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선생님. 저는 조지훈 시인님의 시를 사랑하는 독자입니다.
조지훈 시인님의 여러 시를 좋아하지만 그 중에 최근에 애정을 가지게 된 것은 <사모> 라는 시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모>는 풀잎 단장에 실린 "그대와 마조 앉으면 기인 밤도 짧고나"로 시작되는 사모가 아닌
"사랑을 다해 사랑하였노라고"로 시작되는 <사모>입니다.
시를 여러번 읽어보며 필사하는 것을 좋아하는 저는 인터넷상의 여러 카페와 블로그에서 찾아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시를 올리는 사람마다 저마다 조금씩 다르게 올리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제가 찾은 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정작 할 말이 남아 있음을 알았을 때" / "정작 할 말이 남아 있었음을 알았을 때" / "정작 할 말이 있음을 알았을 때"
2. "하마 곱스런 웃음이 사라지기 전" / "하마 곱스런 눈웃음이 사라지기 전" / "하마 곱스런 눈웃음이 잊혀지기 전"
3. "두고두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잊어 달라지만" / "두고두고 아름다운 여인으로만 잊어 달라지만" / "두고두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있어 달라지만"
4. "남자에게서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 / "남자에게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 / "남자에게 있어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
5. "혼자라도 외롭지 않을 밤에 울어 보리라" / "혼자서도 외롭지 않을 밤에 울어 보리라"
6. " 울어서 멍든 눈흘김으로" / "울어서 지쳐 멍든 눈흘김으로" / "울다가 지쳐 멍든 눈흘김으로"
7.
"한 잔은 떠나버린 너를 위하여
또 한 잔은 너와의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
그리고 또 한 잔은 이미 초라해진 나를 위하여
마지막 한 잔은 미리 알고 정하신 하나님을 위하여"
/
"한 잔은 떠나버린 너를 위해
한 잔은 너와의 영원한 사랑을 위해
또 한 잔은 이미 초라해진 나 자산을 위해
그리고 마지막 한 잔은 이미 알고 정하신 하느님을 위해"
/
"한 잔은 이미 초라해진 나를 위하여
그리고 한 잔은 너와의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
마지막 한 잔은 미리 알고 정하신 하나님을 위하여"
이러한 점에서 이상함을 느낀 저는 <사모>가 어디에 처음에 실렸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찾아본 결과
이 시는 시인 생전에 어느 시집에도 실리지 않았던 것이 그 사후에 육필 원고집에서 발견되어 잡지에 실리며 알려지게 되었다고 주장하는
뉴스 등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사모>가 쓰여진 시기는 시인의 20대인 해방 직후로 추정되며, 부인에게조차 감추려 했었는지 사모님도 이 시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해당 뉴스글 : http://www.idaegu.com/?c=8&uid=394004)
그리고나서 저는 조광렬 선생님께서 이 카페에 작성하신 아래 글 또한 찾아 읽었습니다.
위 글에서 조광렬 선생님께서는 뉴스와 같이 <사모>가 조지훈 시인님의 시집이나 전집에는 실리지 않았다는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부분에서 "아버지 시집이나 육필 원고철에도 없는 것을 보면" 이라고 언급하신 부분은 뉴스와 상반되는 내용이었습니다.
뉴스보다 조광렬 선생님의 말씀이 더욱 정확할 것이라고 생각하여서 저는 혹시 이 시가 육필 원고철이 아닌 다른 수첩이나 용지 등에 적혀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이토록 <사모>의 출처를 궁금해 하는 것은 <사모>가 인터넷 상에서 훼손되는 것이 슬프며 제대로 된 원문이 너무나도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혹시라도 육필로 쓰여진 최초의 <사모>가 어떠한 모습인지 알고계신다면 답변을 해주시길 정말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항상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