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문관(無門關) 팔칙(八則)
해중조차(奚仲造車)해중의 수레
본칙(本則) 역(譯)
월암 화상이 어느 승려에게 물었다. 해중(奚仲)이 일백 폭이나 만들었는데 두 바퀴를 뽑아버리 고 축(軸)을 떼어내니,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것인가?
月庵和尚問僧, 奚仲造車一百輻, 拈卻兩頭, 去卻軸, 明甚麼邊事.
평창(評唱) 역(譯)
무문은 했다. 만약 곧바로 밝힐 수 있다면 안목(眼目)은 유성(流星)과 같고, 기틀은 번갯불(掣電)과 같으리라. 無門曰若也直下明得, 眼似流星, 機如掣電.
송(頌) 역(譯)
게송으로 읋다. 기륜(機輪)이 구르는 곳에선 달자(達者)조차 오히려 헤매네. 사유상하(四維上下)에 동서남북(東西南北)이로다.
頌曰機輪轉處, 達者猶迷. 四維上下, 南北東西.
사족(蛇足)
팔칙공안(八則公案)에 나오는 해중조차(奚仲造車)는 해중(奚仲)은 중국고대(中國古代) 하(夏)나라 사람인데, 처음으로 수레를 발명하여 만든 사람이다. 이 공안(公案)을 제시(提示)한 월암화상(月庵和尙)은 대위월암선과선사(大潙月庵善果禪師)를 말한다. 무문관(無門關)을 저술한 혜개(慧開)선사의 법으로 보면 할아버지가 되는 분이다. 월암선사는 제자들을 지도할 때 중국 고사(故事)에 나오는 일화(逸話)를 많이 인용(引用)해서 한, 제자라도 더 많이 깨달 토록 지도한 선지식(善知識)으로 전한다. 팔칙공안(八則公案) 주인공은 수레를 처음 발명하고 잘 만든, 사람인데 본칙에서는 수레 두 바퀴도 빼내 버렸고, 바퀴 심봉 축도 뽑아 버리고, 망치를 들고 이곳저곳을 탁탁 치고만 있으니, 해중이 언제나 수레를, 만들겠느냐? 고, 물었지만 청법대중은 꿀 먹는 벙어리들이다, 대답을 한 사람이 하나도 없다. 월암선사가 수레 만드는 해중을 인용했지만, 날마다 선방 방구들이 꺼지도록 앉아 참선만 하는 선승들을 비유로 꾸짖는 대목이다. 양 바퀴 다 빼고 바퀴 축도 뽑아버리고 뭣 하자는 짓이냐? 이다. 날마다 삼시(三時) 세 때 백옥 같은 쌀밥에 유리알 같은 장판에 뜨뜻한 방구석에 틀어박혀서 언제 득도성불(得道成佛) 하려느냐? 묻고 있다. 바퀴를 만들려면 바퀴를 조립(造立)을, 해야지 왜? 바퀴를 분해 해체(解體)를 하느냐? 이다. 선문(禪門)에서 이런 비유논조(譬喩論調)는 서울에 김 서방이 밥을 먹었는데, 전라도 이 서방도 배가 부르다는 것이다. 선(禪)은 통체로 하나로 뭉쳐야 결판이 난다. 쪼개고 나누고 분별해서는 백년하청(百年河淸)이다. 혜개(慧開) 선사께서 대중을, 대신해서 송(頌)으로 답(答)을 했다. 수레바퀴가 굴러가는 곳에는 아무리 수레를 잘 만드는 해중 달자도 기술이 미흡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두 바퀴를 빼고 심봉인 축도 뽑고 나서 점검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바퀴는 동서남북 상하 팔방으로 잘 굴러가야 한다. 수행도 해중이 수레바퀴 해체하듯이 이 몸뚱이를 낱낱이 생각, 생각마다 해체해서 철두철미하게 분해하여 직관 통찰하라는 말이다. 막고 품듯이 무대뽀로 앉아만 있으면 똥자루 밥도둑밖에 되지 못한다는 말씀이다.
화옹송평(和翁頌評) 역(譯)
수레를 만들었다 수레를 다 해체한 해중을 보고, 월암선사가 대중에게 보여 함정을 판 말에 청법대중은 한 마디도, 말못하는 벙어리 신세라, 사방팔방 간담 비유를 들어도 깨친 자는 하나도 없구나! 奚仲造車解體車 月庵示衆陷穽言 聽法大衆皆聾啞 八四喩膽全無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