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골매의 후예들이 뜬다’
최근 드론 시장이 커지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드론인 ‘송골매’의 후예들이 다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소형 드론 수요가 급증하며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도 틈새 공략법을 이용,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이에 시큐리티월드가 5개 한국 대표 드론 제조사들과 이들의 시장 공략법을 살펴봤다.
바이로봇, 드론파이터로 국내외 석권
가상 비행 게임이 현실이 되다
“바이로봇은 정부출연연구기관 출신 연구원들이 합심해 창업한 스타트업입니다. 사업 초기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은 완구용 드론 시장에 주목했으며, 2013년 처음 출시한 ‘드론 파이터’로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습니다. 올해는 해외 수출길이 열려 매출 증대기 기대됩니다. 향후 자율비행이 가능한 실내 감시정찰용 제품으로 산업용 드론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바이로봇(www.byrobot.co.kr)은 최근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완구용(TNE, Toy & Entertainment) 드론, ‘드론파이터’로 수출 물꼬를 텄다. 1월 열린 ‘CES(미국 라스베가스 소비자가전쇼)’에서 드론파이터가 국내외 바이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결과, 연초 일본 반다이남코그룹과 총판 계약을 맺고 지난달 첫 납품을 완료했다.
또 미국의 대형 유통사인 베스트바이, 월마트, 토이자러스 등과도 공급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 연초부터 로봇 및 프로그래밍 교육 등에 활용되고 있다.
바이로봇은 올해 지난해(7억 5,000만원)보다 2배 이상 높은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꿈을 현실로 만들어 주는 드론
드론파이터는 작은 부품부터 제어기술 하나까지 모두 자체 기술로 탄생시킨 쿼드콥터(회전날개 4개가 달린 무인항공기)로 바이로봇의 역작이다.
▲바이로봇의 대표작 드론 파이터 |
이 제품이 다른 완구용 드론과 차별화 점은 소비자 편의를 중심에 두고 설계한 제품이라는 점이다. 소비자가 사전에 비행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연습용 시뮬레이터를 제공하고, 소비자 스스로 사후유지관리(A/S)를 할 수 있도록 각 핵심 부품을 모듈화해 디자인했다.
바이로봇이 차별화된 완구용 드론을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비행로봇 연구경력 5년 이상의 개발진이 뭉쳐 제품개발에 나섰기 때문이다. 바이로봇은 특히 드론파이터로 대변되는 초소형 드론(5㎏이하)에 기술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바이로봇은 자율비행이 가능한 실내 감시정찰용 드론을 선보일 계획인데 TNE 시장에서 검증한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홍세화 바이로봇 전략담당 이사는 “아직 국내시장은 초기 단계로 드론을 이용한 서비스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제품들과 차별화된 제품으로 틈새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엑스드론, 목표는 한국의 DJI
국내 키덜트 드론 시장 탈환 나선다
“한국의 DJI가 되겠다는 목표로 내년 비장의 무기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지금까지는 공공분야를 주로 공략해 왔지만 앞으로는 키덜트 시장을 타깃으로 기체 안정화 장비와 카메라가 장착된 고급 소형 드론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을 늘린 뒤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공공 재난 분야에 주력해왔던 엑스드론(www.xdrone.co.kr)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고급 소형 드론을 개발하고 있다. 이 제품의 1대당 가격은 1,000~5,000달러선을 고려중이다. 그동안 정선 산불 진화 등 공공분야에서 활약해온 엑스드론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소형 드론으로 눈길을 돌린 것은 시장 확대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엑스드론의 공공 분야 드론인 XD-X8과 진정회 대표 |
엑스드론의 롤 모델이자 경쟁 상대는 지난해 국내 시장 50%이상을 점유한 중국의 DJI다.
진정회 엑스드론 대표는 “국내 키덜트 시장 탈환을 위한 무기로 모듈형 컨트롤러를 개발중”이라며 “이를 적용한 새 모델로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인 뒤 내후년부터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 점유율을 높여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 국내 연구 보고에 따르면 국내 키덜트 시장은 2014년 기준 7000억원으로 이중 완구용 소형 드론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억원 규모다.
