시인은 그냥 회덕이라 불렀다.
5) 시대구(始大邱): (정적을 제거하려 상소를 올려 다툰 건 대구서씨[大邱]가 시초였다는 말로, 사가정 서거정(四佳亭 徐居正/ 1420-1488)이 상소문에 시(詩)를 지어 올리면서 자신의 정적 제거의 시초라는 뜻이다.
6) 선현조박(先賢糟粕): 선현은 선철(先哲)과 같은 말로 옛날에 살았던 훌륭하고 어진 사람을 말하고, 조박은 술지게미로 아주 가난한 삶을 비유하니 어질던 옛날의 위인들의 고생을 (헛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