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혼자 다니기가 힘들어요.
저는 여대생입니다. 저에게는 대인공포증이 있어 외출하기가 두렵습니다. 밖에 나가면 모든 사람들이 저를 비웃는 것 같아 걸음걸이도 부자연스러워집니다. 대학3학년인 제가 이런 고민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럽습니다. 저는 너무나 자신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을 볼 때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타인들로 생각할 뿐인데도 왜 저는 그들을 의식하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수업시간에 제가 발표를 해야 할 때는 발표도 잘하고 친구들과 같이 있을 때는 다른 사람들이 의식되지 않는데 다만 혼자서 어디를 다니는 것 이 저에게는 너무나 힘이 듭니다.
<상담>
학생의 고민을 읽으면서 무척 재미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편지 앞부분의 문제들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대체로 친구들과 어울리는 일이나 여러 사람 앞에서 의견을 발표하는 일도 힘들어하기 마련이었습니다만, 학생은 그렇지 않군요. 왜 그럴까 하고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대인공포증이라는 진단명이 있지요. 어떤 특정한 대상에 대한 사실무근한 위험을 느껴서 두려워하는 증상입니다. 대인공포증을 비롯하여 고소. 질병. 광장 공포증 등이 있답니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비웃는 것 같다고 생각되며, 걸음걸이조차 부자연스럽다고 하는 학생의 문제들 은 대인공포증의 증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가벼운 망상적 사고에 근접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사실과는 다른 생각, 또는 믿음을 갖고 있다는 말입니다. 밖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란 학생과는 무관하고 실제로 학생을 비웃을 일도 없겠지만, 그렇게 믿고 있다는 사실이 그런 판단을 하게 했습니다. 정신역학을 연구하신 분들의 주장에 따르면, 망상은 표면상으로는 허황된 믿음으로 보이지만 실은 사람들 마음속 깊이 무의식 속에 깔려있는 억압된 콤플렉스의 내용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합니다. 현실에서 느끼는 자신의 부족감을 메우기 위한 방편으로 망상을 형성한다고 합니다. 그것이 무엇인가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학생의 내적 갈등을 탐색 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각 대학에는 학생생활연구소가 있지요. 그곳에 가서 다면적인성검사 (MMPI)라는 것을 해보셔도 좋습니다. 그 검사는 성격구조는 물론 병리적 특성들을 찾아낼 수 있는 객관적인 도구입니다. 그 결과에 따라 학생생활연구소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