반면 공공시장은 각종 규제와 예산 부족 등으로 성장이 지체되고 있다.
공공 재난 분야의 강자
2010년 설립된 엑스드론은 줄곧 공공 재난 분야에 집중하며, 5㎏급 드론부터 적재중량 10㎏급 드론까지 특수목적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사업비중은 안전·방재 등 공공 분야가 가장 크며, 주요 수요처 역시 90%이상 정부기관이다.
주력 모델은 공공·재난용 드론인 ‘XD-X8’이다. 이 제품은 1m급 드론 중 ▲상대적으로 긴 비행 시간과 ▲풍속 극복 능력 ▲페이로드(탑재 능력)면에서 세계 최고의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모델이다.
CJ대한통운은 엑스드론과 계약을 맺고, XD-X8 1대를 공급받았으며, 향후 운송용 드론 보유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유콘시스템, 포트폴리오 확대나서
군수용부터 일반 소비자용까지
“유콘시스템은 군수용 드론을 오랜기간 연구·개발해온 회사로 향후 민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제품을 차근차근 선보일 예정입니다. 현재 준비중인 제품은 산업용 드론과 일반 소비자를 위한 소형 드론입니다. 산업용 드론은 재난·안전 등 특수 시장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으며, 소비자용 드론은 키덜트 마니아층을 공략할 400~500만원대 제품으로 연내 출시를 계획중 입니다.”
▲유콘시스템이 ‘로보유니버스’에서 선보인 산업용 드론 |
유콘시스템이 국내 시장에 선보일 민수용 드론은 상업용과 키덜트 대상의 오락용 드론이다.
이중 먼서 선보일 제품은 재난·안전과 택배발송 등에 활용이 가능한 상업용 드론이다. 중량 4.4kg에 1시간 비행이 가능하고, 미국 미국무인기협회(AVUS)로부터 디자인 호평을 받은 제품이다. 유콘시스템은 지난달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로보유니버스RoboUniverse) 서울’에 이 제품을 출품, 국내에 소개했다.
키덜트용 드론은 연내 출시를 목표로 준비중으로 회사에 따르면 이 제품은 중국 DJI의 최신 모델인 인스파이어의 경쟁 모델로, 유콘시스템은 사후관리(A/S) 등 고객서비스 측면에서 차별화를 도모해 국내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무인항공기 외길 달려온 기업
무인항공기분야에서 외길만을 달려온 유콘시스템은 독자 기술로 개발한 항공통합감시정찰시스템과 미국, 프랑스 등 해외 항공 선진국과의 경쟁에 대비한 고정익 무인항공기 기술을 갖고 있다.
유콘시스템은 2004년 국내 최초로 무인항공기 지상 통제장비를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데 이어 2009년에는 소형 무인항공기인 ‘리모아이-006’를 개발해 우리나라의 아프가니스탄 파병 해병대에 보급했다.
최근에는 헝가리 항공산업기업인 로봇-에어(Robot-Air)사와 14만달러(한화 1억 5,000만원) 규모의 ‘리모-H(Remo-H)’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유콘시스템은 이번 계약이 군수용 무인항공기 중심의 매출에서 민수용으로 매출이 확대되는 계기를 로 보고, 헝가리를 수출 전진기지로 삼아 동유럽 시장 확대를 도모할 계획이다.
유콘시스템의 누적 수출액은 2014년 기준 1,200만달러(한화 130억원)로 지난해 매출은 73억원을 달성했으며 올해는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드론, 촬영부터 드론 제작까지
드론으로 해양 인명 구조 나선다
“드론과 융합이 가능한 분야는 인명구조부터 방재·방범·범죄수사 등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합니다. 한국드론은 드론의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최근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인명 구조와 방재용 드론입니다.”
