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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월드 뇌호흡)
[스페셜 리포트] 일본 열도 달구는 ‘뇌교육’
한국의‘뇌파진동’일본을 흔들다
장내에 음악이 흐르자 사람들의 몸이 조금씩 어깨만 들썩이던 사람들의
몸짓은 이내 어깨춤으로 바뀌었다. 어느 순간 음악이 바뀌면서 리듬이
빨라지자 사람들의 몸놀림도 조금 더 격렬해졌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표정은
뭔가 기분 좋은 꿈이라도 꾸고 있는 듯 미소를 띠고 있었다. 무엇이든 집단적인
움직임에는 일단 거부감부터 갖고 보게끔 훈련받은 눈에는 뭔가 등골이 비비
꼬이는 느낌이었지만 정작 수련에 참가한 사람들의 얼굴은 진지하기만 했다.
단상 위에는 머리가 하얗게 센 초로의 신사가 마치 탱고 리듬이라도 밟듯 경쾌한
몸놀림으로 청중의 퍼포먼스 참여를 이끌고 있었다. 마침내 음악이 잦아들고
사람들의 몸놀림도 차분해졌다. 이어 단상의 노신사는 홍익정신을 강조하더니
건강·행복·평화를 부르는 지구시민운동에 적극 나설 것을 권하며 강연을 마쳤다.
홍익이라니? 일본 땅에서 우리 민족의 고유 정신인 홍익이라는 말을 듣는 것이
새삼스러웠다. 다시 단상 위에 걸려 있는 현수막을 바라보았다.
‘뇌파진동’ 저자 출판기념회 강연회
지금은 ‘단월드’로 바뀐 ‘단학선원’과 국학원의 설립자이자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총장인 일지(一指) 이승헌(李承憲·60)이 새로 쓴 수련 안내서 <뇌파진동>의 출판을
기념해 저자로서 직접 독자들을 만나는 자리였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은 역시 그랬다. 새벽 비행기를 타고 동해를 건너 오사카의
중심지인 난바까지 오는데 한나절이나 걸렸다. 아니, 한나절밖에 안 걸렸다.
우연이겠지만 일기마저 다르지 않았다. 인천공항까지 쓰고 온 우산을 어찌할까 고민하다
그만큼의 무게야 감당하지 못할까 위안하며 찔러 넣었던 우산을 다시 펴야 했다.
난바에서 다시 지하철 미도우쓰지선으로 갈아타고 요도야바시역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자
빗줄기는 제법 굵어져 있었다. 모를 일은 지하철에서 내려 지상으로 올라오기까지 그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던 일본 사람들이 우리 일행을 보더니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것이었다. 어쩌다 한 명은 분명 아니었다.
역사를 벗어나 다리를 건너자 우리의 시청에 해당하는 오사카 시역소가 나왔고,
그 옆으로 고풍스러운 건물 두 동이 잇달아 나타났다. 이쯤에 이르러서야 조금 전에
인사를 나누었던 사람들이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해 걷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시역소 바로 옆 건물은 도서관이고, 그 옆이 오사카 중앙공회당이다.
공회당에는 수백 명의 인파가 북적거리고 있었다. 이 또한 의외였다. 거리에는 마스크를
한 사람이 반 이상이었다. 마침 신종 플루 환자가 대거 발생한 상황이었다. 위생에 관해서는
유난스러운 일본인들이다. 방송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할 것과 가급적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피할 것을 거듭 홍보하는 참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사람이 거침없이
모여 있다니? 이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힐링콘서트로 시작된 강연은 1, 2부로 나뉘어 5시간 동안이나 계속됐다. 그러나 정작 이날의
주인공인 <뇌파진동>의 저자 이승헌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총장의 강연이 뒤로
배치돼 있어서인지 도중에 자리를 뜨는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 사이 일본 오사카 경제대학 인간과학부 고미야 노부루 교수의 뇌파진동과 관련된
연구결과 발표가 있었다. 고미야 교수는 뇌파진동을 1~2개월간 지속적으로 수련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자기존중감이 높아지고, 대인관계에 대한 불안이 줄어들며,
완벽증이 줄어들고, 실패에 대한 불안감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만족감과 의욕은
높아지고 고독감이 줄어들며 스스로 건강하고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강연회는 이 날의 주인공인 이승헌 총장의 놔파진동 원리 해설과 함께 이 총장이 직접
이끄는 간단한 뇌파진동 수련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이 총장은 60이라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시종 가벼운 몸놀림과 밝은 표정으로 청중을 휘어잡았다.
주최 즉에 따르면 이날 모인 청중은 1,000여 명. 공민회관의 좌석을 계산해 미리 참석
예약을 받은 수치라고 했다. 참가비는 3,000엔. 우리 돈으로 계산하면 4만 원에 가까운
적지 않은 액수였다. 더구나 이들 참가자 가운데 3분의 1 이상은 일본 단월드 회원이 아닌
일반인이라고 했다. 이날의 참가 대상은 일본 관서지방. 1주일 후 도코를 중심으로 한
관동지방에서도 같은 규모의 강연이 열렸다.
적지 않게 내리는 빗줄기와 무엇보다 신종 플루에 대한 경계 방송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렇게 폐쇄된 공간에 모여 이들이 진지하게 갈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뇌파진동’의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한자리에 모이게 했을까?
뇌파진동은 단월드가 건강·행복·평화를 이루기 위해 실시하는 뇌교육의 핵심 프로그램이다.
