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 안철환
육지로 떠난 바람이 보고파서
너 혼자 외로움이 되었나
섧게 빚은 바람길을 따라서
그 섬 길을 걷노라니
가랑비가 남기고 간 족족마다
그리움으로 피어나리
외로운 사람아
모두 다 내게로 오라
네가 섬이니 나도 섬이라
서로의 간절한 바람이 아니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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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바다 / 안철환
낡은 사진이 어른거린다
노을에 취해 누운 장작불은
처마 끝 고드름 녹는 풍경소리라
붉은 바다에 홀딱 반하여
영혼까지 뺏긴 시인의 눈물 일세
동치미 맛을 알아버린
노을은 서산 너머로 흥얼흥얼
붉은 팥죽에 액땜하던
그댄 어머니 품 같은 바다로세
저 노을에 울고 웃다 멍 때리던
바다의 숙명 같은 사연은
겨우내 군불 지피던 부뚜막 속
붉은 수수밭의 애끓는 외침일세
노을은 바다도 족한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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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 안철환
나는 단순합니다
늘 무언가 채우려고
갖은 노력을 하며 살아가지만
그 채움이 때로는
나를 엄청 힘들게도 합니다
공연한 욕심은 화를 부르고
나는 이미 내가 아닙니다
나는 바람입니다
봄바람처럼 다가와
내게 행복을 가져다주지만
때론 삭풍으로 다가와
내게 아픔을 주기도 합니다
차라리 부족하고 모자란 게
내게는 행복입니다
나는 빈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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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 안철환
서울 출신, 시인, 낭송가, 컬럼니스트,
(사)한국문인협회 인문학콘텐츠 위원장, 동작문인협회 명예회장,
한국문인협회 이사, 한-베 통번역문화포럼 회장,
이육사전국백일장 장원, 전국상록수시낭송대회 대상, 한베문학상 수상,
DUNAMVIKO 베트남 법인 대표, 한국경제신문사 해외순회특파원(F)
시집: 1) 그리움이 길을 만든다, 2) 죽비소리, 3) 한-베 시인국제시집 책임 번역
첫댓글 동작문인협회 선생님들, 반갑습니다
벌써 동작문학 제20호 발간을 앞두고 원고 모집을 하네요
그 원고처럼 늘 살아서 움직이시며 건행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