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이 찍은 얼굴 31
남루한 옷을 몸에 걸치고 웃는 표정으로 카메라를 쳐다보고 있다.
가난 속에서 삶의 진실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얼굴에서 행복감이 발견되어서 만족스러웠다.
이 한 점의 사진은 동시대 삶의 부분적 기록이기도 하며 전체적인 사회상을 보여주기도 한다.(부산, 1966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32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두 여인이 다툼을 벌이는 모습을 순간 포착했다.
생판 모르는 사람의 얼굴을, 그것도 다투는 장면을 찍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용기와 기동성이 있어야 한다.
나는 이 방면에 자신이 있다.(부산, 2007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33
경주 어느 시골 길에서 크게 하품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모든 순간은 결정적 순간이며 사진의 본질적 의미의 표현은 스냅숏의 완성에 있다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적나라하게 포착할 수 있는 기술이 무엇보다 요구된다.
그것은 사진가 개개인이 각자 지닌 특유한 셔터 찬스라고 하겠다. (경주, 1996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34
군사독재를 반대하는 시위대원의 절규하는 모습은 결정적 장면이다.
시위 현장의 촬영은 긴장감 속에서 이루어진다. 한국의 민주화 운동은 참으로 위대하였다.
세계에서 드물게 민주화 운동이 성공한 그 현장을 기록했다는 것은 그 무엇보다 더 뿌듯한 자부심으로 남아 있다.
(부산, 1987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35
이 노파의 표정엔 가식이 없고 순수한 삶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순간, 이 표정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감지했다. 할머니의 주어진 삶의 의미를 작품화한 것이다.
나는 사진예술의 기본 미학을 사실주의, 바로 그것이라고 간파한다. (부산, 1988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36
친한 친구의 딸이다. 연극을 한다고 했다. 나의 요청도 없이 자세를 취해준다.
인생을 좀더 깊이 알고 삶의 깊은 지혜를 얻고자 하는 여성, 참다운 행복의 가치를 찾는 여성은 매력적이다.
오늘날의 여성은 사회의 역할에 주목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대구, 2006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37
그의 애견을 찍는 순간 여인은 활짝 웃는다. 이런 표정은 연출을 한다고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말 멋진 웃음에 나는 만족하였다. 이런 표정을 포착하기 위해선 속사(스냅숏)의 명수가 되어야 한다.
많은 훈련을 필요로 한다. (부산, 2005년)
최민식이 찍은 얼굴 38
덕수궁에서 두 여성이 나를 보면서 미소를 던지는 것을 보았다. 그 순간을 포착하였다.
같은 대학에 다닌다는 것이다. 이런 장면을 발견하면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 순간은 다시 오기 어려운 것이다.
학생이 주소를 적어주며 사진을 보내달라고 했다. (서울 2002)
최민식이 찍은 얼굴 39
친구의 딸을 모델로 찍은 사진이다. 능숙한 연출로 여러 장면을 찍었다.
첫인상은 영화배우로 느껴졌다. 자기 말로 배우가 되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는 모 회사의 사장 비서로 있다고 했다.
여성의 아름다움, 그것이야말로 이 세상이 보여줄 수 있는 소중한 가치가 아닌가. (전주, 1999년)
출처~한겨레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