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가요 - 손가락 선혈의 구애 /
고고하게 빛나던 그 남자는
그녀에게 내려온 선물이었어.
티 하나 없이 맑은 그녀는
기쁨의 눈물로 그를 맞았지.
처음부터 그녀는 믿었어
사랑이라면 모두 내어주는 것.
젖을 내어주고, 숨을 내어주고
마침내 자신의 모든 것까지.
나중에는 단지 하나를 빚어
붉은 피를 몰래 담았지.
이것도 사랑의 선물이라며
아무것도 모르는 그에게 건넸어.
남자는 믿었어 그녀를, 그리고 사랑을,
의심 하나 없이 붉은 잔을 들고
사랑은 원래 붉은 것이라며
습관처럼 목을 적셨지.
그러던 어느 날,
은혜롭던 그 손길에서
낯선 흔적 하나를 보았어.
단지에 새겨진
손가락의 붉은 자국.
그제야 알았지,
사랑의 맛이 얼마나 잔혹한지를.
그러나 이미 늦었어.
돌아갈 문은 닫혀 있었으니까?
그녀는 그를 데려갔어
햇빛 한 줄기도 닿지 않는 곳.
박쥐조차 발길을 돌리는
깊고 깊은 사랑의 토굴.
죽지도 못하게
떠나지도 못하게,
그의 시간 조차 소금에 절이고,
그녀의 사랑까지
단지 속에 함께 봉인했지.
배고파, 아 ~, 배고파.
끝없는 사랑의 허기를 달래려,
그녀는 또 단지를 열고
붉은 사랑이란 피로 채워 넣어.
배고파, 아직도 배가 고파 ~ .
백골이 된 그를 품에 안고
그녀는 조용히 속삭여.
“아직 끝나지 않았어…”
“아직 사랑하고 있어…”
천 년이 지나도 만 년이 지나도,
나는 너를 사랑해,
누구보다 아무도 모르게.
그러니 다시 피를 내어줘
내 사랑의 단지를 다시 채워줘.
“아직 끝나지 않았어…”
“아직 사랑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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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출처 - Suno / 허용중
https://suno.com/s/ikzH1SpQweQBJv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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