한국드론(www.koreadron.com)은 항공 영상 촬영 전문회사이자 드론 제조사다. 사업 초기 자체 개발한 드론을 활용한 촬영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드론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처음 개발한 제품은 항공 영상 촬영용이었지만, 최근에는 인명구조와 방범·방재용 드론의 수요가 높아 관련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국드론의 인명 구조용 드론 |
한편, 최근에는 수영 튜브를 장착한 해양 인명 구조용 드론을 개발, 지방자치단체에 납품했다.
이 드론은 7월 중순중 해수욕장 안전관리에 투입을 목표로 현재 기체 안정성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드론 제작부터 촬영까지 풀서비스
한국드론은 2012년 설립한 항공 영상 촬영 전문회사이자 드론 제조사다. 사업초기부터 자제 제작한 드론을 활용해 항공 촬영 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며 매출에서 영상 촬영과 드론 납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50%씩이다.
▲한국드론 석근수(왼쪽)·석현진 공동대표 |
주요 납품처는 정부부처, 기업 등으로 다양한데 경상북도 산림청에 산불감시용 드론을 납품하기도 했다.
처음 자체 제작한 제품은 복엽(날개가 2개) 구조의 항공 촬영용 드론 ‘X-8’이다.
기체에 캐논 5D 마크Ⅲ를 장착한 제품으로, 디테일한 고화질 영상을 필요로 하는 드라마와 영화를 제작하는 방송과 영화산업 분야에서 주로 찾았다.
한국드론이 제작한 대표 영상물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상용되고 있는 ‘서울 도성 영상물(서울 도성 복원 사업 일환)’이다. 이밖에 외주 항공 영상물 제작사로 KBS 드라마 <감격시대>와 SBS 드라마 <펀치> 등의 영상 제작에 참여했다.
헬셀, 유통사에서 제조사로 변신
자회사. 신드론 설립해 상업용 시장 공략
“헬셀은 드론을 잘 아는 유통회사입니다. 드론 유통과 영상 촬영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습니다. 7월중 드론 제조사인 신드론을 설립하고 변신을 꾀할 예정입니다. 현재는 재난·안전과 농업용 드론을 연구/개발 중으로 사용자 편의 도모를 위해 협업할 파트너를 모색중입니다.”
드론 유통회사인 (주)헬셀(www.helsel.co.kr)이 이달 중 자회사인 신드론을 설립하고, 사업영역을 산업용 드론 제조까지 확대한다. 헬셀은 드론 제조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제조 전문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산업용 드론 시장으로 재난안전망과 농업 등에 적용될 수 있는 산업용 드론을 개발 중이며 양산은 중국 OEM, ODM을 통해 추진할 방침이다.
헬셀은 열화상 카메라 회사인 플리어와의 협업을 통해 재난안전망에 활용할 수 있는 보안/감시용 드론을 개발중으로, 이 제품은 안정성 테스트를 거쳐 7월중 출시될 전망이다.
헬셀은 이 제품을 통해 현재 1,000만원대를 호가하고 있는 보안/감시용 드론의 판매가가 수백, 수십만원대로 낮춰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제품은 사람이 직접 갈 수 없어 보안이 취약한 지역에 활용할 수 있으며 군부대 정찰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헬셀이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농업용 드론과 정미진 헬셀 이사 |
향후 헬셀은 국내 이동통신사, 에너지공기업 등과의 협력을 통해 재난망구축 사업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헬셀의 또 다른 무기인 농업용 드론은 농약 살포용으로 개발이 거의 완료된 상태로 이달 중 테스트를 진행하고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다.
원래 헬셀은 취미용 RC헬기와 헬리캠 등 무인기를 수입, 유통하는 회사. 주로 취급하는 제품은 키덜트용과 항공 영상 촬영용 드론으로 프랑스 패럿, 중국 DJI와 나인이글스 등 다양한 브랜드를 국내 시장에 공급해왔다. 패럿의 한국 총판이고 DJI의 메가 딜러중 하나다.
헬셀의 지난해 매출액은 53억 8,000만원으로 2012년부터 연평균 50%씩 매출 성장세를 기록중이다. 올해 4월 기준, 매출액은 모두 27억원으로 올해 매출액 목표는 86억원이다.
김성미 기자