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회사
불회사는 분지 한가운데 들어앉아 있었다. 마치 둥근 그릇 모양의 분지였다. 그래서 그 절집 마당에서 바라본 하늘은 한 대접 물처럼 보였다. 그 물 위로 구름이 피어났다. 한 송이 연꽃 같았다. 그 구름은 이윽고 바람에 밀려 그릇의 운두 너머로 사라졌다. 언제나 우물을 내려다보던 우리가 이제는 우물 속에서 우물 너머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한 세상의 바깥에서 한 세상의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허공에 매가 한 마리 떠 있다. 우리는 지금 머리 위의 매를 보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발치 끝의 매를 보고 있는 것일까. 오늘 본 단풍과 청죽(靑竹)의 선연함은 과연 그릇 안쪽이었을까, 아니면 바깥쪽이었을까.
첫댓글 안과 밖..
어디가 안이고 어디가 밖인가.
내가 서 있는 곳은 안인가 밖인가.
안과 밖은 언제라도 뒤바뀔 수 있으나, 그것이 안인지 밖인지는 딱히 규정되기 어렵다.
한 세상의 바깥에서 한 세상의 안으로 들어왔으나, 과연 그곳은 안일까 밖일까.
안과 밖, 그 사이 어디쯤인 것일까...
언젠가 가본 적 있는 불회사를 떠올리며 글을 읽습니다.
잠시 골똘해지는 아침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꽤 고투했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에 또 고쳐 썼답니다. 쉽게 쓰이는 글이 있고 표현히 잘 안 돼 어려움을 느끼는 글이 있습니다. 그런 글은 읽는 이에게도 어려움을 주는 거 같아요. 댓글 감사합니다^^
내 기억 속 모든 풍경은 사진과 이어진다. 기억 속 불회사에서 맨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절마당 입구에 서 있는 중년 감나무 한 그루. 그때는 한겨울이었을까. 주렁주렁 매달린 주홍빛 홍시 위에 소복이 쌓인 눈모자가 파아란 하늘에 절묘한 대비를 이루었다. 그 이전의 불회사는 내게서 지워졌다.연신 감탄하면서 셔터를 눌렀다. 그 후론 여름이고 겨울이고 간에 불회사에 가면 그 감나무가 처음이다. 언제나 눈모자 쓴 홍시가 열려있다. 여러 절집들의 모습은 희미하고 감나무만 또렷하다. 불회사는 감나무다.
자못 철학이 넘치는 이 글에 비하면 내 추억은 표피에 머물렀다. 지금 불회사는 고즈넉한 옛 모습 간데없고, 절집들이 넘쳐난다.
저 글은 첨 불회사 갔을 때 감회였구요. 두번째 이후엔 형님 느낌과 같습니다. 절 입구 감나무의 홍시에 오래 시선이 머물렀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증축하는 모습을 보고는 발길을 끊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