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이맘때면 여지없이 풀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매일 밭에 들러 늘상 농작물과 함께하며 돌보는 농부와 달리
일주일에 한번꼴로 밭에를 오는 입장이라 올때마다 풀을 뽑아내도 풀이 자라는 속도를 따라잡기 힘들다
지난주 제초작업을 하였는데도 보름만 지나면 풀들로 가득해 다시 작업을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하여 제초작업 소요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부득불 작년부터 밭고랑에 방초막을 설치하였다
올해도 작년에 사용하고 난후 거두어 보관 해오던 방초막을 재활용하기로 하고
꺼내어 펼쳐 고랑에 깔아보니 길이가 들쭉날쭉... 하나도 맞는 것이 없다... 그새 길이가 줄어 든 것일까
그래도 어찌하랴 길이가 안맞아 누더기라도 설치하는 것이 그나마 풀과의 전쟁에서 우위를 점할수 있는 것을...
우선 고구마 옥수수 등을 심은 곳은 기존의 방초막을 재활용하고
아로니나아 밭에는 작년에 사용한 비닐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
그 비닐을 모두 소진시까지 방초막 대용으로 사용하기로 ...
이튿날은 새벽부터 비가 오기 시작한다
그냥 오늘은 비도 오고 하여 쉬려니 시간이 아깝고 뭐라도 해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그 동안 우선순위에 밀려 차일피일 밀어 두었던 화단정리를 하기로
지난해 합성수지로 만든 옛지를 이용 화단 팬스를 설치하였는데
보기에 화단의 꽃들과 안 어울려 1차적으로 화단 한곳만 돌들로 팬스를 교체하였는데
이번에 나머지 한곳도 밭 주변의 돌들을 모아 교체하였는데
예지보다 돌들이 화초들과 잘어울리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다
그리고 이왕 비에 젖은 것 ....
지난번 예초기를 돌리다 남겨둔 나머지 밭 한쪽 풀들 제초작업
손쉽게 낫으로 베어버리고 말려다 올해 이 밭둑에 콩을 심어 보고자 마음을 두었던 터라
아예 풀을 뿌리채 뽑는것이 좋을 것 같아 밭둑에 난 개망초며 쑥이며 크로바 등을 싹 뽑아 내었다
이제 이곳에 6월초 그동안 실패해 왔던 콩을 심어 재도전해 보기로
밭 가장자리 작년 지인에게 얻어다 심은 딸기...
지난 겨울을 나고 다시 싹을 티어 자라기에
뽑아 버리려다 그냥 거름도 안주고 내버려 두었는데
저 혼자 자라 열매를 맺기 시작하더니 지난주 보니 몇개가 빨갛게 익었다
몇개 되지 않는 볼품 없는 딸기....
별반 기대도 하지 않고 먹어보니
이 놈... 비닐하우스에서 자란 빨갛고 달콤한 딸기와 달리
우리가 어릴때 맛보았던 새콤하면서 약간 달콤한 추억의 노지딸기 맛이 나는것이
정말 맛이 일품이다
이번주에도 그 귀한 딸기를 우리에게 고맙게도 여섯알이나 선사하였다
옆지기는 밭에 도착하자마자 팔을 걷어 붙이고
이곳 저곳 마구 부서져 어수선한 화장실 변기주변 백시멘트 미장작업과 타일줄눈 보수작업에 열중ᆢ
마치 숙련된 일류기술자를 보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