뇌의 에너지 통합을 유도하여 뇌를 순수뇌파 상태로 만드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뇌파진동이
원리는 간단하다. 고개를 도리질하듯 좌우로 움직이는 단순하고 규칙적인 리듬을 반복함으로써
불필요한 모든 생각을 ‘일시정지’ 시킨다는 것이다. 단월드 측은 이를 ‘생각의 전원을
내리는 것’이라고 정리한다. 이렇게 뇌파진동의 단순하고 규칙적인 리듬을 타고 보면 어느
순간 의식은 생각의 세계에서 느낌의 세계로 차원을 이동한다고 한다.
강연이 끝나고 공민회관을 나서는 몇 사람에게 물었다. 단월드의 회원이라고 밝힌 다케우치
도시코(60)는 “센터의 선생님이 한번 가보라고 권해서 참석했는데, 생각보다 매우 감동적이었다”며
“에너지가 확 느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인 나카지마 유미(36)는 “뇌파진동을 더 잘
느끼기 위해 왔다.”라며 “미처 책을 다 읽지 못했지만, 체험자의 이야기를 듣고 지금까지
뇌파진동을 수련해 오면서 좋은 느낌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확신을 갖지
못했는데, 이 자리를 통해 다른 사람처럼 책의 효과를 확인하고 싶었다.”며 “일단 정신적으로
맑아지고 전체적으로 시원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나카지마 유미의 말처럼 <뇌파진동>은 강연이 있기 전 이미 인터넷 서점인 일본 아마존닷컴에
3일 정도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날 참석한 일반인의 경우 대부분 책에 실린 강연
안내를 보고 온 경우일 것이라고 주최 측은 주장했다.
단월드가 일본에 상륙한 것은 1996년 12월 오사카 쓰루하시에 첫 센터를 개설하면서부터이다.
초기 정착과정에는 문화적 거리감 등으로 인해 어려움이 많았으나 이 총장의 저서인 <뇌호흡>이
2004년 일본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2005년 11월에는 단월드가 아사히TV를 통해
'한류 요가'로 소개되는 등 그간의 노력에 힘입어 이제는 45개의 직영센터에 309개의 프랜차이즈
센터가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일본에서 단월드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정신적 감화와 함께 적절한 시스템의 개발이
주효했다고 한다.
우선 이승헌 총장부터 단월드를 일본에 상륙시키기 위해 많은 고심을 했다고 한다. 강연회
다음 날 있었던 인터뷰에서 이 총장은 일본인들을 설득하기 위해 그들 고유의 천손사상에
우리의 홍익사상을 곁들임으로써 그들의 존재가치를 부각해 주는 데 노력했다고 밝혔다.
“우리 민족의 선도에는 죽임을 다섯 가지로 표현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경지의 죽음,
즉 완성에 이른 죽음을 천화하고 합니다. 이 천화사상은 물질문명 속에서 살아가며 인생의
공허함을 느끼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인생의 가치와 목적으로 깨닫게 해주는 귀한
사상입니다. 여러분도 인간과 세상에 유익한 삶을 살면 천화, 즉 완성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해 줍니다. 이렇게 인간의 존재가치에 대한 재해석이 그들에게 상당한 감동을 준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해서 일본에서 천손과 홍익인간 정신이 하나의 평화철학으로서 만나게 된 것입니다.”
이와 함께 프랜차이즈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일본에서의 정착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일본 단월드 김혜선(45) 대표는 밝혔다. 직영 센터 개설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수련법을 익힌
지도자들에게 마스터교육을 거쳐 사범자격을 주고 센터 개설을 유도했다. 이에 따라 많은
수련생이 센터를 개설해 순식간에 일본 전역에 300여 개의 프랜차이즈 센터가 개설됐다.
이들 센터는 저마다 수십 명의 회원을 확보해 이제는 대부분 자생력을 갖추었을 정도라고 한다.
현재 일본에서 활동하는 단월드 지도자 345명 가운데 현지인은 무려 276명에 이른다. 이들 현지인
지도자는 대부분 프랜차이즈 센터를 직접 운영하는 CEO들이다.
일본에서 시도해 성공을 거둔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앞으로 전 세계로 확대 적용해 단월드의 향후
계획인 지구경영의 바탕으로 삼겠다는 것이 단월드 측의 계획이다. 올해 안에 3,600개, 수년 내
3만 6천개의 센터를 개설해 이를 1억 명의 공동체를 만들어 지구를 되살리는 큰 꿈을 이루겠다는
것이 현재 단월드의 야심에 찬 계획이다. 이것이 바로 ‘1달러 프로젝트’
혹은 ‘1달러의 깨달음운동’이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또 하나 거쳐야 할 관문이 있다. 바로 센터를 개설하고 운영할 지도자의
양성이다. 단월드 측은 이에 국내적으로 날로 심각해져 가는 청년실업 해소에 기여하는 한편
국내외 뇌교육센터에서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국제뇌교육인턴제도’를 도입해 올해에만
1,000명의 지도자를 양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내년에는 1만 명의 지도자 양성이 단기 목표다.
모두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도입으로 가능해진 계획이다.
글 이항복 월간중앙 기자 booong@joogango.co.kr
▲ 이승헌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총장이 쓴 수련서 <뇌파진동>이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5월17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출판기념 강연회에서 강연하는 이총장.
▲ 5월17일 일본 오사카공민회관에서 열린 <뇌파진동> 출판기념 강연회. 단월드 측에 따르면 이날
강연회에는 일반인도 대거 참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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